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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노동자" 인식 확산…의사 노조, 제도 장벽 넘을까

홍완기 기자2026.04.08 17:33
8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사 노조의 필요성과 함의' 주제 의료정책포럼 ⓒ의협신문
8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사 노조의 필요성과 함의 주제 의료정책포럼 ⓒ의협신문

의사 노동조합 설립 논의가 의료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공의를 중심으로 시작된 흐름이 교수와 개원의까지 번지며 의사도 노동자라는 인식이 본격적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다만 근로자성 인정, 사용자 설정, 공공성 유지 등 복합적인 쟁점이 얽혀 있어 단순한 조직 결성을 넘어선 구조적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필요성에는 적극 공감하면서도 직역별 현실 차이와 제도적 한계를 고려한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열린 의사 노조의 필요성과 함의 의료정책포럼에서는 의사 노조와 관련한다양한 쟁점이 제기됐다. 단순한 조직 결성을 넘어 근로자성 인정, 사용자 설정, 공공성 유지, 국민 수용성까지 복합적인 과제가 얽혀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 토론의 출발점은 의사도 노동자인가 였다.

전성훈 대한의사협회 법제이사는 의사 역시 노동자성이 있는 만큼 노동 3권을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협회가 노조 설립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실적인 벽은 존재한다.

전성훈 이사는 개원의, 전공의, 교수는 처한 환경과 이해관계가 전혀 다르다며 각 단위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협회는 법률비용 지원 등 실질적 조력을 제공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개원의는 가장 큰 제도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 급여와 비급여가 혼재된 구조, 국가와의 직접적인 지휘감독 관계 부재로 인해 근로자성 인정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 이사는 결국 입법적 보완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노조 논의는 단순 조직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는 상황이 다르다. 전 이사는 연장근로 수당이나 휴가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현실은 구조적 문제라며 노조는 기본 권리 확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노조 논의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사용자다.

김재의 젊은의사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전공의와 교수는 병원이라는 명확한 사용자와 관계가 형성되지만, 개원의나 공공의료 영역은 다르다며 정부나 건보공단을 상대로 한 쟁의는 현행 법체계상 노동 3권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섭 상대가 불명확하면 노조가 설립되더라도 실질적 기능을 하기 어렵고 형식적 조직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조 필요성은 의료 위기 속에서 더 강하게 제기된다는 의견도 있다.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은 저수가 구조와 법적 부담, 필수의료 기피가 누적된 결과가 현재의 의료 위기라며 그동안 의사들은 협상 수단이 없어 사직 등 극단적 방식으로 대응해왔다고 지적했다.

주 회장은 노조는 파괴적 투쟁이 아니라 민주적 절차 안에서 협상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라며 오히려 제도 붕괴를 막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포럼에서는 해외 사례도 언급됐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의사의 파업권을 인정하면서도 필수의료 유지 의무를 전제로 하고 있다.

김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는 업무개시명령 등 강한 규제가 존재한다며 노조 설립과 함께 제도적 환경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원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외협력이사는 정부와의 기울어진 협상테이블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노조가 필요함을 짚었다.

이정원 이사는 저수가와 소송 부담 속에서 젊은 의사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정부와의 협상에서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가 필요하다. 안정된 진료 환경이 결국 환자 안전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신동일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역시 건강보험 수가에 종속된 구조에서 경제적 의존성이 존재한다며 화물연대 사례처럼 노동자성 인정 논의가 가능하다며 힘을 보탰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격려사를 통해 논의의 본질을 짚었다.

김택우 회장은 장시간 노동과 높은 책임, 법적 리스크 속에서 의료인의 기본적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진료의 질과 의료체계 지속 가능성 문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끝으로 의사 노조 논의는 조직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구조적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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