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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기본법 제정 논의 본격화…환자단체 "투병 전문성 인정해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10일 공청회를 열고 환자기본법 제정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환자단체는 환자의 정책 참여 확대를 위한 법안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의료계는 기존 법률과의 중복과 정책 혼선 등을 적절히 검토해야 한다는 우려 입장을 냈다.
환자기본법은 환자를 보건의료 정책의 주요 주체로 규정하고 환자 권리 보장,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 확대, 환자정책위원회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환자단체를 법적으로 정의하고 국가가 환자 관련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는 근거도 포함됐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 확대 필요성과 함께 환자기본법 제정 필요성, 환자정책위원회 설치, 환자안전사고 대응 체계 등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기본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난 1년 3개월 동안 의료계 수련환경 개선 등 여러 법률이 통과됐지만 환자의 투병과 권리 증진을 위한 법은 여전히 입법 과정에 머물러 있다며 이번 공청회를 계기로 환자기본법이 신속히 제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단체가 다양한 법정위원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관련 자료 접근이나 의견 전달이 어려운 현실이 있다며 환자기본법은 환자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단체의 정책 참여 중요성에는 공감이 모였지만, 환자단체의 대표성과 전문성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은 질환별목적별로 다양한 환자단체가 존재하는 만큼 정책 참여 과정에서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환자기본법은 결국 환자안전이 중요하다. 환자안전 정책의 핵심은 사고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제도 설계 과정에서 인센티브 구조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환자단체의 전문성은 의료 전문성이 아니라 투병의 전문성이라며 환자가 실제 치료 과정에서 겪는 경험과 권익 관점에서 정책에 참여하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존 보건의료 정책 체계와의 정합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환자정책위원회 설치와 관련한 정책 혼선 가능성을 지적했다.
김승수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겸 기획이사는 환자의 건강 보호와 권리 증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라는 법안 취지에는 의료계도 공감한다면서도 기존 보건의료 정책 체계와 목적 체계와의 정합성을 충분히 검토해 제도 설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에 광범위한 권한이 부여될 경우 기존 보건의료 정책 심의체계와 역할이 중복될 수 있다며 위원회의 기능과 권한 범위를 보다 정밀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도 밝혔다.
환자안전사고 대응 체계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김 이사는 중앙환자안전센터의 조사 권한 확대와 관련해 조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처벌 중심이 아니라 환자안전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시스템 개선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 보고가 규제로 인식되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진이 보고를 부담으로 느끼고 이를 숨길 수 있어 정보 공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이사는 개인 처벌보다 시스템 개선 중심의 저스트 컬처(Just Culture)와 사고 직전 상황을 보고하는 니어미스 보고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는 환자기본법 제정 필요성과 함께 제도 설계 과정에서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보건의료기본법만으로 환자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핀란드나 노르웨이, 독일 등 여러 국가가 환자 관련 법을 제정한 것도 환자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정책위원회와 관련해서는 환자단체 대표성의 한계를 보완하고 환자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환자를 단순한 정책 대상 중 하나로 바라보는 인식이 있었던 것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환자 입장에서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청회에서는 의료사고 보상 방식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안기종 대표는 의료사고 보상 기금과 관련해 건강보험 재정과 세금으로 조성되는 재정으로 단순 과실이 있는 의료인의 민사 책임을 면제하는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필수의료 분야에서 과실 여부와 별개로 국가가 피해를 보상하는 제도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 완화에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환자 관련 정책 지원 방안에 대한 정부 대안을 마련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정부 대안을 준비 중이며 관련 비용 지원 근거 등을 포함한 내용을 법안소위 심사 과정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환자기본법 제정 여부와 구체적인 제도 설계는 향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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