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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불가피한 감염·출혈 사망 "의료과실 아냐"

송성철 기자2026.03.16 16:24
재판부는 수술법 선택은 의사의 재량이며, 감염을 완벽히 방지하는 것은 현대 의학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재판부는 수술법 선택은 의사의 재량이며, 감염을 완벽히 방지하는 것은 현대 의학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신경내분비종양 수술 후 합병증으로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술법 선택은 의사의 재량이며, 감염을 완벽히 방지하는 것은 현대 의학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근 망인 A씨의 배우자 B씨와 자녀 C, D씨가 E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원고 측이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유족 측이 상소하지 않아 최종 확정됐다.

A씨는 지난 2023년 12월 초 바터팽대부 신경내분비종양 1기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A씨에게 유문부 보존 췌십이지장절제술(PPPD)을 권유, 같은 달 21일 입원해 22일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 경과는 순탄치 않았다. 수술 부위 배액관 배양검사에서 엔테로코커스 페슘균(Enterococcus faecium)과 폐렴 간균(Klebsiella pneumoniae)이 발견되고, 췌장 위쪽에 액체 저류가 확인됐다. 항생제 치료를 받고 퇴원했지만 혈변과 복통으로 다시 입원, CT 촬영을 통해 혈강내출혈과 소장 천공 의심 소견을 확인했다. 췌장 전절제술을 받고 퇴원했지만 발열과 어지럼증 등으로 다시 입원 치료 중 심정지가 발생, 심폐소생술을 받아야 했다. A씨는 위장관 출혈로 색전술을 받았으나 2024년 2월 6일, 심정지를 이겨내지 못하고 사망했다.

B씨는 병원 측과 위로금 1500만원을 지급받는 대신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합의를 작성했다.

하지만 유족은 의료진이 치료방법을 잘못 선택했고, 수술 후 감염 관리 및 경과 관찰은 물론 퇴원 결정 과정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며 총 2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유족은 병원 의료진이 부작용이 적은 내시경적 절제술 대신 위험도가 높은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선택한 것이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신경내분비종양은 작은 크기에서도 림프절 전이가 가능하며, 팽대부 종양은 매우 공격적인 특성이 있다면서 유럽 신경내분비종양 가이드라인 등 의학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일차적으로 고려되는 표준 치료방법이라고 밝혔다.

감염 관리 및 퇴원 조치와 관련해서도 퇴원 당시 망인의 염증 수치와 활력 징후가 안정적이었고, 통증 역시 호전되는 추세였다며 주치의가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항생제 처방을 종결하고 퇴원시킨 것을 의료상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감염관리를 위한 가능한 조치들을 항시 시행하여도 수술 등으로 면역체계가 약화된 환자의 감염을 완전히 방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유족은 의료진이 내시경적 절제술 가능성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안전성이나 근치성이 확립되지 않아 권고되지 않는 시술까지 의사가 모두 설명해야 할 의무는 없다면서 망인이 수술 전 작성한 수술동의서에 합병증과 부작용에 관한 내용을 충분히 포함하고 있는 점을 들어 인정하지 않았다.

배우자가 위로금을 받으며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한 합의서의 효력 여부도 재판의 쟁점 중 하나였다.

유족은 해당 합의가 망인의 사망 직후 경제적정신적 궁박 상태에서 이루어진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B씨가 장례비용을 지불할 수 없을 정도의 경제적 궁박 상태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사망 다음 날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 심리적 궁박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B씨의 손해배상 청구는 부제소 합의에 반하는 부적법한 소송이라고 각하했다.

다만, 합의에 참여하지 않은 자녀 C, D씨의 청구에 대해서는 본안 판단을 이어갔다.

대학병원 법무팀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의료진이 최신 진료지침에 따라 표준적인 치료법을 선택했다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재량을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라면서 특히 당사자간 합의서는 명백한 폭리 행위나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법적 효력이 성립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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