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아픈 아이들의 오늘을 치료하고, 내일을 지킵니다"
지난해 12월 23일 서울성모병원에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찾아왔다.
성니콜라스어린이병원.
성 니콜라스는 3세기 동로마제국에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특히 아이들에게 자비로운 선행을 실천했던 주교로, 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된 가톨릭 성인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치유하고 세대를 연결하는 최고의 어린이병원을 지향하면서 성 니콜라스를 수호성인 삼은 이유는 분명하다.
단순히 치료 대상이 아니라, 성장하고 발달하는 한 사람으로 존중하면서 아이들의 마음과 일상까지 함께 돌보겠다는 의지를 아이들의 수호성인 성 니콜라스의 이름으로 새겼다.
초대 병원장을 맡은 정낙균 교수(소아청소년과소아혈액종양)도 같은 마음이다. 최고의 진료를 제공하면서도 가족 중심의 따뜻한 치유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다짐이다.
여러 곳에서 진료가 중단되고 의료진도 급격히 줄고 있지만, 그대로 멈춰 있을 수 없다. 주저하고 감내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소아청소년 의료의 새로운 지형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다.
내부 역량을 키우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외연까지 아우르는 성니콜라스어린이병원의 첫 발걸음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CMC) 산하 8개 병원 가운데 첫 어린이병원이라는 무게도 실린다.
정낙균 병원장의 첫 마음은 의사로서의 초심을 되새긴다.
환자는 언제나 의사들의 스승입니다.
언제까지 위기 탓만 할 수 없다. 절박한 현실 앞에 바로 아이들이 있다.
의학적 진전으로 신생아미숙아 치료 수준이 높아지면서 생존율은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선천성 질환의 중증 비율은 올라갔지만, 중증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은 점점 줄고 있다. 의료진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중증 질환을 감당할 수 있는 병원조차 소아중환자실 유지가 쉽지 않다. 우리는 아이들의 치료뿐만 아니라 성장과 발달 과정을 지켜줄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어린이병원으로서 첫발을 뗀 이유다. 국가적으로 풀어야 할 난제가 적지 않지만, 의료진이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겠다.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겠다.
소아 의료의 공공성은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을 통해 다진다. 붕괴에 직면한 소아의료 문제 해결의 단초가 된다.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은 분명하다. 응급중증희귀 질환을 확실하게 책임져야 한다. 그래야 1차, 2차 의료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소아진료에 나설 수 있다. 이런 선순환 구조 확보는 소아의료 문제 해결의 실질적 해법이다. 그동안 우리는 서울 서남권, 경기 남부, 충청권 환자에게까지 전문 진료를 제공해 왔다. 우리의 경험과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이 필요하다. 병원의 의지만으로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적절한 정부 지원을 통해 응급중증희귀 질환에 관한 발전적인 책임 진료를 수행하겠다.
5가지 핵심가치는 Compassion(공감과 돌봄), Collaboration(협력), Creativity(창의성), Competence(전문성), Community(공공성)이다. 뼈대로삼고 살을 붙여 이름값을 해야 한다.
소아의료는 심각한 위기다. 많은 대학병원에서 소아청소년 진료를 축소중단하고, 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하는 의사도 급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지만 우리는 달라야 한다. 어린이병원은 체계를 더 잘 갖춰야 한다. 위기 속에서 뒷걸음질치는 게 아니라, 어린이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의지와 약속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아이들은 힘이 없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다. 사랑으로 아이와 가족을 함께 돌보는 따뜻한 치유환경을 조성하고 전문과 간 적극적 소통으로 통합된 전문성을 확보하겠다. 우리의 사회적 책임이다.
내부적으로는 협력이 중심이다. 소아청소년과 세부 분과는 물론, 소아외과, 소아정형외과, 소아재활의학과, 소아정신건강의학과 등 다른 전문과와 사회사업 지원프로그램까지 모두 최선의 진료, 통합된 전문성의 마중물이 된다.
어린이병원에서는 전문과 간 소통과 협력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다학제를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최선의 진료 후에는 아이들이 올바로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도록 심리, 사회, 영성 치유까지 더해진다. 질병만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과 일상까지 돌보겠다는 의미다. 가톨릭 정신인 생명 존중, 환자 우선 전인치료는 모든 아픈 아이들에게 향하는 최우선의 가치다.
소아혈액종양과 동종조혈모세포이식 분야는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를 지향한다. 정낙균 병원장 역시 소아혈액종양 분야 권위자다.
소아혈액종양 분야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가 구현되고 있다. 유전자 분석의 발달로 다양한 발병 원인과 이를 이용한 표적치료제가 적용되면서 치료 성적도 향상되고 있다. 또 질환 예후 예측 기술 발달로 첨단진단기법에 대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 우리만의 강점이다.
이뿐 아니다. 최근에는 소아전문응급센터로 지정됐다. 다양한 영역에서 실력과 자격을 인정받고 있다.
어린이병원은 365일 24시간 소아전담 전문의가 상주하는 응급진료체계를 갖추고 있다. 소아 관련 여러 협력 진료과도 함께 한다. 응급진료가 가능하므로소아진료의 다양성을 품을 수 있다. 신생아 분과나 소아면역류마티스 분과는 환자 수나 규모 면에서 국내 최대 수준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역할과 함께 개원가와의 상생과 조화도 늘 염두에 두고 있다.
아픈 아이들이기 때문에 생애 전주기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해야 할 것과 앞으로 필요한 것을 촘촘히 살핀다.
생애 전주기 관리를 위해서는 신생아부터 청소년까지 모든 질병은 물론 성장, 발달, 영양, 정신건강까지 포괄적으로 진료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만성질환이나 희귀질환을 앓는아이들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몸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아이의 마음과 교육, 삶 전체를 함께 돌보는 게 우리의 생애 전주기 관리 전략이다. 현재 소아청소년 완화의료팀 솔솔바람, 라파엘어린이병원학교 등을 운영 중이다. 세밀하지만 깊이 있게 아이들에게 다가선다.
해결되지 않는 숙제들에 늘 맞닥뜨린다. 의료진을 향한 병원 수장으로서의 고뇌도 깊다.
낮은 수가, 인력난, 전공의 지원 감소 등 소아의료 문제는 켜켜이 쌓여 있다. 소아 중증 진료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재정 부담이 크고, 더는의료진의 사명감에 기대기에는 한계에 이르렀다. 일시적제한적 수가 조정으로는 문제에 다가설 수조차 없다. 사견이지만, 출생아 수가 줄더라도 전체 예산에서 소아청소년 의료 관련 비용은 일정 비율로 배분해야 한다. 24시간 전문의 응급진료 체계 유지, 소아중환자실 운영, 희귀질환 진료 등 모두 꼭 필요하지만, 재정적으로 쉽지 않다. 정부 지원 없이는 소아 필수의료 체계는 지속될 수 없다.
첫 발은 뗐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혼자 갈 수도 없고,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목표도 있다.
성니콜라스어린이병원이 10년 후 대체불가능한 소아의료의 한 축을 맡길 바란다. 내부적으로는 소통과 협력의 틀을 확고하게 만들겠다.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운영, 소아중환자실 확대 등을 통해 중증진료 역량을 강화하고 잘 갖춰진 진단 인프라를 활용해 희귀중증 질환에 대한 맞춤진료 시스템도 구현하겠다. 우리 병원이 소아의료 위기 극복의 마중물이 되길 원한다. 아이들의 오늘을 치료하고, 내일을 지키는 데 모든 구성원의 힘을 모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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