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실질임금 회복을 위한 영국 전공의들의 15번째 연속 파업
최근 영국의 전공의들은 오는 4월 7일부터 4월 13일까지 근무일 기준 6일간 파업을 벌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파업의 법적 요건인 사전 공지를 한 셈이다. 영국 전공의단체가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2008년 대비 실질임금 회복이 실행되지 않자 다시 합법적 의사표시인 파업을 결의한 것이다.
영국은 전공의 임금인상 방식에 대해 지금도 정부와 전공의 간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3년 분할 인상을 주장하는데, 전공의단체는 즉각적인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영국 전공의의 임금인상은 새로운 의제도 아니고 지난 2023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장기간의 분쟁 이슈다.
영국에서 전공의 파업 예고에도 중동 지역의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적 정치 상황으로 인해 동일 주제로 무려 15번째 지속하는 파업에 대해 사회적 관심도는 낮아 보인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나 정부도 포기하고 체념한 주제로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도 전공의 파업에 대해 전공의의 윤리적인 문제나 집단이기주의로 보는 시각은 없다.
다만 국민 누구나 갖는 집회결사의 자유에 의한 노동쟁의 성격으로 인식한다. 전공의 파업을 이유로 경찰이 개입하여 압수 수색을 하거나 인신구속과 면허 박탈 등 행정적 사법적 처리도 보이지 않고, 그냥 조용하기만 하다. 우리나라에서 전공의에 의한 파업, 전공의 사직의 결행은 전공의 임금이 주된 원인이 아니었다. 의료정책 실패와 의사 집단에 대한 부당한 국가 통제로 정상적인 파업을 막고 있어서 오히려 더 심한 사회적 갈등을 만들어낸 비정형적 노사쟁의로 보아야 타당할 것이다.
4년째 임금인상 투쟁에 나서는 영국 전공의들 내 권리 내가 지킨다 기본권 행사
우리나라에서 의사의 집단행동은 전공의를 중심으로 대한의사협회가 주체가 된다. 파업을 해도 파업 즉시 내리는 악법 중 하나인 업무개시명령으로 인해 실제로는 불법이다. 영국에서 파업은 인간의 기본권 존중에 무게를 둔다. 의사라고 해서 기본권을 무시하거나 예외는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주도로 이제는 의사가 사직의 자유마저 박탈하려고 한다. 선진국에서 의사 파업은 사전 공지와 응급 의료체계와 분만, 투석, 암 수술, 중환자 진료 등 최소한의 필수의료 유지를 조건으로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의료가 필수의료로 표현되는 데 반해, 선진국에서 필수의료는 파업 중 지켜야 할 주말 진료 수준의 의료를 의미한다.
전공의 파업을 의료 대란으로 표현하고, 공무원이 비상 복장을 하고 대처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영국은이미 계획되고 예측이 가능하며순환적인 전공의 파업에 사회는 별다른 동요 없이 침착하기만 하다. 일부 예약 연기나 취소 등의 불편함은 인정하나 그렇다고 의사 집단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은 아니라는 시각인데, 이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정부가 애써 의사 집단을 악마화한다.
파업은 사회적으로 성숙한 현상으로 나름대로 안전성을 유지하려면, 적법한 노동조합 기반의 체계화되고 구조화된 파업을 벌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도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파업에 돌입하는 즉시 압수 수색이나 파업 주도자 색출과 수사 등의 공권력 남용을 하지 말아야 한다. 정상적인 파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즉각적으로 나서 압박과 통제로 봉쇄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육성해야 한다.
영국의 정론 일간지인 가디언은 이미 의료파업이 사망률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보도를 낸 바 있다. 만일 우리나라 전공의가 영국과 같이 임금인상을 놓고 15번째 파업을 벌였다면 아마도 지금쯤 구속과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전공의 인력을 감안하면 아마도 남아있을 전공의가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영국은 기존의 6,700명 졸업생 수준에서 9,500명으로 증원했다. 공공의료의 선두 주자인 영국은 의사 양성 비용을 공공이 부담하는데, 영국의 전반적인 국가 경제의 침체가 늘어난 전공의의 교육비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영국 전공의 파업이 우리나라 전공의 사직 사태와 다른 점은 영국은 노동시장의 문제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의료체계 설계의 문제에서 출발한다.
우리나라 전공의들은 현재의 필수 의료 붕괴가 정책적 실패에 기인하여 의료체계의 비합리성과 비민주적 요소, 그리고 전공의제도와 교육 자체에 대한 개선을 희망하고 있으나 여전히 정부는 통제와 압박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은 의사 인력의 양적 증가를 도모했으나, 배출된 의사의 해외 유출(호주, 캐나다)과 NHS 공공의료 이탈 증가 현상으로 늘린 인력의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숫자상의 단순 확대 정책에서 한계가 노출된 셈이다. 영국에서 전공의 파업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면서 국민의 보건 체계의 시스템에 대한 신뢰 저하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영국 전공의 파업이 우리에게 보내는 시사점은 공공의료는 인력자원이 있어야 하고, 인력자원은 통제만으로 유지가 불가하며 반드시 여기에 맞는 적절한 보상 구조와 유인책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이다.
단체 행동 시 즉각적인 정부 통제와 압박 넘어 국회 차원 사직의 자유 박탈 움직임
우리나라에서 의사 인력 확충에 대한 계획은 의대 정원 증원과 강제 지역복무가 주된 양적 증가 정책 이외 인력 유지나 유인을 위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계획은 없다. 의대 정원 증원 이후 무대책은 곧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 맡겨 해결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습관적 보건의료 정책의 안쓰러운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의료인력정책이 더 근본적인 수가와 보상 문제와 겹쳐있어 사태 해결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정책이 통제와 압박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제도적 협상 구조가 잘 발달할 리가 만무하다.
최소 영국처럼 의사도 노조 기반 협상을 하거나 아니면, 협상이 가능한 민주적 구조에서 제도화돼야 한다. 더는국민의 의견을 대변하지 않는 가짜 시민 사회주의나 관변단체를 이용하는 행태들, 그리고 기본적 설계가 비민주적인 각종 협상 구조를 온전히 바꾸어야 한다. 보건의료 정책의 거버넌스가 민주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면 의-정 갈등은 극단적 대결 구도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한다.
핵심적인 결론으로는 영국 전공의 파업은 공공의료에서 임금이 낮으면 시스템이 무너진다는 사실이고, 우리나라는 통제와 압박에 의한 정책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더 빨리 무너뜨릴 수 있게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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