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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심평의학' 제동 "의학적 타당성 우선해야"

송성철 기자2026.02.02 12:38
서울행정법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비 감액 처분이 '의학적 타당성'을 간과한 위법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의협신문
서울행정법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비 감액 처분이 의학적 타당성을 간과한 위법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의협신문

의학적 타당성을 갖춰 진료했음에도 불분명한 급여 기준을 내세워 요양급여비용을 삭감(감액)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4부는 최근 A대학병원이 심평원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비용 조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월 29일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다발성 캐슬만병 환자 B씨의 치료 과정에서 발생했다. B씨는 2011년 캐슬만병 확진 후 A대학병원에서 실툭시맙 성분의 항암제를 투여받았다. 2013년 완전관해(CR)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 의료진은 이후에도 환자의 전신 상태를 고려해 주기적인 혈액검사(CRP 등)와 약 1년 간격(2017년 9월 19일 및 2018년 10월 1일)으로 전신CT 검사를 시행하며 안정적으로 병세를 관리했다.

문제는 2018년 2월 13일 해당 약제의 보험급여를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불거졌다. 심평원은 항암요법 일반원칙에 따라 항암제는 23개월마다 영상검사(CT 또는 PET-CT)로 반응평가를 한 후 투여해야 하는데, 추가 영상검사 없이 약제를 투여했다며 2018년 69월까지 투여분 총 1275만 2103원을 삭감(감액조정) 처분했다.

A대학병원은 의학적 원칙에 따라 치료했고, 환자의 상태가 호전됐음에도 요양급여비를 감액조정 처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의신청과 건강보험분쟁조정위원회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모두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대학병원은 CT 촬영을 통한 영상학적 반응평가를 3개월마다 시행하지는 않았지만, CRP 검사를 통해 약제의 반응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한만큼 요양급여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심평원의 처분이 의학적 타당성을 간과한 위법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공고 중 일반원칙에서 다발성 캐슬만병의 반응평가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고, 주요 암종별 항암요법에도 약제의 반응평가 방법 등에 관한 내용이 따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서 다발성 캐슬만병의 반응평가를 반드시 CT 등의 영상학적 방법으로만 한정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대학병원이 다발성 캐슬만병 진단기준의 하나인 CRP 검사를 통해 약제 투여 후 질병의 진행 정도 등을 확인하며 투여한 것은, 건강보험 요양급여 규칙에서 규정된 것처럼 환자의 심신상태 등을 고려할 때 진료의 필요성이 인정되어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의학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안에서 최적의 방법으로 요양급여를 실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심평원이 2023년 해당 기준을 환자 상태에 따라 최대 반응을 보인 이후에는 612개월 간격으로 영상검사를 할 수 있다로 개정한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심평원 주장처럼 이 사건 세부사항 공고를 반드시 23개월마다 영상학적 반응평가를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해석하면 규정 자체가 오히려 의학적으로 불필요한 사항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것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이처럼 사후적으로 과도한 기준이라고 확인된 규정을 당시에 준수하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진료의 필요성, 의학적 타당성 등을 모두 갖춘 요양급여를 기준 위반으로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심평원은 1심 판결에 불복, 서울고등법원 항소심을 통해 다시 한 번 법적인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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