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수술 후 입원치료 중 심정지 사망…손해배상 청구 '기각'
당뇨발 절단술 후 입원치료 중 급성 심정지로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가 모두 기각됐다.
청주지방법원은 최근 입원치료 중 사망한 A씨의 배우자와 자녀들이 B법인을 상대로 낸 2억 4369만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유족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이내 소송을 포기하면서 1심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A씨는 2023년 3월 16일 우측 발가락 상처 악화와 통증 등으로 B법인이 운영하는 병원에 내원했다. 의료진은 당뇨발 궤양 및 괴저로 진단하고 입원 조치했다. 검사 과정에서 하지동맥 폐쇄뿐만 아니라 심장의 관상동맥 3혈관이 6095%가량 협착된 무증상 관상동맥 질환이 함께 발견됐다.
당시 병원 심장내과와 정형외과 의료진은 협의를 통해, 우선 급한 당뇨발 궤양 수술을 먼저 시행하고, 상태가 안정되면 퇴원 후 외래를 통해 심혈관 스텐트 삽입 수술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A씨는 3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수차례에 걸쳐 발가락 절단 및 상처 봉합 수술을 받았다.
5월 11일 밤 11시 59분경, 병동을 산책하던 A는 가슴이 답답하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간호사가 혈압(117/73mmHg)과 산소포화도(100%) 등 생체징후를 측정한 결과, 정상 범위였다. 간호사는 당직 의사에게 이런 사실을 보고한 뒤 약 26분 후인 12일 밤 0시 25분경 상태를 재확인하러 병실을 방문했으나, 그 사이 심정지가 발생했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긴급 스텐트 삽입술에크모(ECMO) 치료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A씨는 저산소성 뇌병증 진단을 받았고, 치료를 이어가다 그해 7월 14일 끝내 사망했다.
유족 측은 B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먼저 환자가 가슴 답답함을 호소했음에도 병실에 홀로 남겨두어 심정지 발견이 늦었다면서 관찰감시 소홀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심장 수술보다 당뇨발 수술을 먼저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위험성과 우선순위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점도 주장했다. 유족연금을 지급한 국민연금공단은 대위권을 주장하며 승계참가인으로 소송에 함께 참여했다.
감시를 소홀히 했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간호사가 측정한 생체징후는 안정적인 상태였으며, 당직의사에게 이러한 상황을 보고한 후 26분 만에 상태를 다시 확인하러 병실로 왔고, 그 사이 심정지가 발생한 것을 발견했다면서 사정이 이러하다면 의료진이 당시 환자의 관찰감시 등을 소홀히 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생체징후 측정당직의사 보고상태 재확인을 위한 병실 방문이 연이어 이루어졌고, 불운하게도 그 사이에 발생한 망인의 심정지를 그나마 빠르게 발견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쟁점이 됐던 수술의 우선순위 결정과 관련해 재판부는 환자가 수술 자체를 받을지 여부를 선택하는 문제와 필요한 두 가지 수술 중 어느 것을 먼저 할지 정하는 문제는 동일한 차원이 아니다며 어떤 수술을 먼저 먼저 시행할지는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에 의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환자의 자기결정에 맡길 문제라 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설명의무 위반과 관련해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0년 5월 27일 선고 2007다25971 판결)를 인용, 설명의무는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등 침습을 과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등과 같이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또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한 것은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망인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심정지)는 침습적 의료행위(수술)를 시행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고, 자발적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것인 점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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