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낙상 보험금 지급한 보험사, 병원 상대 '구상금' 소송 결과는?
환자를 돌보던 간병인의 부주의로 입원환자가 낙상해 사망하자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일부 책임을 인정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병원과 간병인은 직접 고용관계가 아님에도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했고, 간병인의 예측할 수 없는 과실에까지 병원에 공동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선고한 구상권 청구 항소심에서 A보험사의 청구를 일부 인용한 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해당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은 보험사 측이 상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소송비용도 전부 보험사가 부담하도록 했다.
사건은 2024년 2월 16일 오후 10시 5분경 B병원 병실에서 발생한 낙상사고에서 비롯됐다. 당시 C간병인은 침상 시트를 교체하기 위해 환자를 잠시 서 있도록 했다. 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린 환자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혀 외상성 경막하출혈로 치료를 받다 결국 사망했다.
A보험사는 유족에게 치료비 등 명목으로 유족에게 약 969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그러면서 A보험사는 B병원을 상대로 입원환자에 대한 안전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보험금 중 병원 책임비율 30%에 해당하는 297만원을 구상금으로 내 놓을 것을 요구하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병원의 책임을 일부 인정해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은 먼저 간병인의 법적 지위를 짚었다. 간병인은 환자 측과 직접 계약을 맺고 전담 간병을 수행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간병인이 병원과 직접 고용관계에 있거나 소개선정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간병인의 과실과 관련해 병원의 지휘감독 책임을 병원에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병원이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했는지도 살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병원이 환자를 입원 초기부터 낙상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예방 지침을 설명한 점을 인정했다. 의료진이 간병인과 환자에게 이동 시 부축사이드레일 사용 등 구체적인 주의사항을 교육한 사실도 인정했다.
사고 당일에도 병원은 간병인을 상대로 낙상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병상에 주의 표지를 부착하는 등 관리 조치를 함 점, 간호 인력 역시 당일 오후까지 병실 순회와 위험 확인을 수행한 점도 짚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간병인이 환자를 부축 없이 서 있게 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만큼 병원이 이를 예측하거나 추가로 방지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병원에 요구되는 수준의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고, 간병인과의 공동불법행위책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구상금 청구는 이유 없다고 보고 전부 기각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앞서 열린 D요양병원 치매 환자 낙상 사고와 관련한 다른 구상권 청구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병원 운영자와 간병인이 공동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
해당 치매환자는 간병인이 취침하고 있는 사이에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우측 대퇴골 경부골절상을 입어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받았던 것. 보험사는 756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 후 간병인과 D요양병원을 상대로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는 D요양병원이 요양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E업체와 간병인을 공급하기로 하고, 간병인을 받은 것이 빌미가 됐다.
재판부는 간병인이 요양병원 내에서 수행하는 환자의 이동 및 보행 서비스 등을 포함한 신체활동 지원 업무 등은 위 요양병원의 실질적인 지휘감독 아래 이루어졌다고 보여진다면서 요양병원 운영자에게 실질적 감독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D요양병원은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 지위가 인정되고, 간병인과 공동으로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다만 환자가 스스로 이동하려다 넘어진 점을 고려해 환자 책임비율을 50%로 정하고, 나머지 50%를 공동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병원 법무팀 관계자는 환자 입원 시 낙상 예방 교육과 기록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판례라면서 낙상 고위험 환자는 침상과 환자 인식표에 낙상주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환자와 간병인에게 이동 시 반드시 부축할 것과 침대 사이드레일을 올릴 것 등 낙상 예방과 안전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간병인 공급업체와 병원이 계약이나 협약을 하는 것은 실질적인 지휘감독과도 관련이 있는만큼 주의해야 한다면서 가급적 환자 및 보호자가 간병인을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낙상으로 인한 법률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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