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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실손보험, 더 이상 '제2의 건강보험' 아니다…중증질환자 지급거절 '구조적 충돌'

홍완기 기자2026.03.24 16:09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24일 주최한 '중증질환자 피해사례를 통한 실손보험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 ⓒ의협신문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24일 주최한 중증질환자 피해사례를 통한 실손보험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 ⓒ의협신문

중증질환자의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금 지급 거절 문제를 둘러싸고 환자의료계보험업계 간 인식 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환자 측은 구조적 결함을, 보험업계는 과잉진료와 도덕적 해이를 각각 핵심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제도 전반의 재설계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24일 주최한 중증질환자 피해사례를 통한 실손보험 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모색 국회 토론회에서는 각 주체별 시각이 첨예하게 맞섰다.

최태형 변호사(연세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실손보험이 더 이상 제2의 건강보험으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태형 변호사는 암 환자 사례 74건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보험약관을 보험사에 유리하게 해석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밝혔다. 약관 왜곡 해석(30건), 전이재발 소견 요구(16건), 제3의료기관 자문 강요(15건) 등이 대표적이다.

최태형 변호사(연세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의협신문
최태형 변호사(연세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의협신문

최 변호사는 최근에는 보험사가 지급 거절 이후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환자가 직접 소송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이미 지급된 보험금에 대해 부당이득 반환소송까지 제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증질환자가 치료 선택만으로 보험사기와 유사한 의심을 받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라며 ▲약관 축소 해석 금지 ▲독립적 의료자문위원회 도입 ▲보험사 소송 남발 억제 등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의료계 역시 보험사의 자의적 판단 구조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실손보험 문제의 본질은 보험자의 판단이 의료적 판단을 침해하는 데 있다며 의료 전문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원 여부를 기준으로 보험금 지급을 판단하는 현행 구조에 대해 의료 발전으로 입원 필요성이 줄어드는 흐름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입원을 유도하는 왜곡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환자가 체감하는 중증도와 보험사의 분류 기준 사이 괴리가 크다며 질병 중증도 분류체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의협신문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의협신문

의료자문 제도와 관련해서는 보험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2월 대한의사협회와 금융감독원이 제3자 의료자문 협약 체계를 마련했다며 기존 자문제도의 공정성 논란을 해소하고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의가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연 부회장은 해당 협약을 통해 의료계가 참여하는 공적 자문 구조가 구축되면, 보험사 중심 자문 구조의 한계를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의료자문이 환자에게 불리한 근거로만 활용되는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험업계는 높은 지급률과 보험제도 유지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른 시각을 내놨다.

이형걸 손해보험협회 장기보험부 부장은 암 입원 치료의 경우 지급률이 96% 수준이며, 전체 지급률도 98% 이상으로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실손보험은 여전히 환자의 마지막 재정적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걸 부장은 비급여 진료와 일부 의료기관의 허위과잉진료로 인해 연간 약 2조원 규모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며 보험금 지급 기준을 무조건 완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제3의료기관 자문에 대한 지적에는 지급 거절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의료 타당성을 검증하고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보험사 역시 미진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비급여 표준 가이드라인 마련 ▲독립적 의료자문위원회 설립 ▲불법 의료기관 처벌 강화 등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전현욱 금융감독원 보험상품분쟁2국 팀장, 성지은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 사무관 ⓒ의협신문
전현욱 금융감독원 보험상품분쟁2국 팀장, 성지은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 사무관 ⓒ의협신문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 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공정성 확보 의지를 밝혔다.

전현욱 금융감독원 보험상품분쟁2국 팀장은 의료자문 과정의 편중 방지와 책임성 강화를 위해 제도를 지속 개선해왔다며 자문 결과 중 전부 지급이 40%를 차지하는 등 일방적 부지급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현욱 팀장은 의료자문은 부지급 근거로만 활용돼서는 안 된다며 최근 대한의사협회와의 협의를 통해 자문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비급여 관리체계 정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현장 우려를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지은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 사무관은 비급여 항목 간 가격 편차와 과잉진료 우려가 있어 관리급여 제도를 도입했다며 모든 비급여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항목에 한해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리급여 도입이 중증환자 치료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현장 의견을 반영해 기준을 설계하겠다며 실손보험과의 관계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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