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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치매 치료 새 전략…성분 그대로, 분자 배치만 바꾼다

이영재 기자2026.01.22 08:57

국내 연구진이 치매를 치료하는 약물 후보 성분(분자)의 구조 배치만 바꿔 알츠하이머병 악화의 여러 원인을 한 번에 조절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기존 알츠하이머병(치매) 치료법은 아밀로이드 베타나 활성 산소종 등 한 가지 원인만 겨냥해 왔지만, 여러 원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임미희 KAIST 교수(화학과), 김민근 전남대 교수(화학과), 이철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국가바이오인프라사업본부), 김경심 박사(실험동물자원센터) 공동 연구팀은 같은 분자라도 구조의 배치 차이(위치 이성질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에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IF 15.7) 1월 14일자 Issue 1호에 게재됐다. 논문제목은 Positional Isomerism Tunes Molecular Reactivities and Mechanisms toward Pathological Targets in Dementia.

연구팀은 사람의 치매 유전자를 지닌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APP/PS1)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해당 화합물이 실제 생체 내에서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알츠하이머병은 하나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뇌에 쌓이는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 이온, 활성 산소종 등 여러 물질이 서로 영향을 주며 병을 악화시킨다. 특히 금속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와 결합해 독성을 키우고, 이 과정에서 활성 산소종 생성이 증가해 뇌 신경 세포 손상이 더욱 심해진다. 알츠하이머병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는 여러 발병 원인을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 소분자 화합물의 위치 이성질체에 따른 알츠하이머병의 다중 발병 기전에 대한 차별적 반응성 및 메커니즘.
■ 소분자 화합물의 위치 이성질체에 따른 알츠하이머병의 다중 발병 기전에 대한 차별적 반응성 및 메커니즘.

연구팀이 주목한 개념은 위치 이성질체로 같은 재료로 만든 분자라도 붙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분자의 위치가 달라지자 활성 산소에 반응하는 정도나 아밀로이드 베타 및 금속과 결합하는 성질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연구진은 이런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가 조금씩 다른 세 가지 분자를 비교 분석했고, 그 결과 아주 미세한 구조 차이만으로도 활성 산소를 줄이는 능력, 아밀로이드 베타와의 결합 방식, 금속과의 상호작용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즉, 분자의 배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들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시에 조절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특히 알츠하이머 마우스 모델 실험에서는 특정 구조를 가진 화합물이 활성 산소종, 아밀로이드 베타, 금속-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를 한 번에 조절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 화합물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 해마 부위의 신경 세포 손상을 줄이고, 아밀로이드 플라크 축적을 감소시켜, 저하됐던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

임미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분자의 구성 성분을 바꾸지 않고도 구조의 배치만 조절해 여러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에 동시에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면서 알츠하이머병처럼 원인이 복잡하게 얽힌 질환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 치료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화학과 나찬주이지민 석박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 및 KRIBB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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