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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사용기한 지난 한약 처방한 한의사 면허정지 판결

송성철 기자2026.02.23 15:31
한방 연조엑스의 사용기한은 일반적으로 제조일로부터 36개월(3년)이다. 박스 겉면이나 개별 포장(스틱·파우치) 뒷면 및 하단에 사용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의협신문
한방 연조엑스의 사용기한은 일반적으로 제조일로부터 36개월(3년)이다. 박스 겉면이나 개별 포장(스틱파우치) 뒷면 및 하단에 사용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의협신문

사용기한이 지난 한방 의약품을 환자에게 처방한 한의사가 보건복지부의 면허 자격정지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결국 패소했다. 법원은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고도의 직업윤리와 환자의 신뢰를 고려할 때, 자격정지는 정당한 집행이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한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한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 판결은 원고 측이 상고하지 않아 최종 확정됐다.

사건은 지난 2022년 11월 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동대문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던 A씨는 내원한 환자에게 OOOOOO탕연조엑스를 처방했다. 문제는 해당 약제의 사용기한이 2022년 10월 7일까지로, 처방 당시 이미 3년 사용기한을 한 달 넘게 지난 상태였다는 점이다. 이를 발견한 환자는 즉시 관할 보건소에 신고했다.

현장 점검에 나선 동대문구보건소는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시정명령을 내리는 한편, 보건복지부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의료법상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하고, 행정처분 규칙에 따라 A씨에게 3개월의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재판부는 의료인의 주의의무 위반은 인정되지만, 고의성이 없고 환자에게 실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3개월의 정지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과도한 처분이라며 선행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보건복지부는 법원 판결에 승복, 그대로 확정됐다.

보건복지부는 법원의 판결 취지를 수용, 처분 수위를 절반으로 낮춰 A씨에게 1개월 15일의 자격정지 재처분을 통보했다. 하지만 A씨는 단순 부주의에 의한 경미한 행위일 뿐인데, 감경된 처분 역시 여전히 비도덕적 의료행위로 몰아세우는 것은 부당하다며 다시 한번 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사용기한을 넘은 한약을 처방한 행위가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한의사가 유효기한 또는 사용기한을 경과한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장 기본적으로 준수할 것이 기대되는 한의사의 도덕성과 직업윤리에 반하는 행위라면서 해당 의약품을 이용하는 사람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의사의 지도에 따라 안전한 범위 내에서 의약품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현저히 배신하여 고도의 전문성과 직업윤리에 의해 뒷받침되는 한의사의 직업적 위신을 크게 실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약제의 특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의약품의 사용기한은 제조일로부터 무려 36개월(3년)에 달한다며 처방 당시 이미 제조 후 3년이 넘은 약제를 교부했다는 것은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 행위로, 그 비난 가능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A한의사는 약사법상 유사 위반 행위와 비교했을 때 처분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료인과 약사는 면허 제도의 취지와 업무 특성이 다르다며 직접 처방과 사용을 담당하는 한의사에게는 약사보다 더 엄격한 주의의무가 요구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재량권을 일탈했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보건복지부가 이미 이전 판결의 취지를 반영해 처분 기간을 절반으로 감경했으므로,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감경 사유를 무시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의료인의 업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므로 의료법 위반 행위는 엄격히 규제해야 할 공익적 필요가 매우 크다며 자격정지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될 경제적 손실보다 의료 질서 확립과 국민 건강 보호라는 공익적 가치가 훨씬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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