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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실력 있는 의사 되고자 했는데…불가능한 교육 상황에 비관"

이정환 기자2026.01.27 14:38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과 한국의학교육학회가 1월 27일 의협회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진행한 의과대학 증원과 의학교육의 문제 II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의협신문

# 충북의대 24학번 학생 A
실력 있는 의사가 되어 지역의료에 봉사하고자 하는 계획으로 입학했는데,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했습니다. 유급안 당하고 적당히 졸업해서미국 가는 게 인생 목표가 되었습니다. 전례 없는 배타적인 상황에 놓인 24, 25학번이라는 이유로 대량 유급이라는 심적으로 극한의 스트레스를 견디며 본과 4년을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수련은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 충북의대 24학번 학생 B
입학 당시 50명과 함께 공부하며 병원수련도 받고 전문의가 되는 꿈을 꾸었습니다. 25학번 학생들 개개인에 대한 감정이 안 좋은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해부학실습이나 인턴, 전공의 수련을 거치며 지금보다 증원과 더블링으로 인해피해가 커질 것이고, 지금보다 함께 지내는 데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에도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을 생각하면 제가 과연 졸업을 할 수 있을지의문도 듭니다.

# 충북의대 25학번 의예과 1학년 A
입학 전에 선배들이 25학번을 차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대놓고 하는 차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분명 암묵적인 차별, 때로는 명시적인 차별도 존재했고 이후 성적이 정말 중요한 본과 때, 평가가 중요한 수련과정에서 차별을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계속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유급을 일부러 하지는 않을 거라고하지만 24, 25학번이 동시에 졸업하고 수련을 받는데 따른 인원 과잉에 관한 계획이없다보니유급 말고 다른 대처 방안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으로 유급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 충북의대 25학번 의예과 1학년 B
입학하기 전에 증원된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이 존재하지 않는다.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할수 있다.본과에 진급해서 수업을 들을 때 해부학 실습실이 부족해피해를 볼 수 있다 등등교육의 질에 대한 걱정이 많았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며 보니 아직 24, 25학번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강의실이 의과대학에 없어 타 단과대 강의실에서 전공 수업을 받는 불편함을 겪었습니다. 본과에 진급했을 때 교육 여건을 어떻게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을안내하지 않아 불안한 심정입니다. 이러한 부분에서는 여전히 미결상태라고 봅니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휴학을 하고, 지난해 하반기 다시 학교로 돌아온 24학번과, 이들과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하는 25학번 의대생들의 고백이다.

현재 대부분 의과대학에서는 24학번과 25학번이 함께 수업을 듣는 상황(더블링)이 벌어지고 있다.

의대교수협은 현재 전국 의과대학은 24, 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유례없는 더블링 사태로 신음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대부분 대학은 평년의 두 세배, 일부 대학은 평년의 4배 이상의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고, 이들이 본과에 진입하는 2027년부터는 해부학 실습조차 불가능한 교육불능 상태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하고있다.

특히 이 학생들이 본과 3학년에 진입하는 2029학년도에는 환자를 직접 보지 못한 채 참관 위주의 실습만이 가능 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면서 충분한 병상과 교육 인프라 없이 급조된 의대정원 확대 정책은 결국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는 비극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즉, 현 정부도 의대정원을 증원하기보다는 의학교육이 붕괴할수도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

실제로 더블링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은 교육 질 저하와 학교 졸업 후 전공의 수련까지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의협신문
채희복 충북의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의협신문

채희복 교수(충북의대)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과 한국의학교육학회가 27일 의협회관에서 진행한 의과대학 증원과 의학교육의 문제 II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의예과 1학년(24학번, 25학번)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를 발표하며 의학교육의 위기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 예과학생들은 200여 명 가까이 함께 수업을 듣다 보니교육의 질을 우려했고, 본과 수업과졸업 후 전공의 수련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에 관한 걱정이 컸다.

일부 학생은 유급을당하지 않고 적당히 졸업해서 외국으로 가는 게 목표라거나, 졸업을 해도 어차피 수련은 불가능하다는 부정적인 생각도 컸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입학정원 증원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의학교육 여건과 교육과정 운영의 현실에 대한 우려가 현장과 전문가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또 전문가들은 의학교육의 질 저하는 향후 의료인력 역량과 환자안전, 나아가 의료체계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원 논의와 함께 교육의 수용역량 및 질 관리 방안을 심도 있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꾸준히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윤석열 정부에 이어 현 이재명 정부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의대정원을 증원하려고 속도를 붙이고 있어 의학교육계, 의대생, 그리고 전 의료계가 의학교육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는 의학교육 현장의 실태를 진단하고, 교육여건교육과정임상실습 등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한국 의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해법을 모색했다.

세미나에서 의학교육 현장의 상황과 문제를 주제로 발표한 채희복 교수는 충북의대는 입학정원이 기존 49명에서 300명으로 증원되는 것으로 발표되자, 24학번 학생들은 휴학을 하는 등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증원에 반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학은 교원확보를 비롯해 증원 규모에 맞춰 건물을 신축하고, 실험실습 기자재비 등을 집행할 계획을 밝혔지만, 건축비와 기자재비의 집행이 모두 보류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수 백 명의 학생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강의실조차 없는 상황인데, 24학번과 25학번 학생들이 의예과 1학년 수업을 함께 듣다 보니 질 높은 교육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학생들이 직접느끼는 현실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희복 교수는 의대 첨단강의실의 의자가 수강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민원이 있어예과 2학년 강의실을 확장하고 내부에 의자를 증설해 100석에서 176석으로 확장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데, 올해 2월 말 완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해부학 실습은 현재 10개 table을 17개로 확장해한 table 당 10명의 학생이 실습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올해 8월 말까지 완공 예정이라고 알렸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채희복 교수는 용산의 지시대로 영혼 없이 실행한 보건복지부 실무자들도 책임이 있다면서 내란 세력을 단죄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지만, 1년 반 동안 방송에 나와서 의사를 악마화하고 대한민국 의료 붕괴와 혼란을 야기한 당시 보건복지부 차관과과장 등은 문책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정책 실패에 관한 책임은 24, 25학번 학생과 대학이 떠 맡았고, 전공의 부재로 인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붕괴로 인한 피해는 응급환자, 현장에 남은 대학교수가 땜빵을 했다면서 당시 정부와 정치권력이 정책 실패로 인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을 비판했다.

한편, 패널토의에서는 의학교육 현장의 실태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을 공유하고, 교육여건교육과정임상실습 등의 문제를집중 제기했다.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의대정원 증원 논의는 국민 건강과 환자안전에 직결되는 의학교육의 질 확보 대책과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라며 오늘 세미나가 교육현장의 현실을 바탕으로 사실 기반의 논의와 실효성 있는 개선 대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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