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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이형훈 차관, 의료분쟁조정법 비판에 "국회 설득해라"

홍완기 기자2026.03.18 19:38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어은경 순천향의대 교수(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신재호 서울고등법원 판사 ⓒ의협신문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 어은경 순천향의대 교수(부천병원 응급의학과), 신재호 서울고등법원 판사 ⓒ의협신문

의료사고에 따른 민형사 책임 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국회 공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의료계와 법조계, 의대생에서 현행 개정안이 오히려 의료현장의 위축과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입법은 국회의 결단이라며 의료계에 국회 설득을 주문했다.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의료 민형사 소송 현황 비교분석 및 개선방안 모색 공청회 플로어 질의응답에서는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둘러싼 핵심 쟁점들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중대한 과실 개념 자체에 대한 강한 우려는 법조계에서 먼저 나왔다.

신재호 서울고등법원 판사는 중대한 과실이라는 표현을 법에 명시하면 민사에서 책임 제한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며 판사가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책임을 조정하는 여지가 크게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반의사불벌죄와 관련해서도 형사처벌 여부가 합의나 손해배상 완료에 좌우되는 구조 역시 문제라며 국가가 아닌 당사자 의사에 따라 처벌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계에서도 개정안에 대한 우려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어은경 순천향의대 교수(응급의학과)는 국회의원들은 법을 만들어 국민을 처벌하게 하지만 본인들이 만든 법이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때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응급의학과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제 정체성이 그 분야에 있기 때문이다. 응급 상황에서 불가피한 판단 오류까지 형사 책임으로 연결되면 의료진은 현장을 떠나게 된다고 경고했다.

어은경 교수는 환자들은 이 법에 따라 중과실 판정을 받기 위해 애쓸 것이고 결국 의사와 환자는 계속 싸우게 될 것이라며 이 법이 정말로 필수의료를 보호하고 환자 안전 사건을 예방할 수 있는지 사례별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성형외과 개원의)은 반의사불벌 구조에 대해 결국 합의가 안 되면 처벌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의료사고를 교통사고처럼 단순 비교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자가 합의를 거부하면 기소 제한 조항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형사고소를 통한 보상 극대화 구조 속에서 의료인은 상시 피의자 신분에 놓인다고 한탄했다.

개정안에 포함된 설명의무 조항에 대해서도 사과를 전제로 하는 설명이 아니라, 의사-환자 간 소통의 기회 또는 소통의 의무로 재설계해야 한다며 현재 표현은 의료인을 잠재적 가해자로 전제하는 사회 분위기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참석한 의대생 역시 제도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현재 단국의대 재학 중이라고 밝힌 한 의대생은 한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의료사고 형사 기소율이 높다며 최선을 다해도 나쁜 결과가 나오면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필수의료 선택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책임을 개인이 아닌 사회가 함께 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중과실과 예측 가능성 개념을 법에 명시하는 것이 오히려 대부분 의료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형훈 차관 입법은 국회 몫완벽할 순 없다

토론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법안을 입법적 결단의 과정으로 규정하며 의료계의 적극적인 국회 설득을 주문했다.

이형훈 차관은 정부가 정책을 마련하고 법안을 제출했지만, 최종적으로 법을 만들고 책임지는 것은 국회라며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대표로서 납득할 수 있도록 의료계가 충분히 의견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는 본질적으로 오진 가능성, 불확실성, 불가항력적 요소를 내포한 영역이라며 이러한 특수성을 제도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이번 논의의 핵심이라고도 설명했다.

이 차관은 의료의 특수성을 이유로 환자에게 일방적인 이해를 요구할 수는 없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의사와 환자 간 신뢰 회복과 소통이라고 짚었다.

특히 논란이 된 설명의무와 관련해서는 사과를 강제하려는 취지가 아니라, 의료사고 발생 시 경위와 상황을 환자에게 설명하고 오해를 줄이기 위한 장치라며 소통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시도라고 부연했다.

완벽한 제도를 만들어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며 우선 제도를 도입한 뒤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도 밝혔다.

아울러 의대생과 전공의 등 미래 의료인들이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안전망 구축이라는 큰 방향 속에서 제도를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며 이 과정 자체가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도 강조했다.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기소 제한은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손해배상이 이뤄지면 적용될 수 있다며 의료인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또 중과실 기준을 구체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통해 전문적 판단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논란이 된 표현과 구조에 대해서는 향후 보완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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