닥플 플러스
알츠하이머 신약, 환자 "돈 걱정"·보호자 "막연한 기대"
치매 치료 영역이 단순히 증상을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질병조절제(Disease-Modifying Therapy) 시대로 진입하는 가운데 환자나 가족들은 알츠하이머 신약에 대해 얼마나 기대하고 있을까. 치료 결정 과정에서 어떤 갈등을 겪고 있을까.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신약 치료를 앞둔 환자보호자의 인식 구조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공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최근 국내 처방이 시작된 알츠하이머 신약은 인지 저하 진행을 약 30% 지연시키는 효과가 확인됐으나, 고액의 치료 비용과 부작용 가능성으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이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심리적 갈등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동원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신경과교신저자) 연구팀(제1저자 이혁제 교수제2저자 윤보라 교수)은 이같은 임상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5개 병원에서 해당 신약을 처방받는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전향적 설문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직접 개발한 설문 도구를 통해 치료 이해도, 기대 효과, 우려 요인, 치료 확신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환자와 보호자 모두 치료법에 대해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고 체감했으나, 실제 의학적 정보와 주관적인 인식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했다. 특히 일부에서는 실제 입증된 효과보다 더 큰 치료 효과를 막연하게 기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에서도 환자와 보호자 간 시각 차가 뚜렷했다. 환자는 주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과 경제적 상황 등 현재의 현실적인 부담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반면, 보호자는 환자의 현재 질병 상태와 치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미래의 개선 가능성에 더 높은 비중을 두고 투약을 확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신약 치료 결정이 의학적 정보를 넘어, 환자와 가족 개개인의 주관적 인식과 기대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과정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향후 임상 현장에서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보다 세밀하고 현실적인 기대 설정을 돕는 맞춤형 상담의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양동원 교수는 치료의 문턱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느끼는 막연한 기대와 실제적인 우려를 구체적으로 파악한 이번 결과는 의료진과의 원활한 소통을 돕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질병조절제 시대를 맞이한 환자들이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치료 경과에 따른 인식 변화 추적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열린 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최우수 포스터발표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국제학술지 투고 절차를 밟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디지털 병리 시스템과 대규모 암 데이터 인프라 등 앞선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정밀 의료 시대를 선도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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