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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한 번의 선택으로 평생 지역의사? "법적으로 귀속 부당"

이정환 기자2026.02.25 16:28
ⓒ의협신문
김창수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의사 면허 취득 후 10년 간 특정 지역 및 기관에 근무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본질적 제한이다.

1819세 입학 단계에서의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의 진로를 법적으로 귀속시키는 것은 부당하다. 자기결정권 침해이다.

장학금 반환이라는 경제적 해결책이 있음에도 면허 취소라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과 의사 면허 박탈 및 재교부 금지는 입법 목적 대비 개인이 감당해야 할 피해가 너무 크다.

2월부터 시행되는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지역의사법)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무엇보다 법에서 정하는 징벌적 성격의 행정조치는 지나치게 과도한 제재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역의사법은 의대 입학 시 선발해 면허 취득 후 지역 복무를 강제화하고(지역의사), 전문의 자격 취득 후에는 지역 근무를 전제로 계약을 체결(의무 복무)하는 복무형과 계약형 두 가지가 있다.

또 이 법은 지역의사를 양성하고 지역보건의료기관 등에 배치지원함으로써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공공보건의료의 질을 향상시켜 국민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입학정원의 일부를 지역 복무 조건으로 선발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입학금 및 수업료를 장학금으로 지급한다.학생은 장학금 수혜의 대가로 10년이라는 장기 복무 의무를 져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복무 의무를 위반하면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강력한 제재 규정도 있다.

결과적으로 국가가 의사 양성과 배치를 법적으로 강제해 정책 목표를 이루겠다는 것이 주요 취지다.

하지만 법안은 목적을 실현하는 데 있어 구조적 모순은 물론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법 시행에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2027학년도 의대정원을 490명 증원하고 20282029학년도 613명, 20302031학년도 813명 등 5년간 연평균 668명 수준으로 단계적 증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정부는 의정갈등 이전 정원을 초과하는 증원분을 비서울권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전형으로 선발하는 운영 방향과, 대학별 증원교육계획 평가를 거쳐 오는 4월최종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안팎에서지역의사제도 설계의 타당성과 현장 수용성을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25일 의협회관 지하 대강당에서 지역의사제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제10차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정책 환경 변화 속에서 지역의사제를 둘러싼 쟁점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지역 의료인력 수급 문제 해결과 지역의료 회복을 위한 정책 과제 및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25일 오후 2시부터 의협회관 지하 대강당에서 지역의사제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제10차 의료정책포럼을 개최했다.ⓒ의협신문

이날 주제발표를 한 김창수 의협 정책이사(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는 먼저 우리나라 지역의료는 ▲수도권 자원 집중 심화 ▲지역 간 의료 격차 발생 ▲지역 필수의료 붕괴 ▲지방 의료기관 약화 등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이어 보건복지부는 지역의사법 제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하지만 실질적 처방인지에 대한 논란이 거센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이사는 지역의사법이 갖고 있는 구조적 모순 및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권 침해 논란(직업의 자유 및 자기결정권 침해)에 대해 지적했다.

김 이사는 면허 취득 후 10년 간 특정 지역기관 근무 강제는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본질적 제한(직업선택의 자유 침해)이며, 1819세 입학 단계에서의 한 번의 선택이 평생의 진로를 법적으로 귀속시키는 것은 부당(자기결정권 침해)하고, 생활의 근거지를 국가가 10년간 지정하는 것은 거주지 선택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헌법 제15조(직업 선택의 자유) 및 제14조(거주 이전의 자유)의 최소침해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했다.

또 장학금 반환이라는 경제적 해결책이 있음에도 면허 취소라는 극단적 수단을 동원(수단의 적절성 상실)하고, 의사 면허 박탈 및 재교부 금지는 입법 목적 대비 개인이 감당해야 할 피해가 너무 크고(직업적 사형 선고), 공익 추구를 위해 사익을 본질적으로 파괴하는 행위(과잉 금지 원칙 위반)는 지나치게 과도한 제재라며 징벌적 성격의 행정조치를 비판했다.

이 밖에 동일한 면허 소지자임에도 입학 전형에 따라 권리를 불평등하게 제한하는 것은 평등권 위배(신분에 따른 차별)이고, 경기인천 등 수도권 내 의료취약지가 행정 구역 기준에 묶여 지원 대상에서 배제(수도권 역차별)되고, 강제 배치된 인력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지역 의사를 실력 부족자로 낙인찍을 우려가 크다면서 정책의 수혜대상과 희생 대상이 행정 편의적으로 분리되어 지역 간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한다고 꼬집었다.

지역의사제의 전공의 수련 한계 등 구조적 한계 및 성공을 위한 선결 조건도 제시했다.

김 이사는 지방 의료원은 증례 부족 및 지도 전문의 부재로 임상 역량 강화의 어려움이 있다면서 강제 배치 인력이라는 인식이 지역 의사를 실력 부족자, 즉 2류 의사로 낙인찍어 주민들이 기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불신으로 인한 서울 쏠림 심화는 지역 의료의 질을 더욱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의료전달체계 개편(의원과 병원 기능을 법적으로 분리하고 엄격한 의뢰-회송 시스템 구축) ▲수가 현실화(장학금을 넘어 필수의료의 가치를 반영한 혁신적 수가 모델 도입) ▲인프라 최첨단화(지방 의료원을 최첨단 장비와 팀 중심 환경을 갖춘 스마트 병원으로 육성) ▲분권 거버넌스(중앙 통제에서 벗어나 지자체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율 관리 체계 확립) 등을 제시했다.

김 이사는 현행 지역의사법은 숫자에만 매몰된 단기적 미봉책으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시스템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면허 취소 조항을 폐지하고 단계적교정적 제재 수단 도입,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중심의 계약형 모델 우선, 의사가 지역에 남아야 할 자부심과 삶의 질을 보장하는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신문
김유일 교수(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두 번째 주제발표를 한 김유일 교수(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대한의학회 정책이사)는 지역의사제도와 관련 우려 사항을 얘기하면서 지역의사제가 제대로 시행되기 위한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지역의사제 정착을 위해서는 각 의료기관별로 부족한 의사 수를 산출해서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적정배치 기준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 환자의 수도권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도권 병상 관리를 해야 하며, 지역의사들이 장기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유인 정책 마련, 공중보건의사 인력 확보 및 유인 정책을 통해 지역의사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최근 의대정원 증원 발표와 맞물려 지역의사 전형이 확대되는 만큼, 현장 수용성과 기본권 침해 논란, 수련문제, 지역 의료기관 역량 등 핵심 쟁점을 정교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 포럼이 사실 기반의 논의를 통해 지역의료 회복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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