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다쳐야 입원·로또 맞아야 회복" 백종우 교수의 정신응급 현실 진단
중증 정신질환자가 우리나라에서 회복하려면 사실상 로또를 맞아야 합니다.
백종우 경희의대 교수(정신건강의학교실)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정신건강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정신응급재활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이같이 진단했다. 환자 개인의 치료 의지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운 현실에서 가족의료진경찰사례관리자지역사회가 모두 동시에 작동해야 겨우 재활이 가능한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회는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과 중앙정신건강복지사업지원단 이 공동 주최한 제3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 국민의 삶을 바꾸는 효과적인 실행을 기대하며를 주제로 진행됐다.
백종우 교수는 현재 정신응급 체계가 사실상 가족 책임과 설득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는 결국 누군가 다쳐야 응급입원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작동한다며 악화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가족에게 보호의무자 입원을 권유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회복 과정에서 요구되는 조건들도 나열했다.
백 교수는 두 명 이상의 직계가족이 곁에 있어야 하고 민원이나 처벌에 흔들리지 않는 경찰소방공무원을 만나야 한다며 몇 시간씩 대응 가능한 사례관리자와 병상, 헌신적인 의료진까지 모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퇴원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백 교수는 사례관리자가 환자를 따라다니며 일자리를 찾고, 힘든 상황이 와도 기다려주는 직장과 사장까지 만나야 한다며 이 모든 조건이 단 하나도 빠지지 않아야 재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지금 구조는 로또를 맞아야 회복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진단했다.
정신질환 관리 실패가 자살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정부 자살사망 전수조사 자료를 언급하며 5년간 자살사망자 중 7791명에게 정신질환 진료 이력이 있었다. 정신질환 치료율이 25%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관리 사각지대는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사례와 비교한 국내 제도 한계도 짚었다.
대만은 경찰과 소방이 정신응급 상황에서 위험성 판단보다 즉시 이송을 우선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본은 정신응급 평가 요청 자체를 국가 통계로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반면 한국은 정신응급 요청 건수와 실제 입원 비율, 병상 부족 여부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신응급 전화 수용력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짚었다.
백 교수는허리수술은 6개월씩 기다리는 영국도 정신응급 전화는 1분 내 100%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국민 생명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의료 접근성이 훨씬 빠른 한국은 정신응급콜의 절반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분모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는 정책 개선도 불가능하다며 정신응급 요청 단계부터 국가 통계를 구축하고 공공 이송평가 체계를 국가 책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사무관은 현장 의견을 반영한 정책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정상 사무관은 정신건강 정책은 지역과 기관, 대상자별 편차가 매우 큰 분야라며 정부 입장에서도 일률적인 접근이 쉽지 않다. 당사자와 가족, 현장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들으며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짜 인권은 인권 친화적인 치료와 회복을 제때 안심하고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치료와 회복을 돕는 가족과 현장 종사자들 역시 덜 고통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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