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20·22·23' 박스권 갇힌 의원 진료비...병원은 훨훨
전체 진료비 가운데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투입되는 금액의 비중, 이른바 의원 진료비 점유율이 수년째 2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의원 몫 진료비 비중은 과거 30%를 훌쩍 넘겼으나, 오랫동안 이어진 전달체계 왜곡과 그에 따른 상급병원 환자쏠림으로 살을 내어준 뒤 좀처럼 옛 자리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의료기관은 해마다 전체 진료비의 절반을 가져갈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이는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요양기관종별 총진료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의약분업 직후인 2001년만 해도 의원과 병원의 급여비 점유율은 각각 33%와 32%로 엇비슷했다. 당시 17조 8438억원 가량의 총 진료비 가운데 의원에 투입된 진료비는 5조 8660억원, 병원 몫은 5조 6395억원이었다.
이후 진료비 규모가 해마다 증가하면서 병원과 의원 종별에 투입되는 진료비도 매년 늘었는데, 이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운명이 갈렸다.
병원의 몸집은 크게 커졌다. 2001년 32%였던 병원 진료비 점유율은 2004년 처음으로 35%를 넘었고, 2007년에 40%, 2011년에 45%, 2018년 50%를 각각 돌파했다.
이후 병원 점유율은 매년 5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진료비 가운데 절반이 매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으로 투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의원급의 몸집은 작아졌다. 2001년 33%였던 의원 급여비 점유율은 2003년 29%로 처음으로 30% 아래로 내려갔고, 해마다 하락세를 거듭하며 2007년 처음으로 25% 밑으로 떨어졌다.
병원이 처음으로 50%의 진료비 점유율을 돌파한 2018년 19%까지 내려갔던 의원 점유율은, 최근 5년까지도 2021년 20%, 2022년과 2023년 22%, 2024년과 2025년 23%로 묶여있다.
2025년 기준 총 진료비 지급액은 125조 717억원. 이 중 60조 9094억원이 병원 몫, 28조 1942억원이 의원 몫으로 투입됐다. 2001년 대비 총 진료비 증가율은 600%. 병원과 의원의 진료비 증가율은 각각 980%, 380%로 차이가 난다.
특히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진료비의 절반 가량은 47개 상급종합병원에 쏠렸다.
전문가들은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상급병원 쏠림현상의 고착화를 병원의 급성장과 의원급 위축현상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환자들이 동네의원 대신 상급종합병원이나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을 찾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병원으로 환자와 돈이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의료자원 이용 효율성 측면에서는 국가적 손해다.
개원가 관계자는 1차 의료기관에서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을 대형병원에서 진료하게 되면 종별 가산율 등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과 환자본인부담금 모두 불필요하게 낭비된다면서 의원급 점유율 감소는 의료비 지출의 가성비가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또한 이에 공감, 과거 수 차례 전달체계 개편과 이른바 1차 의료 활성화 정책 등을 시도했으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고가의 의료장비 도입, 수술, 입원료 등을 통해진료비 총액을 빠르게 키울 수 있으나, 의원급은 만성질환 관리나 단순 외래 진료 등의 비중이 높아 경영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의원급은 전체 건강보험 재정이 커지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고, 이것이 전반적인 1차 의료현장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 감소는 단순한 시장 축소의 문제가 아니라, 동네의원은 외래, 대형병원은 입원중증 중심이라는 국가 의료 공급망의 허리가 얇아지고 대형병원 중심의 기형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등이라며 1차 의료가 국민건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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