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응급의학의사회 "법사위 통과 의료분쟁조정법은 개악"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지난 3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강력 규탄했다.실질적 내용은 오히려 후퇴했음에도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한 것처럼 포장한 기만적인 법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3월 30일 성명을 통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형사 면책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지로 덮은 최악의 개악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선의를 바탕으로 한 필수의료 행위가 결과가 나쁘면 범죄로 취급하는 참담한 현실속에서, 이번 개정안은 사법 리스크의 근본적 해소와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중대한 과실 예외 조항은 방어진료를 조장하는 치명적 함정이다 ▲형사 면책을 인질로 잡은 강제적 배상 합의 구조를 거부한다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의 무책임한 방기를 규탄한다 ▲사법 체계를 흔드는 의료사고 심의위원회의 전문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주장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진단의 오류나 진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합병증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 나라는 오직 대한민국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중과실이 없을 때만 형사기소를 면제한다고 명시했지만, 무엇이 중과실인지에 대한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결국 환자 측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중과실로 몰아갈 것이며, 경찰과 검찰의 강압적인 수사는 이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책임보험이나 공제 가입을 의무화하고 손해배상을 충실히 이행할 것을 형사 면책의 조건으로 내건 것은 폭력적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감옥에 가지 않으려면 사비나 보험금으로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물어주라는 협박일 뿐이다. 배상 책임을 국가는 빠지고 현장의 의료진과 의료기관에만 떠넘기는 구조는 결국 연쇄적인 진료 축소와 필수의료 기피 현상만 가속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면, 불가항력적인 의료 사고에 대해 국가가 전적으로 배상 책임을 지는 무과실 보상체계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법안은 국가는 뒤로 빠지고 의료진과 환자가 배상 액수를 두고 소모적 분쟁을 반복하도록 조장하고 방치하는 법이라고 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의료사고 심의위원회 또한 현실적이지 않고 매우 회의적이라면서 사법체계가 아닌 행정체계가 의료행위의 과실을 1차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밝혔다.
또 현장을 잘 알지 못하는 비전문가들이 심의과정에 개입해 의료진의 선의를 맥락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단죄하고 재단한다면 사법적 혼란은 극에 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조건부 기소유예라는 본질을 외면한 미봉적 타협을 단호히 거부하며, 선의의 필수의료에 대한 100% 형사 책임 면제와,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 주도의 전면적 보상 제도가 마련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필수의료는 결코 소생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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