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료진 부족한 '주말' 수술 후 경과 관찰 '사각지대'
척추 수술 후 의료 인력이 취약한 주말에 경과 관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환자가 사지마비에 이른 사건에 대해 법원이 병원 측의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고 발생 후 간호기록지가 수차례 수정되거나 실제 상황과 다르게 기재된 점을 지적하며 의료진의 과실에 무게를 실었다.
의정부지방법원은 최근 환자 A씨가 B대학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약 3억 4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21년 7월 20일(화요일) B대학병원에서 경추 후궁절제술(1차 수술)을 받았다. 수술 직후 의료진은 체내 분비물을 빼내기 위해 배액관 3개를 설치했다. 배액관 설치 4일 뒤인 7월 24일 토요일 밤 1시 30분경 환자의 간병인은 배액관 3개가 모두 빠진 것을 발견, 의료진에게 알렸다. 당시 의료진은 배액관을 다시 삽입하지 않고 드레싱 처치만 한 채 경과를 지켜봤다.
하지만 7월 25일(일요일) 낮 12시1시경 사지마비 상태임을 확인, 1시 20분경 응급수술로 혈종제거술(2차 수술)을 받았다.
신체감정촉탁 결과, A씨는 1차 수술 후 발생한 혈종에 인한 경막강 압박으로 경수부 불완전 척수손상에 따른 사지 불완전마비, 배뇨배변장애 등으로 스스로 일상생활 동작 수행이 불가능하고, 장해가 영구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의료진의 경과 관찰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였다.
병원 측은 간호기록지를 근거로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간호기록지가 2차 수술 이후인 수일 뒤에 집중적으로 수정되거나 추가된 사실이 확인된다면서 특히 사지마비 확인 불과 35시간 전 기록에 환자가 팔다리를 움직이며 침대 시트를 정리하는 모습을 관찰했다거나 구체적 측정 없이 운동기능 양호라고 기재한 것은, 마비 증상이 급격히 나타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미 배액관이 제거된 시점 이후의 기록에 배액관이 꼬임 없이 배액 중이라고 적힌 점 등을 들어 간호기록지의 신뢰성 자체를 부정했다.
재판부는 척추 수술의 후유증 중 하나인 척추 경막외 혈종이 발생하면 척수신경 또는 신경근 압박에 의한 통증 또는 운동성, 감각성 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이 발현될 수 있고, 이 경우 임상증상 및 영상진단을 통하여 신속하게 혈종을 탐색하고 제거하는 것으로 신경학적 증상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척추 수술 후 형성된 혈종은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척추 수술 이후에 환자에게 신경학적 증상 악화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할 것을 요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MRI 검사는 출혈에 매우 특이적인 소견을 보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혈종의 형성 여부, 범위, 양 등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의료진은 환자가 혈소판 수치가 낮아 출혈 위험이 컸던 점, 배액관이 빠진 점 등을 고려해 1차 수술 이후 MRI 검사 등 영상검사를 통해 혈종 여부를 조기에 확인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기저질환이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친 점과 1차 수술 자체에는 과실이 없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병원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현재 이 사건은 병원 측의 상소로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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