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주사기·수액 1개월 남아" 의사 의원들, 공급 위기 '초당적 경고'
그 많던 약통과 주사기는 다 어디로 갔습니까
중동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나프타 수급 차질이 국내 의료현장을 정조준하면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금은 가격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경고가 터져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사람은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연함의 붕괴를 키워드로 현 상황을 직격했다.
이 의원은 세면대 위 수건 하나도 비용과 노동이 있어야 존재한다며 세상에 저절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약통, 수액줄, 주사기, 방호복까지 마치 어디선가 저절로 생겨나는 것처럼 그 비용과 수고를 외면해 왔다며 원가 미만의 수가와 약가 구조 속에서 결국 공급업체들은 철수하거나 도산했고, 지금의 위기는 그 결과라고 진단했다.
특히 중동 해협이 막히고 원료 수급이 흔들리자 가장 값싸게 취급받던 필수 의료소모품부터 파열음이 났다며 탐욕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을 방치한 국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해법으로 ▲국가 차원의 의료소모품 비축 ▲공급망 관리 체계 구축 ▲세제 지원 및 한시적 보조금 ▲건보 수가 유연화 등을 제시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하루 뒤인 7일 의원총회에서 사태를 보건안보 위기로 규정했다.
김 의원은 수액백, 주사기, 소변백 등 대부분 의료소모품이 나프타 기반이라며 최근 나프타 가격이 한 달 사이 90% 이상 급등하면서 생산 단가와 공급망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물가 상승이 아니라 환자가 제때 수액을 맞지 못하고 수술이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미 의료계는 1~2개월 재고로 버티고 있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대응책으로 ▲의료기관 절약효율 사용 매뉴얼 보급 ▲유통 질서 교란 행위 실시간 점검 ▲나프타의 의료용 우선 배분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주문했다.
나아가 근본적으로는 전쟁을 멈추는 외교적 노력까지 병행해야 한다며 문제의 근원을 국제정세로까지 확장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역시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보다 직접적인 수치로 위기 수준을 환기했다.
한 의원은 정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주사기, 주사침, 수액세트의 공급 가능 기간이 최소 1개월에 불과하다며 이미 동네 의원과 소아과부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상황도 구체적으로 전했다.
주사기를 못 구해 진료를 중단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주문이 전부 취소됐다는 의료진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이건 사재기 문제가 아니라 공장 출고 물량 자체가 부족한 공급 위기라며 그럼에도 정부 추경에는 관련 예산이 0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 대책 및 비축 계획 즉각 수립 ▲재고 현황 투명 공개 ▲예비비 등 재정 투입 ▲선제적 대응 시스템 구축을 촉구하며 의료소모품은 공산품이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전략물자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지적들은 당을 넘어 의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세 의원이 국가 차원의 대응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주영 의원은 공급망 관리 체계 구축과 수가 정상화를, 김선민 의원은 범정부 차원의 자원 배분과 유통 관리 강화를, 한지아 의원은 비축 전략과 재정 투입을 각각 강조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료계도 자체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는 9일 브리핑을 통해 중동전쟁 관련 의료소모품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복지부를 중심으로 관련 주체들과 연계해 대응을 진행 중인 가운데, 협회 역시 의료 현장의 수급 현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애로사항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즉시대응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즉시대응팀은 박명하 상근부회장이 팀장을 맡고, 의무이사가 부팀장으로 참여해 운영된다.
의협은 의료현장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회원들의 진료 현장 어려움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의료기관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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