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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전공의 환경 개선하려면? "수련병원 50개로 확 줄여야"

홍완기 기자2026.02.22 18:21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공의 건강권 확보 빛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전국전공의노조,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공동주최)' 전경 ⓒ의협신문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공의 건강권 확보 빛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전국전공의노조,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공동주최) 전경 ⓒ의협신문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과 함께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선 120여개에 달하는 수련병원을 5060개 수준으로 통폐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수련 병원 평가를 통해 교육의 질이 낮다고 판단되는 병원에 대해선 전공의 배정 인원을 회수하는 등의 과감한 조치 역시 수반돼야 한다고 짚었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전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전공의 건강권 확보 빛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 토론회(전국전공의노조,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공동주최)에서 현재의 수련 체계가 교육보다는 입원 환자 진료를 위한 노동력 확보에 치중돼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현재 128개에 달하는 수련병원이 전공의 정원을 조금씩 쪼개어 보유하고 있는 구조로는 제대로 된 역량 중심 교육이 불가능하다며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련병원을 전국적으로 50~60개 정도로 확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전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 ⓒ의협신문
김대중 아주의대 교수(전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 ⓒ의협신문

내과를 예로 들며 9~11개 분과가 각자 전공의를 데리고 환자를 보는 방식으로는 통합적 판단 능력을 기르기 어렵다며 한 병동에서 다양한 문제를 가진 환자를 함께 보며 케이스를 해결하는 과정이 수련의 핵심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입원전담전문의(호스피탈리스트)가 병동에 상주하며 교육을 담당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도 함께 내놨다.

김 교수는내 분과 환자만 본다는 개념을 버리고, 병동 중심으로 교육 체계를 재설계해야 한다며 전문의가 병동에서 전공의를 직접 지도할 때 종합적 역량이 길러진다고 말했다.

최근 개정시행된 전공의법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특히 연속 근무시간을 24시간으로 제한하고 응급 상황에만 4시간 추가를 허용한 현행 규정에 대해 응급상황만큼 중요한 것이 회진과 인수인계라며 교육 목적의 연속성 확보도 일정 부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 적용 이후, 수련시간이 단축되는 전공의들의 경우 수련 기간을 추가로 연장해 최소한의 수련시간을 확보하는 제도적인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전공의 측의 시각은 달랐다.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최대 연속 근무시간의 예외에 교육의 목적을 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제는 전공의 신분에서 벗어나, 교수님들의 입장에 더 가까운 입장이 됐다면서도 전공의법에서 24시간에 응급상황에만 4시간을 추가한 것은 근본적으로 근무시간 자체를 줄이려는 몸부림으로 봐야 한다.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당직을 최소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전공의 80%가 만성 과로국가 책임으로, 병원 구속력 낮춰야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위원장 ⓒ의협신문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위원장 ⓒ의협신문

실제 현장의 근무 실태는 여전히 열악했다.

유청준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위원장이 토론회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1013명 중 80.3%가 주 64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었고, 27.8%는 주 8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5.5%는 법정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했고, 77.2%는 근무로 인한 건강 악화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절반 이상은 과로가 환자 안전에 영향을 미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유 위원장은 전공의가 지치면 결국 환자 안전이 흔들린다며 ▲주 60시간 상한 도입 ▲근로시간 위반 시 처벌 규정 신설 ▲전자출퇴근EMR 기반 근무기록 의무화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 ▲적정 환자 수 가이드라인 마련 ▲수련 국가책임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수련의 질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전공의 수련이 ▲역량 중심 교육과정 ▲공정한 평가 체계 ▲지도전문의 역량 ▲기관 인프라라는 네 축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범 이사는 단순히 시간을 채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성과 기반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근무시간 단축은 수련기간과 평가체계 개편을 병행하지 않으면 공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도전문의 교육 역량 강화와 국가 재정 지원 역시 필수라고 덧붙였다.

고범석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부회장은 최소한의 수면 보장은 필요하다면서도 대체 인력 없이 시간을 줄이면 업무가 교수와 펠로우에게 전가돼 또 다른 번아웃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복적인 행정 업무를 줄이기 위한 AI 기반 EMR 도입 등 구조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신동호 대한병원의학회장은 입원전담전문의 중심의 팀 진료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전문의 중심 병원은 전공의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가 수련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전문의 확충과 팀 기반 진료 체계 정착을 강조했다.

김새롬 인제의대 교수는 정책은 합리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전공의 노동시간 단축은 사용자 부담 증가와 지역의료 공백 우려로 정치적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면서 정책 결정의 현실을 짚었다.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의협신문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의협신문

정부는 수련 프로그램 자체의 질 관리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이제는 단순히 병원에 머무는 시간을 체크하는 수준을 넘어, 역량 중심 평가로 수련 체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의 독립성 강화와 지도전문의 인센티브 확대를 검토 중이며, 미국식 수련 모델(ACGME)을 참고해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전공의는 피교육자와 근로자라는 이중적 지위 속에서 저비용 고효율 노동력으로 활용돼 왔다며 수련이라는 이름으로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방치된 구조를 바꿔야 한다. 의대 정원 확대 역시 교육 현장의 수용 가능성과 연계해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도 축사를 통해전공의는 소모품이 아니다. 최소한의 생존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수련 환경 개선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연속 수련시간을 24시간으로 줄이는 법안 통과에 이어, 주 80시간 상한 단축도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적극 검토하겠다며 입법적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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