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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빠진 의료, 안전 담보 못해" 대전 의사들, 의료기사법 개정안 '정면 비판'

홍완기 기자2026.04.24 11:46
대전광역시의사회 ⓒ의협신문
대전광역시의사회 ⓒ의협신문

대전광역시의사회가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두고 환자 안전과 책임 체계 훼손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의사의 지도감독을 처방의뢰로 대체하는 것은 단순한 용어 변경이 아니라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라는 지적이다.

대전광역시의사회는 23일 성명을 통해 남인순최보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사회는 개정안이 현행법상 의사의 지도 아래에서만 가능하도록 규정된 의료기사 업무를 처방의뢰만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특히 의사의 지도는 업무 전 과정에 걸친 지속적 감독과 즉각적 개입을 전제로 하지만, 처방의뢰는 일회적 지시에 그친다며 환자 상태는 치료 과정에서 수시로 변화하는 만큼 지도 없이 의료서비스가 이뤄질 경우 급변 상황에 대한 대응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면허체계와 의료 전달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문제도 핵심 쟁점으로 제기됐다. 의사회는 현행 체계에서는 지도 의사와 의료기사 간 책임 관계가 비교적 명확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의사는 처방만 내리고 이후 과정에 관여하지 않게 된다며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를 특정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그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개정안 지지 측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안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의사회는 의사의 감독 없이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는 오히려 취약계층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감독 구조를 약화시키면서 돌봄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의사의 지도감독 체계를 유지하면서 의료기관 밖 서비스 확대가 가능한 방안이 제시됐다.

의사회는 정부 시범사업을 통해 양방향 소통 수단을 활용한 재활 서비스가 이미 시행된 바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ICT 기반 원격지도 개념을 도입한 별도 개정안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돌봄통합지원 정책 로드맵에서 방문재활 서비스가 2028~2029년 도입 예정인 점을 들어 현재 필요한 것은 속도전이 아니라 환자 안전을 담보하는 제도적 틀 위에서의 단계적 접근이라고 밝혔다.

대전광역시의사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향해 졸속 심의를 중단하고 환자 안전과 의료사고 책임 문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선행해야 한다며 직역 간 논의를 거친 합리적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의사의 지도는 환자를 지키는 마지막 안전망이라며 이 안전망을 배제한 채 국민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주장은 책임 없는 약속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의료체계 질서를 훼손하는 입법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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