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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내과학회 의료분쟁조정법에 "중대과실 확대, 필수의료 위축 우려"

홍완기 기자2026.04.10 10:21
ⓒ의협신문
ⓒ의협신문

대한내과학회가 정부와 국회에서 추진 중인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관련 법률 개정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국민 안전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입법 내용이 의료현장의 특수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필수의료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내과학회는 9일 입장문을 내고 중대과실의 범위를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나열하는 방식은 기계적인 결과 중심 판단을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의료현장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의료진에게 과도한 법적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학회는 특히 중증응급분만 등 필수의료 분야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중대과실 인정 범위가 확대될 경우 의료진이 형사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고위험 진료를 기피하는 방어적 진료가 심화되고, 이는 결국 국민 생명과 직결된 분야의 진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행위의 본질적 특성도 강조했다.

학회는 의료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과 회피 불가능한 위험을 동반하며, 동일한 상황에서도 다양한 합리적 판단이 존재할 수 있다며 특정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곧바로 중대과실로 간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과실은 단순한 실수나 일반적 과실이 아닌, 고의성 또는 현저한 부주의가 있는 경우에 한해 제한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대과실 판단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학회는 현재 제안된 심의위원회 구성으로는 다양한 의료행위와 임상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전문적이고 공정한 판단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제도 설계 단계에서 보다 신중한 논의와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책임 강화와 함께 안정적인 진료 환경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며 현행 개정안이 오히려 필수의료 기피를 심화시키고, 결과적으로 국민에게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끝으로 입법 이후 사후 보완이 아닌 입법 단계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의료현장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며 국민과 의료계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합리적 제도가 마련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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