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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수급 정책, 법 위반 논란 "분석은 2027년, 정책은 지금?"

홍완기 기자2026.01.20 12:12
보건의료기본법 제23조의2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의협신문
보건의료기본법 제23조의2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의협신문

정부가 의사 인력 수급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의대 정원을 포함한 향후 5년간 의사 양성 규모를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이러한 정책 결정이 보건의료기본법에 명시된 절차를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당 법에 따라 지역의사제 등 정책 추진 역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함께다.

비판에서 인용된 법은 보건의료기본법 제23조의2다.

해당 법에 따르면, 국가 단위 의사 인력 수급추계를 심의할 경우, 지역 단위 및 전문과목진료과목별 수급추계를 함께 분석하고 그 결과를 반영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는 지역 단위 및 전문과목진료과목별 수급추계를 분석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해당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전국 단위의 의사 인력 수급 추계를 하는 것은 법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경태 성남시의사회장은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수급추계의 과학성과 합리성을 판단하기 위한 최소한의 절차 요건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계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단계적 시행 구조에 따라 현 시점에서는 국가 단위 총량 추계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지역 단위 및 전문과목진료과목별 의사 인력 수급추계가 보건의료기본법 부칙에 따라 2027년 1월 1일 이후 시행 사항으로 규정돼 있는 만큼, 그 이전에 이뤄진 국가 단위 수급추계와 이를 토대로 한 의대정원 결정에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료계는 시행 시점 유예와 분석 의무 면제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설명은 해당 문제를 단순한 시행 시점 문제로 축소한 형식적 법 해석에 불과하며, 법이 요구한 정책 결정의 절차와 순서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한다.

김경태 회장은 해당 조항은 단순한 행정 편의적 선택이 아니라, 수급추계의 과학성과 합리성을 담보하기 위한 핵심 절차 규정이라며 의사 인력 정책은 총량 수치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며, 지역별전문과목별 인력 구조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이 입법자의 분명한 의사라고 강조했다.

보건의료기본법 부칙에서 2027년을 시행 시점으로 정한 취지에 대해서도 의료계는 보건복지부와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해당 규정은 관련 제도를 전면적이고 정형화된 방식으로 운영할 기준 시점을 설정한 것일 뿐, 그 이전 시기에는 법이 요구한 분석을 생략해도 된다는 의미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의협신문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의협신문

김 회장은 오히려 이 유예 규정은 정부 스스로 현재의 수급추계가 아직 법이 요구하는 수준의 분석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전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정부가 지역전문과목별 수급추계는 2027년 이후에 제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히는 것 자체가, 지금 진행 중인 의대 정원 확대가 불완전한 수급추계에 기반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도 꼬집었다.

과학적 근거에 기초해야 할 국가 인력 정책으로서 스스로 정당성을 훼손하는 논리라는 지적이다.

논란은 지역의사제, 지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제도 등 지역 단위 수급추계 결과를 전제로 설계돼야 할 정책들이 선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법적으로는 아직 유예된 상태인 지역 단위 수급추계를 나중에 시행하겠다고 하면서, 그 결과를 전제로 해야 할 제도는 지금 도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법에서 하도록 명시한 분석은 뒤로 미루면서, 그 분석 결과를 전제로 해야 할 정책 수단만 앞서 추진하는 구조는 법이 예정한 단계적 시행 체계와 조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원칙적으로는 2027년 이후 법이 요구한 절차를 충실히 이행하고, 실제 지역 단위 및 전문과목진료과목별 수급추계 결과가 축적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의대정원 조정이나 지역의사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계는 이번 논쟁의 본질이 단순한 시행 시점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법이 요구한 분석을 수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 정원과 지역 의료 인력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그리고 이를 과학적합리적인 국가 정책이라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정부가 정말 법대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려면, 부칙 조항을 앞세운 형식적 해석이 아니라 법이 요구한 분석 절차와 정책 결정의 순서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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