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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프랑스, 비대면 진료 도입 이후 결과 분석하니 의외?

안덕선 원장(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고려대 의대 명예교수)2026.02.24 12:18
안덕선 원장(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안덕선 원장(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프랑스는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일어나기 전, 몇 년간의 숙의 과정과 함께 프랑스 면허기구의 연구와 심도 있는 조사를 통해 비대면 진료(Telemedicine)를 도입해 전국 규모로 시행했다.

그러나 높은 이용률을 예상했던 기대와는 달리 실제 비대면 진료 이용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팬데믹을 맞아 비대면 진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전 과거보다는 이용률이 증가하고, 프랑스에서 하나의 의료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지난 2020년 연간 비대면 진료 건수는 총 1350만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4년이 지난 지금 그 이용률은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안정화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일반의학 개원 의사들이 540만건의 비대면 진료를 시행했는데, 이는 전체 진료의 2.2%에 불과한 수치다. 2년 전인 2021년에는 총 940만건으로 전체 3.7%를 차지한 바 있다.

비대면 진료 정책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기대는 심각한 의료사막지대에 거주하는 약 600만명의 지역 주민에 대한 진료 접근성 향상이었는데, 최근 프랑스 보건사회 연구평가통계국(DREES)이 내놓은 공식 발표를 보면, 나이가 젊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또는 거주 지역의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원격 진료를 더 많이 선호하며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비대면 진료는 프랑스 정부의 본래 기대와는 달리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계층이나 가장 불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유익하지 않고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검증 안 된 정책 도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 정부 기대와는 달리 젊고 고학력에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비대면 진료 선호
프랑스의 DREES의 세부적인 분석에 따르면, 젊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도시와 같은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비대면 진료를 선호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4년에는 45세 미만 이용자의 약 4분의 1이 연간 최소 한 번 이상 비대면 진료를 활용한 반면, 60세 이상은 45세 미만 연령층의 4분의 1 수준인 6%에 불과했다.

4559세 연령층에서는 그 비율이 다소 높은 14%대였다. 통계에서 보여주듯 인터넷에 친숙한 속칭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이 훨씬 더 비대면 진료를 선호하는 패턴임을 알 수 있다.

거주 지역에 따라 이러한 격차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30세 미만 인구 중 대도시 거주자의 약 28%, 교외 거주자의 24%가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16%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대도시 거주자의 21%가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반면에 중소 도시에서는 약 12%, 농촌 지역(도시 근교 포함)은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류됐다.

교육 수준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는데, 고등교육 졸업자의 20% 이상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단순 직업 자격증 소지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교육 수준과 디지털 기술 외에도 생활 수준 또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득 상위 20% 가구 중 약 19%가 지난 12개월 동안 비대면 진료를 이용했고, 소득 하위 20% 가구에서는 14%만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건강 상태가 양호한 사람들이 비대면 진료를 가장 자주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건강 상태에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17%가 1년 동안 최소 한 번 이상 비대면 진료 상담을 받았으며, 보통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은 14%, 불만족스러운 사람들은 약 10%만이 비대면 진료를 이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은 사실을 통해 비대면 진료가, 특히 의료 접근성이 제한적인 지역에서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자주 제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역설적인 정책 현상이고 결과임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프랑스 국민의 약 73%는 비대면 진료가 부족한 지역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의료 서비스가 가장 잘 갖춰진 지역과 디지털 기술에 가장 익숙한 사람들이 가장 편하고 큰 혜택을 가져가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일반의가 부족한 지역의 주민들은 지난 12개월 동안 비대면 진료를 17% 정도 이용했는데, 이는 의료 서비스가 평균(14%) 또는 양호한(15%) 지역의 주민들보다 약간 더 높은 수치로서 어느 정도 비대면 진료의 긍정적인 면도 보여준다.

그럼에도 비대면 진료가 의료 사각지대를 완벽히 해결할 무기는 절대로 아님을 알아야 한다. 프랑스보다 먼저 비대면 진료를 도입한 스웨덴의 보고서에서도 비대면 진료를 선호한 것은 도시 거주 특히 소아 환자에 대한 진료였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비대면 진료가 저조한 이유는 노인들은 대부분 대면 진료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비대면 진료를 선택하는 경우는 과도하게 긴 대기 시간에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진료라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비대면 진료 환자 중 43%는 병원 방문 예약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없어서 비대면 진료를 선택했다고 응답했다. 그 뒤를 이어 긴급 진료의 필요성(33%), 처방전 갱신 또는 진단서 발급 요청(20%) 등이 비대면 진료를 선택한 이유로 꼽혔다.

■ 우리나라 비대면 진료 등 급여화 방향 의료의 질과는 동떨어진 선심성 정책 퍼포먼스
30세 미만의 젊은 층 가운데 약 17%는 진료가 필요할 때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비대면 진료를 찾아 이용했고, 이 중에서 학생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까지 치솟는다.

프랑스에서는 대면 진료가 여전히 선호하는 정통 진료방식이다. 비대면 진료를 받지 않은 사람 중 약 70%가 의사를 직접 만나는 것을 우선시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선호도는 6074세 연령층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나는데, 이들 중 약 4분의 3이 대면 진료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프랑스인의 80% 이상은 비대면 진료가 환자와 의사 간의 관계를 비인간화한다고 생각하며, 60% 이상은 데이터 유출 위험이 증가할 것을 우려했다.

반면에, 약 46%는 모든 의사와의 비대면 진료에 찬성하는 입장임을 알렸다. 독일은 프랑스보다 비대면 진료 이용률이 더욱 낮아 전체의 1%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진료 대기기간이 매우 긴 영국의 경우 비대면 진료 이용률은 전체 진료 건수의 30%대로 주로 전화나 화상 상담이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스웨덴도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약 25%가 비대면 진료를 시행했다고 한다.

유럽 내에서도 나라별 사회, 경제, 문화적, 그리고 제도적 차이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차지하는 역할의 편차가 매우 심해 보인다.

그럼에도 젊을수록, 교육과 소득이 높을수록 그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추측은 얼마든 가능해 보인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처럼 진료 대기기간에 대한 뚜렷한 자료도 없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자유 선택과 이동이 얼마든지 가능하며, 국토 면적도 상대적으로 좁아 비대면 진료의 이용은 매우 특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에서 비대면 진료는 그냥 단순히 진료 시간과 이동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목적이 큰 경우가 많다.

특히 비만이나 탈모 등의 간단한 진료가 비대면 진료 실적에서 대부분이라는 것을 보면 과연 우리나라에서 비대면 진료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정부가 추구하려는 비대면 진료 활성화는 과연 무엇인지 매우 궁금하다.

현 정부의 의료 공공화 정책과 탈모제 급여화 추진, 그리고 비대면 진료는 높은 교육 수준과 디지털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아마도 기막힌 정책적 케미와 궁합을 보여주며 의료 소비를 더욱 부추기는 편리성을 제공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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