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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처방이라는 단어 하나가 의료 면허체계 근간 흔든다"

홍완기 기자2026.05.18 14:56
대한의사협회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와 함께 '돌봄통합지원법에 역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와 함께 돌봄통합지원법에 역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의협신문

처방이라는 단어 하나가 의료 면허체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오는 19일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논의하기로 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재활의학계가 국회에 집결해 법안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의료계는 의료기사 업무 범위를 현행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에서 지도 또는 처방에 따라로 확대하는 개정안이 사실상 의료기사의 독자적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와 함께 돌봄통합지원법에 역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회견장에는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자리했다.

이날 의료계 단체들은 의사의 지도감독 체계를 무너뜨리는 의료기사법 개정은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며 국회는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법안 심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현행법상 의사의 지도하에서만 가능하도록 한 의료기사의 업무를 처방 의뢰만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정안은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위해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라며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구조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택우 회장은 의사의 처방만 받은 의료기사가 단독으로 업무를 수행하다 환자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의료기사는 처방대로 했다고 주장할 것이고, 의사는 의료기사가 실제로 어떻게 수행했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며 결국 피해는 환자와 가족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의료기사 업무 체계는 의료기관 내에서 의사가 환자 상태 변화를 즉각 확인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한다며 이를 단순 처방 개념으로 바꾸는 순간 의사의 관리감독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의료사고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돌봄통합지원법과 방문재활 확대를 이유로 개정 필요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택우 회장은 정부 시범사업을 통해 현행 의사의 지도 체계 안에서도 돌봄통합과 방문재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이 이미 확인됐다며 정부 로드맵상 방문재활 확대 역시 2028~2029년 안정기에 도입될 예정인데 현 단계에서 법 개정을 서두를 이유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기관 외에서도 의사의 지도가 가능하도록 공간적 범위를 확장하는 대안을 제시했고,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역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의사의 지도감독 원칙을 유지하면서 의료기관 밖 재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사법 개정안 적용 범위가 물리치료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 개정안은 임상병리사방사선사작업치료사치과위생사 등 모든 의료기사 직역에 적용된다며 향후 의료체계와 국가사회 전반에 어떤 혼란을 가져올지 예측하기 두렵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의료체계는 명확한 책임 구조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며 대한의사협회는 돌봄통합 체계 정착에는 적극 협력하겠지만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입법 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직무대행 ⓒ의협신문
이정우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직무대행. ⓒ의협신문

이정우 대한치과의사협회장 직무대행도 치과 진료 특수성을 언급하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정우 직무대행은 구강을 다루는 치과 진료는 육안 확인과 직접적인 물리적 처치가 필수적인 고도의 현장성과 실시간 대응이 핵심이라며 치과의사의 실시간 통제를 벗어난 처방 개념은 결국 무면허 구강 의료행위와 부실진료를 양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비대면 원격 지도 확대 가능성에 대해 화상 통신이나 컴퓨터 화면만으로는 구강 내 출혈이나 돌발 통증 같은 응급상황을 실시간 통제할 수 없다며 아무런 제한 없이 원격 지도가 허용된다면 정상적인 치과 진료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의료취약지나 장기요양 수급자 등 일부 예외적 상황에 한해서는 제한적 활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직무대행은 거동이 어려운 장기요양 수급자와 중증장애인, 도서산간지역 주민들을 위한 공공 구강보건 서비스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며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지도는 의료취약지와 거동불편자 등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만 허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가 치과계 요구를 외면한다면 3만 7000명 치과의사 회원들과 함께 국민 구강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경우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장 ⓒ의협신문
백경우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장 ⓒ의협신문

재활의학계도 처방 용어 도입 자체가 면허체계를 흔드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백경우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장은 입법은 국회의원이 하고, 기소는 검사가 하듯 의료에서도 진료처방지도 등은 오랜 시간 역할과 책임이 구분돼 정립된 개념이라며 지도를 처방으로 바꾸는 것은 단순한 문구 수정이 아니라 면허체계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처방이라는 표현이 도입되면 향후 지속적인 업무 범위 확대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강하게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백 회장은 특히 일부 의료기사 단체가 통합돌봄을 명분으로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다수 물리치료사들은 현재 병원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그런데 지방선거와 통합돌봄을 계기로 기존 범위를 넘어서는 주장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협업해온 관계인 만큼 다시 이전처럼 협력적 관계를 유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돌봄통합지원법 취지에 역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의협신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돌봄통합지원법 취지에 역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 가운데) ⓒ의협신문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의료계가 문제 삼는 핵심이 단순히 원외 여부가 아니라 처방 개념 자체라는 점이 재차 강조됐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문제는 원외에서 의료기사에게 단순 처방만으로 업무를 맡기는 구조라며 지도 체계 안에서는 의사가 환자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응급상황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지만, 처방 개념으로 넘어가는 순간 의료기사가 독자적으로 행위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가 우려하는 것은 독자 행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나 사고에 대해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는 부분이라며 원내에서 의료기사를 두고 의사의 지도 아래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이유 역시 환자 상태 변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합돌봄 체계 자체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현재처럼 지도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으로도 충분히 가능함에도 굳이 처방이라는 문구를 넣으려는 것은 결국 의료기사의 독자적 의료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회장은 의료법 제27조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처방 개념이 도입되면 책임 구조가 불명확해질 수 있다며 환자 상태에 대한 명확한 평가와 합병증 대응이 어려워질 경우 국민 건강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내에서의 처방 개념도 반대하느냐는 질문에는 처방은 원래 의사가 환자에게 하는 것이지 의료기사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며 지도와 처방은 단어 하나 차이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은 지도는 의사의 감독과 책임 아래 이뤄지는 것이고, 처방은 독자적 행위를 전제로 하는 개념이라며 의료기사 업무는 반드시 의사의 지도 아래 이뤄져야 환자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원외에서 의사가 직접 동행해 지도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현재 시범사업도 의사와 물리치료사가 함께 방문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지도감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특별한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왜 굳이 의료기사법을 개정하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공간적 범위가 넓어졌다고 해서 기존 지도 개념을 굳이 처방으로 바꿔야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료계는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보건복지위원회법안소위가 예정된 19일에도 법안 저지를 위한 의료기사법 개정 결사 저지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고 반대 입장을 재차 강조할 예정이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돌봄통합지원법 취지에 역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의협신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돌봄통합지원법 취지에 역행하는 의료기사법 개정안 반대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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