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실행 동력 없는 3무(無) 정책"
정부가 응급실 미수용 문제(응급실 뺑뺑이)를 해소하겠다며 호남지역을 대상으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자 대한응급의학의사회가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이번 시범사업은 응급실 환자 수용 역량 강화에 대한 고민 없이 어떻게 하면 병원에 빨리 환자를 밀어넣을 것인가에만 매몰되어 있는 응급실 던지기에 불과하다는 이유 때문.
정부는 응급실 뺑뺑이를 해소하겠다는 명분 아래 국무총리 산하 범부처 응급의료체계개선 TFT를 구성했다.
그러나 근본 원인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나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는커녕, 오히려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을 동원해 현장 준비가 전무한 응급이송 시범사업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정부(보건복지부, 소방청 공동 주관)는 최근 광주광역시, 전북특별자치도, 전라남도를 대상으로 2월말부터 5월까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내 적정병원으로의 신속 이송 및 효율적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안)은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신속하고 적정하게 이송 ▲안정화 처치 이후 최종치료 가능 기관으로 전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며, 구급대의 수 차례 수용 문의 없이, 중증도별로 적정병원으로 신속하게 환자가 이송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3일 입장문을 통해 보건복지부는 현장과 괴리된 졸속 행정인 호남지역 응급이송 시범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현장의 실상과 동떨어진 이러한 불통 행정과 준비되지 않은 시범사업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장 실무를 도외시한 급진적인 정책 강행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응급의료 현장을 극심한 혼란에 빠뜨리고, 결국 응급의료 체계 전체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 명백하다고 우려했다.
지난주 호남지역 응급의료 현장에 갑작스럽게 통보된 이른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 계획안은 ▲실행 동력이 없는 3무(無) 계획 ▲사업의 목적과 배경 불투명 ▲책임만 강요하는 무책임한 행정 등 치명적 결함도 짚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재정적 뒷받침(예산)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준비), 그리고 현장 의료진과의 사전 협의가 전무한 부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왜 호남지역인지, 왜 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둔 민감한 시점인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없는 불투명한 사업이며, 무엇보다 현장의 응급의료진을 법적제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조차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환자를 적정한 치료 대책 없이 응급실에 진입시키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위험의 방치라고도 했다.
정책을 현장에 강요할수록 과도한 업무 부담을 지고 있는 의료진의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더 많은 응급실 미수용 사례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것.
응급의학의사회는 우리는 병원에서 어떻게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가를 논의하고자 하나, 정부와 소방청은 오로지 어떻게 환자를 병원에 빨리 밀어넣을 것인가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결국 의료 기관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응급실 던지기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이러한 보여주기식 성과를 얻을지 모르나, 그 대가는 환자와 의료진을 위험에 빠뜨리는 응급의료 체계의 파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현장의 의료진을 대변해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는 무책임한 이송체계 시범사업을 즉각 철회하라고 분명한 뜻을 전했다.
이어 진정으로 시범사업이 필요하다면 현장과 충분히 논의하고 제도적법적재정적 기틀을 갖춘 뒤 시행돼야 한다면서 만약 현장의 목소리를 묵살한 채 강행된다면, 우리 회원들은 시범사업 참여 거부는 물론 광역상황실 근무 거부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포함한 실력 행사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정치적 득실이나 전시성 홍보 성과가 응급의료라는 생명의 가치보다 앞설 수 없다는 것도 분명히 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응급의료는 결코 선거를 앞둔 실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응급실 미수용 문제는 응급실의 수용 역량이 강화될 때에만 해결될 수 있으며, 그 수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주체는 현장에서 환자의 생명을 직접 책임지는 응급의학 전문의들이라고 밝혔다.
또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닌, 지속 가능한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위한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한다면서 정부는 현장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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