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자보 60% 꿰찬 '한방 과잉' 지적에 한의협 "환자의 선택"?
급증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비와 관련,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에서는 환자의 선택이라며 개선 필요성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나서 주목된다. 영상검사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기능제한, 통증 등 원상회복에 무게를 두는 한의과 치료를 환자가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주장을 한 것이다.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 제도는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적정성 확보와 합리적 지출 관리를 목적으로 2013년 7월 도입됐다. 도입 후 12년이 지났지만, 자동차보험 진료비 중에서도 한의과 진료비 과잉은 여전히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 제도 개선 토론회에서는 한의과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지속 폭증했다는 통계가 제시되며, 과잉진료 여부와 심사 형평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이태연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위탁된 이후 의과 진료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다고 평가하면서, 이를 한의과의 경우와 비교했다.
이태연 부회장은 자보 진료가 심평원으로 넘어가면서 의과 진료는 심평원이 의도한 대로 관리가 이뤄졌다고 본다며 철저한 규제와 심사를 통해 수술환자가 아니면 입원하지 않는 구조로 정착됐다고 말했다.
반면 한의과 진료비 비중은 2009년 당시 4% 수준에서 2024년 60%까지 급증했다. 자보 진료비 연도별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68.8%가 늘어나며 매년 10% 안팎의 증가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의과와 한의과 간 심사 강도에 차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과는 건강보험 수가와 기준을 그대로 적용받으며 비급여도 분쟁심의에서 정해진 기준을 따르지만, 한의과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의과 진료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국민과 환자가 적정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의계는 단순한 비용 증가만으로 과잉진료를 단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급증 현상이 환자의 선택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송인선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건강보험은 적정진료를 목표로 하지만, 자동차보험은 사고 이전 상태로의 원상회복을 보장하는 제도라며 동일한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제도의 본래 목적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안전장치 발달로 상해 등급이 10~14등급 경상 환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영상검사로 명확히 확인되지 않더라도 기능 제한이나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근골격계 치료에 방점을 둔 한의치료가 환자의 선택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의과에서 삭감되는 경우가 많은 것 역시 선택에 영향을 준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보는 본인부담이 없고 비급여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비용이 아닌 치료 효과를 기준으로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며 다빈도 진료 제한과 심사기준 강화는 환자 원상회복을 위한 의학적 필요성보다 진료비 관리에 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은 경증 환자가 급증한 탓에, 한의과 환자가 늘었다는 한의계 주장에 대해 경증 환자라면, 입원이 필요 없어야 한다. 한방병원뿐 아니라 한의원까지 환자가 입원을 하게 되는 문제는 지속 발생하고 있다며 급여 기준, 심사 방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문제는 쓰나미처럼 몰려오게될 것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부상자 줄었는데 진료비는 급증한의과 점유율 59.2%
한의계 의견과 달리, 토론회에서는 한의과 자보 진료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발제에서는 자동차보험 진료비 위탁심사 제도가 도입된 지 12년이 지났음에도 한의과 부문의 진료비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발제를 통해 위탁심사 제도가 일정 부분 진료비 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시장의 빠른 적응으로 정책 효과가 단기에 상쇄되는 풍선효과가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자동차사고 부상자 수는 연평균 1.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진료비는 연평균 6.7%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사고 건수와 환자 수는 줄었음에도 진료비는 오히려 증가하는 상반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보험 총 진료비 중 한의과 진료비 비중은 2024년 기준 59.2%에 달한다.
홍 교수는 한방 물리요법 수가 신설, 입원 기준 강화, 첩약 관리 기준 도입 등 제도 개선 이후에도 다른 항목으로 진료가 이동하며 총 진료비가 다시 원상 회복되는 패턴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정 행위만을 규제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보장 범위와 총액을 동시에 관리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제안하면서과잉진료 억제와 보험제도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총액적 관리, 합의금 산정 체계 개선, 장기 치료 관리 강화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한의과 입원에 대한 일당 정액제 △한의과 외래 진료 방문당 정액제 △경증 다빈도 상병에 대한 묶음수가제 도입 △과도한 의료 이용이 발생하는 행위에 대한 지출 총액 제한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과잉진료 유인을 줄이기 위해 합의금 산정 체계도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치료기간이 길수록 향후 치료비가 반영돼 합의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홍 교수는 △상해 등급별 합의금 상한을 설정하는 고정급여형 도입 △치료기간 대신 의사 진단서와 ADL(일상생활 수행능력) 등 객관적 지표를 기반으로 향후 치료비를 산정하는 진단등급 기반 체계로의 전환을 제시했다.아울러 자동차보험 주관 부처가 국토교통부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행 구조도 한계로 지적했다.
국토부 자동차보험은 사고 중심 제도건보와 구조 달라
백선영 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보험과 팀장은 자동차보험이 국토부와 보건복지부의 정책 영역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제도라고 설명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자동차 사고에 초점을 둔 보험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백선영 팀장은 자동차보험은 매우 중요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장관 보고도 자주 이뤄지고, 제도 운영에 대해 세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건복지부로의 이관 주장에 대해서는 구조적 차이를 근거로 선을 그었다.
백 팀장은 건강보험은 본인이 아픈 것을 치료받는 구조지만, 자동차보험은 보험 청구자와 실제 진료를 받는 사람이 다르다며 또 국민이 보험사를 선택하고, 약 20개 보험사가 경쟁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건강보험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자동차보험에는 대인뿐 아니라 대물자차 등 다양한 영역이 함께 포함돼 있어 이를 분리해 관리하기는 어렵다며 사고의 충격 정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운영하는 것이 맞다고도 설명했다.
심평원의 법적 지위와 관련해서도 정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 팀장은 법률에는 전문 심사기관으로 표현돼 있지만 시행령 11조에 따라 그 기관은 심평원으로 명확히 규정돼 있다며 자동차보험 심사기관은 법적으로 이미 지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재원 부담 문제에 대해서도 법률에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보험사와 심평원 간 계약을 통해 일정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은 검토하겠지만, 자동차보험이 건강보험과 동일한 구조는 아니라는 점을 전제로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애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동차보험심사센터장은 현재 구조가 심사조정 기능에 국한돼 있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민간 보험사와의 수수료 계약 방식 개선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김애련 센터장은 의학적 전문성과 중립성이 핵심이지만, 현재는 보험사와의 계약 구조로 운영되다 보니 심사의 독립성에 대한 외부 시각이 존재한다며 건강보험처럼 부담금 형태로 재원을 법제화하고, 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 반영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사위원 인력 확충과 기준 마련 거버넌스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자동차보험 전임 상근 심사위원이 3명에 불과해 전문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심사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전문성이 기준 개정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단절이 있다며 이해충돌 우려로 심평원이 기준 개정 과정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보험에도 적정성 평가를 도입해 의료 서비스 질 향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김 센터장은 사고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신속히 일상으로 복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제도의 목적이라며 의료기관의 환자 경험 평가 등 적정성 평가를 통해 질 관리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제는 환자 보호, 의료 현장의 수용성,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 제도를 한 단계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라며 의학적 근거 기반 기준 정립과 투명한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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