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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성매개감염병 자가검사 근시안적 위험한 정책"

이정환 기자2026.05.06 15:15
ⓒ의협신문
ⓒ의협신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성매개감염병에 대해 일반 소비자가 직접 검체를 채취해 결과를 판독하는 자가검사를 허용토록 하자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6일 성명을 통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추진 중인 자가검사용 성매개감염체 면역검사시약 품목 신설 행정예고안에 대해 깊은 우려와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특히 산부인과 임상 현장의 복잡성과 여성모자보건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근시안적이고 위험한 정책이며, 성매개감염병의 심각성과 사회적 파급력에 대한 인식 부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식약처는 2024년 3월 25일 체외진단의료기기 품목 및 품목별 등급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했다.

신설된 품목은 자가검사용 성매개감염체 면역검사시약으로 적용 대상 병원체는 매독(Treponema pallidum), 임질(Neisseria gonorrhoeae), 클라미디아(Chlamydia trachomatis) 등 주요 성매개감염 병원체이다.또 사용 주체는 의료인의 개입 없이 일반 소비자가 직접 검체를 채취하고 결과를 판독하는 자가검사(self-test) 형태이다.

식약처는 성매개감염병에 대한 사회적 낙인 회피, 검사 접근성 제고, 조기 발견을 통한 확산 차단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산부인과의사회는 성매개감염병(Sexually Transmitted Infection, STI)은 단순한 개인 질환이 아니라 여성의 생식건강, 임신 예후, 신생아 건강, 그리고 공중보건 전반에 직결되는 중대한 의료 영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부인과 진료 현장에서 매일같이 STI 환자를 진단치료관리하는 전문의로서, 행정예고안은 임상 현실과 여성모자보건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졸속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이번 행정예고안은 표면적 취지에는 공감할 부분이 있으나, 산부인과 여성 환자 진료 현장의 임상적 현실을 고려할 때 ▲STI의 무증상비특이적 특성으로 인한 자가검사의 근본적 한계 ▲임신부의 성매개감염병 관리 위험 ▲표준 진단 알고리즘과의 심각한 괴리 ▲위양성위음성으로 인한 여성 환자의 이중 피해 ▲파트너 관리재감염 예방 체계의 붕괴 ▲국가 모자보건감염병 감시체계의 중대한 공백 ▲우리나라 의료 환경에서의 정책적 부적절성 ▲의료계와의 협의가 없는 절차적 정당성 결여 등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여성 환자의 클라미디아 감염은 약 7080%, 임질은 약 50% 이상이 무증상으로 진행된다면서 산부인과 진료에서는 내진 및 질경 검사, 자궁경부질요도 검체 채취, 핵산증폭검사(NAAT) 등 확진검사, 질 분비물 현미경 검사 및 균 배양, 임상 증상병력노출력의 종합적 판단 등 종합적 진료행위를 통해서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가검사 키트는 부적절한 검체 채취 부위, 불충분한 검체량, 검사 시점의 부정확성으로 위음성을 양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곧 골반염(PID), 난관 손상, 불임, 자궁외임신, 만성 골반통이라는 평생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산부인과 진료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대한 영역은 임신부의 성매개감염병 관리라며 자가검사 결과만 믿고 산전관리를 미루거나 회피할 경우, 그 피해는 산모뿐 아니라 태아신생아에게까지 돌이킬 수 없는 형태로 전가된다고 했다.

산부인과 STI 진단은 ▲임상 증상 및 병력 청취 ▲적절한 부위(자궁경부질요도직장인두) 검체 채취 ▲NAAT 등 확진검사 ▲동반감염 스크리닝(HIV매독간염) ▲치료 후 추적검사(test of cure) ▲성 파트너 동시 치료(EPT) 및 재감염 예방 교육 등 다층적 표준 알고리즘에 따라 이뤄진다고도 강조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자가검사는 위 6단계 중 단 한 조각만을 부정확하게 수행할 뿐이며, 이를 진단 완료로 오인하게 만드는 것은 잘못된 안전감(false reassurance)을 환자에게 제공해 진료 지연과 감염 확산이라는 이중의 피해를 낳는다라고 꼬집었다.

위양성위음성으로 인한 여성 환자의 이중 피해도 걱정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의학적 상담 없는 결과 전달로 인한 심리적 충격, 불안, 우울, STI에 대한 사회적 낙인 가중 및 자존감 저하, 파트너 관계 갈등, 비전문 경로를 통한 자가 약물 복용 및 항생제 오남용 등 위양성 폐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감염을 인지하지 못한 채 임신출산수직감염, 무증상 보균자로서 지역사회 내 전파 지속, PID불임자궁외임신 등 비가역적 합병증 발생 등 위음성 폐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여성 환자에게 STI는 단순한 의학적 문제를 넘어 심리적사회적 후유증을 동반하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며, 의학적 상담이 결여된 자가검사는 그 자체로 2차 가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성매개감염병의 치료는 환자 본인의 치료만으로 완결되지 않는다면서 파트너 관리재감염 예방 체계의 붕괴가 있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매개감염병은 법정 감염병으로서 신고역학조사접촉자 관리가 의무화되어 있어 실제 감염 규모의 왜곡, 임신부가임기 여성의 감염 추세 파악 불가, 선천성 매독신생아 감염예방 정책의 근거 데이터 상실, 국가 모자보건 통계의 신뢰도 저하 등 감염체계 관리의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일부 국가에서 제한적으로 도입된 자가검사 정책을, 이미 충분한 진료 인프라가 갖춰진 국내 현실에 그대로 이식할 정책적 정당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행정예고안은 산부인과비뇨의학과 등 STI 진료를 직접 담당하는 임상 전문가 단체와의 사전 협의가 사실상 부재한 상태에서 추진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진단 정확성, 임상적 유효성, 검체 채취 적절성, 확진검사 연계 방안, 법정 감염병 신고체계와의 연동 방안 등 핵심적 임상 쟁점에 대한 검토와 논의가 결여된 것은 심각한 절차적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검체 채취와 직접 판독의 본질적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재연 산부인과의사회장은 현재 시중의 키트는 전문 검사기관의 PCR 분석을 거치는 검체 채취 방식인 반면, 식약처가 예고한 품목은 소비자가 직접 판독하는 면역검사 방식이라면서 전문가의 분석 단계가 완전히 생략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정확도가 낮아 오진 위험이 크며, 전문가의 최종 진단 절차를 생략함으로써 여성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가검사용 성매개감염체 면역검사시약 품목 신설 행정예고를 즉각 철회하라 ▲산부인과를 비롯한 관련 의료계 전문가 단체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라 ▲진단 정확성, 임상적 유효성, 적절한 검체 채취 방안, 확진검사 연계, 임신부 특수 관리 프로토콜, 파트너 동시 치료, 법정 감염병 신고체계 연동이 충분히 마련되기 전까지 자가검사시약의 일반 소비자 확대를 절대 허용하지 말라 ▲여성 건강과 모자보건은 시장 논리가 아닌 전문 진료체계 안에서 보호돼야 한다는 보건정책의 기본 원칙을 분명히 하라 ▲자가검사 결과의 위양성위음성으로 인한 환자 피해 발생 시 책임 소재와 구제 방안을 명확히 제시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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