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비만대사수술, 민간보험사 보험금 지급해야
비만대사수술의 일종인 위소매절제술은 당뇨병과 간질환 등 대사질환 치료를 위한 수술에 해당하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대사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비만대사수술 시 민간 보험사의 지급 책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최근 A보험사가 보험가입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보험사의 청구를 대부분 기각하고, 3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판결은 A보험사가 항소하지 않아 4월 4일 확정됐다.
B씨는 2022년 A보험사와 질병수술과 특정 질환 수술 등을 보장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B씨는 체질량지수(BMI) 36.23kg/㎡의 고도비만 상태에서 제2형 당뇨병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진단받고 2024년 2월 C병원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위소매절제술을 받았다.
B씨는 자신이 가입한 A보험사에 수술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A보험사는 위소매절제술은 체중 감량을 통해 간접적으로 질환 개선을 목표로 하는 비만 수술일뿐 당뇨나 간질환 자체를 직접 치료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A보험사는 약관상 비만(E66)은 보험금 지급 제외 사유라면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암 치료의 직접 목적이 암 제거뿐만 아니라 병적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수술까지 포함하듯, 위소매절제술 역시 비만 관련 대사질환을 제거하거나 악화를 억제하기 위한 수술이므로 직접적인 치료 목적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단 근거로 ▲보건복지부 산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가 2018년 대사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한 점 ▲2019년부터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점 ▲학술 연구를 통해 비만대사수술이 제2형 당뇨 치료 및 지방간 개선에 내과적 치료보다 효과가 높고, 안전성도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점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A보험사가 포괄적 질병 담보 특약에는 비만 면책 조항을 두었으나, 당뇨나 간질환을 보장하는 특정 질병 담보 특약에는 비만 합병증을 배제한다는 명시적인 조항을 두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약관이 불명확할 때는 가입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작성자 불이익 원칙에 무게를 실었다.
수술의 필요성 역시 인정했다.
B씨는 수술 당시 BMI가 36을 넘는 고도비만 상태였고, 당뇨병과 지방간이 동반된 상황이었다. 재판부는 이러한 상태가 비만대사수술 권고 기준(BMI 35 이상 또는 BMI 30 이상에 동반질환 존재)을 충족한다고 봤다.
또 B씨가 생활습관 개선을 시도했지만 질환이 개선되지 않았고, 수술을 시행한 의사와 전문심리위원도 수술 필요성이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보험약관 중 비만(E66)을 면책사유로 규정한 포괄적 질병 담보 특약(보험금 약 1080만원)에 대해서는 보험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A보험사는 당뇨고혈압 질환 수술 담보 2000만원, 5대 기관 질병 수술 담보 500만원, 120대 질병 수술 담보 1100만 원 등 총 3600만원의 보험금을 B씨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정리했다.
병원 법무팀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보험사가 의학적 근거 없이 약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면서 고도비만을 개인의 게으름이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보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비만 합병증을 면책하고 싶다면 약관에 이를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향후 보험 상품의 약관 개정이나 보상 범위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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