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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처벌 줄여야 의사 온다" vs "합의 없었다" 의료사고 특례 정면충돌

홍완기 기자2026.04.14 14:28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사진=경실련 유튜브 캡쳐] ⓒ의협신문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 [사진=경실련 유튜브 캡쳐] ⓒ의협신문

본회의 통과를 앞둔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두고 시민단체와 보건복지부가 전혀 다른 견해를 내놨다. 핵심 쟁점은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기소제한 특례. 의사의 형사처벌을 일정 조건 하에 제한하는 조항을 두고, 한쪽은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 주장하고, 다른 한쪽은 합의 없는 일방 추진이라 반발한 것이다.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14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주최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한 위헌성 진단 긴급 토론회에서 작심한 듯 말을 꺼냈다.

신현두 과장은 시민단체에서 급하게 추진됐다는 지적을 한 데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전 정권에 만들어졌지만 의료개혁특위에서 논의돼 온 내용이고, 의료혁신위원회로 이어진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다.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일정 부분 합의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인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대한 기소제한 특례의 경우 최근 추가된 쟁점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위헌 논란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신현두 과장은 법조인으로 20년 이상 활동하며 입법에 참여해 왔다. 위헌 소지가 있는 법을 만들 수는 없다며 법무부와 법제처 검토는 물론 외부 자문도 거쳤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 사례를 근거로 들며 제도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신 과장은 미국 켄터키주는 중과실이 없으면 형사기소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반면 우리나라는 손해배상 전액 지급, 책임보험 가입, 설명의무 이행 등 훨씬 엄격한 요건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례의 핵심 취지를 필수의료 인력 확보로 규정했다.

신 과장은 현재 필수의료 인력 부족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실제 대형병원에서도 전문의 부족으로 치료가 어려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험 수술은 의사가 위험을 감수하고 수행하는 행위인데,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형사처벌까지 이어진다면 누가 이런 진료를 하겠느냐며 형사 부담을 완화해줘야 의사들이 사명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필수의료에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본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비례성 원칙상 국민 전체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더 큰 법익이라며 환자 개인의 재판절차진술권과 비교할 때 공익이 더 크다고 밝혔다.

또 중과실 범위가 좁다는 비판에 대해선 12개 유형은 예시일 뿐이며, 법 조문에는 추상적 기준도 포함돼 있어 다양한 사례를 포괄한다며 오히려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음주 수술 등도 중과실에 포함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 과장은 환자 보호 측면에서도 제도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소 제한이 곧 손해배상 제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의료진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합의와 배상에 나서게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자가 처벌을 원할 경우 손해배상을 늦추는 방식으로 형사 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의 비교에 대해서도 교통사고는 자기 이익을 위한 행위지만 의료행위는 환자를 위한 이타적 행위라며 대체 가능성, 긴급성, 전문성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의료사고 형사특례, 위헌 소지 크다환자 권리 침해 우려 제기

경실련은 14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한 위헌성 진단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경실련 유튜브] ⓒ의협신문
경실련은 14일 의료분쟁조정법 개정한 위헌성 진단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경실련 유튜브] ⓒ의협신문

반면 시민단체와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송기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은 의료개혁특위에서 해당 내용이 합의된 바 없다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추진된 측면이 있다고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했다.

발제에 나선 박호균 변호사는 위헌 가능성을 거듭 지적했다.

박호균 변호사는 개정안은 민사상 손해배상금 지급을 조건으로 의료인의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구조라며 이는 헌법상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정 직역인 의료인에게만 형사책임 완화라는 특혜를 부여하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며 기존 형사사법 체계와의 충돌 가능성도 언급했다.

정부가 참고 사례로 제시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의 차이도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교통사고는 무과실책임에 가까운 민사 보상체계가 마련돼 있지만, 의료사고는 여전히 환자가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라며 정보 비대칭이 큰 상황에서 동일 선상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형사책임 완화가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 변호사는 형사적 책임이 완화될 경우 의료행위에 대한 법적윤리적 기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행 의료분쟁 조정 제도의 한계도 지적됐다. 조정 성립 금액이 평균 1000만원 수준에 그치고 실제로는 수백만 원대 소액 합의가 많아 피해 구제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박 변호사는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형사책임 완화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재정 지원 확대와 보상체계 개선 등 구조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7일 본회의 통과 가능성 높지만환자시민 단체 반발 변수될 수도

국회 본회의가 오는 17일 예정된 가운데 국회와 정부, 의료계 안팎에서는 이날 의료분쟁조정법 상정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시민환자 단체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해당 토론회를 두고, 최근 환자기본법 숙제를 끝낸 시민단체 측이 본격적인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국회 관계자는 의료분쟁조정법은 환자기본법과 세트로 묶여 논의돼 왔다. 양측 모두 강한 반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며 환자기본법만 먼저 통과되면서 환자단체에서는 이제 강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관계자는 강한 반발 목소리를 법안소위나 전체회의 단계에서 내지 않다가 법사위까지 통과한 지금 시점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런 판단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오는 본회의 상정 여부 역시 이러한 흐름이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거라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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