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응급실 진료가 범죄인가” 부산시의사회 반발
부산광역시의사회가 응급실에서 주취 상태 환자의 뇌경색을 진단하지 못한 의료진에게 형사 책임을 인정한 법원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 응급의료 체계의 종말을 부르는 막무가내 사법 판단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시의사회는 8일 성명을 내고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부족한 현실은 단순한 의사 수 부족이 아니라 과도한 사법 리스크 때문이라며 이번 판결은 응급의료 현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국민 생명과 안전까지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건은 2018년 충남 지역 한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발생했다. 당시 20대 남성 환자가 심한 주취 상태로 구토와 어지러움 증상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내원했다. 의료진은 혈액검사와 뇌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했고 특이 소견이 없다고 판단해 약 3시간 관찰 후 귀가 조치했다.
그러나 환자는 이후 매우 드문 질환인 척추동맥 박리에 의한 중뇌동맥 뇌경색으로 확인됐고 영구적인 후유장애가 남았다.
부산시의사회는 20대에서는 극히 드문 사례라며 심한 주취 상태 탓에 일반적인 신경학적 검사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실에서 CT상 이상이 없었고 일정 시간 관찰 후 귀가 조치하면서 증상 지속 시 추가 진료를 권유한 것은 국내 응급진료 현실에서 일반적인 진료 과정이라며 이를 의료진의 형사 책임으로 연결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당시 환자를 진료했던 전공의 2명에게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를 인정해 금고형을 선고했다. 이 가운데 1명에게는 의료법 위반 혐의도 적용돼 벌금형이 함께 선고했다.
앞서 민사소송에서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손해배상 책임도 인정된 상태다.
부산시의사회는 대다수 의사들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응급실 진료가 민사 책임에 이어 형사 처벌까지 이어진 것이라며 필수의료 의사들이 교도소 담장을 걷는 심정이라고 호소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같은 환경에서 젊은 의사들에게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를 어떻게 권유할 수 있겠느냐며 의사 면허 취소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가혹한 형사처벌 구조가 계속된다면 필수의료 붕괴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부산시의사회는 또 필수의료와 응급의료를 사실상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법당국의 판단은 결국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정치권과 사법당국이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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