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중환자실 낙상' 5천만원 손해배상 소송 '기각'
중환자실에서 발생한 환자 낙상 사고와 관련해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한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은 최근 환자 A씨가 병원 운영자를 상대로 제기한 5천만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23년 3월 29일 B병원에서 좌측 중대뇌동맥 폐색에 의한 좌측 전두두정엽 다발성 뇌경색과 우측 상하지 근력 저하 증상을 보여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A씨는 다음날 낮 12시 51분께 침상에서 내려오려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뇌 CT 검사에서 급성 경막하 출혈이 확인됐으며, 뇌경색 병변 확대로 근력 저하 증상이 악화됐다.
A씨는 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낙상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도 충분한 관찰을 하지 않았고, 신체보호대(억제대)를 적용하지 않은 과실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낙상으로 발생한 출혈 때문에 항혈전제 투약이 중단돼 뇌경색이 악화됐다며 위자료 5000만원과 치료비 등 총 5212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을 근거로 낙상 당시 2명의 간호사는 다른 환자를 치료 중이었고, 다른 한 명은 모니터를 확인하며 전화 통화 중이었다면서 낙상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모두 원고의 침상으로 뛰어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중환자실이라 하더라도 의료진이 개별 환자 옆에서 24시간 상주하며 관찰하는 형태로 진료를 할 수 없고, 1명의 간호사가 1명의 환자를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고 당시 환자 옆에 간호사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 병원 의료진들에게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병원 의료진들이 사고 전에 원고 및 보호자에게 낙상예방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 및 예방교육을 한 점도 인정했다.
신체보호대(억제대)를 적용하지 않은 것 역시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낙상 고위험군이라 하더라도 모두 일괄적으로 억제대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급성 뇌경색 환자에게 섬망이 나타날 수 있지만 해당 환자는 사고 전 섬망으로 평가될 정도의 이상이 없었던 상태라고 밝혔다.
낙상 이후 항혈전제 투약 중단과 뇌경색 악화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낙상 후 발생한 경막하 출혈의 크기가 수술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었고 이러한 경우 항혈전제를 중단하고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원칙이라며 항혈전제를 투여해도 1020%에서 뇌경색이 진행해 악화될 수 있고, 사고 이전 MRI에서도 이미 병변 확대와 혈류 감소가 확인돼 증상 악화 가능성이 높았던 상태였다고 판단했다.
낙상은 환자의 부상기저질환 악화로 입원 기간 연장과 사망률 증가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고, 의료비와 사회 전체의 기회비용 증가은 물론 의료기관의 법적경영 위험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선제적 예방 활동과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발행한 2024 환자안전 연례보고서를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보고된 환자안전사고는 2만 2118건에 달한다. 사고가 발생한 보건의료기관은 종합병원 28.9%, 의원 26.7%, 상급종합병원 12.3%, 요양병원 12.2% 순이다. 사고의 종류는 약물이 50.9%(1만 1257건)로 가장 많고, 낙상이 32.6%(7211건)로 두 번째로 높다.
고령 환자와 항암 치료 환자 등은 기립성 저혈압이나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으로 인해 짧은 순간에도 낙상으로 인해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의료진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병원의 무조건적인 책임을 면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고 예방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미흡하면 언제든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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