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마약성 진통제 부작용 '참기 힘든 가려움증' 원인 규명
심원식 가천약대 교수 연구팀(바비나 산젤 박사)이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를 사용할 때 나타나는 참기 힘든 가려움증의 새로운 원인을 밝혀냈다.
오피오이드는 수술 후나 암 환자 치료 등에 널리 쓰이는 강력한 진통제지만, 많은 환자들이 심한 가려움증을 부작용으로 겪는다. 그동안 이 가려움이 뇌나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의 작용 때문이거나, 알레르기 반응과 관련된 히스타민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항히스타민제가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원인은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과제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가려움의 원인이 피부에 가까운 말초 감각신경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통증을 느끼는 수용체(OPRM1)와 가려움을 느끼는 수용체(MRGPRX1)가 서로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복합체를 만든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 복합체는 오피오이드가 작용할 때 신호 전달 방식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원래 오피오이드는 통증을 줄이는 신호를 보내지만, 이 복합체에 작용하면 신호가 가려움 신호로 바뀌게 된다. 이 과정에서 세포 안의 칼슘 농도가 증가하고, 이 변화가 신경을 자극해 강한 가려움을 유발한다.
즉, 같은 약물이 통증은 줄이면서 동시에 가려움을 일으킬 수 있는 이유가 과학적으로 설명된 셈이다.
연구팀은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만성 피부질환이 있는 경우 이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해당 질환에서는 관련 수용체와 체내 물질이 증가해, 가려움 신호가 더욱 쉽게 활성화되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치료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바비나 산젤 박사(제1저자)는 특정 수용체 복합체만 선택적으로 억제하면, 통증 완화 효과는 유지하면서 가려움만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동물 실험에서 확인했다라며 이는 기존 진통제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심원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던 오피오이드 유도 가려움의 원인을 밝혀낸 것이라며 앞으로 통증은 효과적으로 줄이면서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Journal of Biomedical Science 3월 28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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