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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비응급 환자, 내원 당일 수술 '하지마' 판결

송성철 기자2026.02.12 17:08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의 기술적 과실로 인한 신경 손상도 인정,  일실수입·치료비·위자료를 합쳐 약 4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A씨가 과거에 척추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의 기술적 과실로 인한 신경 손상도 인정, 일실수입치료비위자료를 합쳐 약 4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A씨가 과거에 척추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충분히 숙고할 시간을 주지 않은 채 내원 당일 비응급 환자를 수술했다가 후유증을 남긴 병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환자 A씨가 B병원 운영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47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허리 통증으로 내원 당일 추간판 절제술신경 손상 발생
A씨는 지난 2020년 12월, 허리 통증으로 B병원을 찾았다. B병원 의료진은 내원 6시간 만에 내시경적 추간판절제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수술 직후 A씨는 발목과 엄지발가락에 마비 증상을 느꼈고, 검사 결과 요추 신경근 손상으로 인한 영구적인 근력 저하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병원 측이 보존적 치료를 시도하지 않고 성급하게 수술을 결정했으며, 수술 과정에서도 과실이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의 기술적 과실로 신경을 손상시켰다며 일실수입치료비위자료를 합쳐 약 4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A씨가 과거에 척추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병원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6시간 만에 수술...숙고할시간 안 줘 자기선택권 침해
재판부는 먼저 병원의 수술법 선택 자체에는 과실이 없다고 봤다.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보존적 치료 대신 수술을 택한 것은 합리적 재량 범위 내에 있다는 취지다.

그러나 설명의무에 관해서는 엄중하게 판단했다. 의료행위가 의학적으로 타당하더라도, 환자에게 충분한 숙고 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당일 수술은 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재판부는 설명의무는 환자가 수술 여부를 결정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사가 환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설명을 마친 뒤 곧바로 수술로 나아갔다면, 이는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시 A씨의 상태가 응급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위급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약 6시간 만에 전신마취 수술을 진행한 것은 환자가 가족과 상의하거나 수술의 위험성을 숙고할 시간적 여유를 뺏은 것이라며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응급 아니라면 충분히 고민할 시간 줘야설명의무 강조
앞서 대법원(2022년 1월 27일 선고 2021다265010 판결)은 응급 상황이 아닌 목 부위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수술, 사지마비가 발생한 사건에서 수술상 과실인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설명의무 위반(자기결정권 침해)을 들어 위자료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수술동의서 작성 직후 수술실로 이동해 수술한 것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수술동의서에 상세하게 설명하고 자필 서명을 받았더라도, 설명 직후 곧바로 수술했다면 환자의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응급상황이 아니라면 수술의 위험성과 대안을 스스로 숙고하고, 필요하다면 가족 등 주변 사람과 상의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C대학병원 법무팀 관계자는 진료기록부나 수술동의서에 수술이 지연될 경우 예후가 악화될 수 있는 점,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학적 판단, 환자 및 보호자와의 충분한 설명상담 및 숙려 기회 부여 사실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면서이는 의료진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설명의무를 다했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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