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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class='label radius small' style='background-color:#f96900'>특집</span>'의사 추계' 구조적 변화를 무시한 의료수요 추계모형

박정훈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2026.01.19 17:18

[특집]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오류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결과 발표 이후 사회적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과학적 추계라는 명분 아래 의대정원 증원을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의료계는 현실을 외면한 탁상공론이자 정치적 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추계의 기초가 되는 변수 설정, 가정부터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는 입장이다. 잘못된 가정을 전제로 한 오염된 데이터는 왜곡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잘못된 진단은 잘못된 처방으로 이어져, 정작 정부가 내세운 지역필수의료 살리기는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이번 특집을 통해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결과에 대한 찬반 논쟁을 넘어, 추계 과정 내부의 블랙박스를 해부하고자 한다. 추계 과정의 통계적 오류, 잘못된 가정들을 확인해불완전한 추계가 가져올 의료체계의 붕괴를 경고한다. 더불어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추계위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본다.

글싣는 순서
1. 구조적 변화를 무시한 의료수요 추계모형(박정훈 의정연 책임연구원)
2. 의사의 땀을 돈으로 계산하는 나라: 입원 외래 업무 조정비(1:3.9)의 문제(신요한 의정연 연구원)
3. 의사의 근로시간과 FTE(이정찬 의정연 부연구위원)
4. 의사의 생산성 향상: AI 중요성(박정훈 의정연 책임연구원)
5. 왜곡된 통계의 대가: 국민이 받을 청구서(신요한 의정연 연구원)
6. 한국 추계위원회의 한계: 외국과의 거버넌스 비교, 한국에의 시사점(김계현 의정연 연구위원)

ⓒ의협신문
박정훈 의정연 책임연구원 ⓒ의협신문

1. 구조적 변화를 무시한 의료수요 추계모형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미래 의료수요를 추계하는 과정에서 시계열 기반의 ARIMA(Autoregressive Integrated Moving Average) 모형을 주된 방법으로 활용했다.

ARIMA 모형은 과거 관측된 시계열 자료의 자기회귀(AR) 및 이동평균(MA) 구조를 바탕으로 미래 값을 예측하는 방식으로, 월, 분기, 반기, 년 등의 단기 예측에는 강점을 가지나 장기 추계에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ARIMA 모형을 이용한 장기 추계에는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과거의 의료이용 패턴이 미래에도 반복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둘째, 예측기간이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이 누적되어 예측구간이 급격히 확대되며, 이는 추계 결과의 신뢰도 저하로 이어진다.

셋째, ARIMA 모형은 외부요인이나 독립변수를 포함하지 않는다. 정책변화나 감염병 유행 등 외부 충격에 민감한 의료이용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예측기간이 장기화될수록 미래 의료환경에 대한 설명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사진=freepik] ⓒ의협신문

국책연구기관에서는 2030년의 장기추계를 위해 ARIMA 모형을 이용하면서 지난 2030년 간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수급추계센터는 2000~2024년의 의료이용량을 이용하여 2040년까지의 미래 의료수요를 추정했다.

그러나, 지난 20여년 동안 의료수요와 관련한 여러가지 정책변화가 있었고, 제도적 변화 중 하나인 2008년 요양병원 종별 신설은 입원수요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의료계는 입원 의료수요의 안정적인 증가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2010년 이후의 의료이용량을 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의료정책연구원에서 연도별 입원일수를 분석한 결과, 2004년 대비 2010년 입원일수는 거의 2배(2004년 52,182천일, 2010년 101,908천일)로 크게 증가했으며, 이는 연간 11.8%씩 증가한 수치이다.

반면, 2010년 대비 2023년은 입원일수가 28%가 증가하여 연간 1.9%의 비교적 안정적인 증가폭을 보였다. 외래일수 또한 마찬가지이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는 연간 3.6% 증가했으며, 2010년 이후로 2023년까지는 연간 1.5% 증가로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부터의 의료이용량을 이용하면 의료이용량이 급격히 증가해 온 것이 되고, 미래 의료이용량의 기울기가 더 가파라지게 되는 것이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의료수요 추계에 대한 수많은 논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조성법(Cohort-Component Method) 모형이 도입됐다. 조성법은 인구기반 예측 방법으로 특정 시점의 코호트(성별연령별 등)를 기준으로 미래의 장래인구(출생률사망률국제 이동률 등)를 적용하여 예측하는 방법이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조성법은 기준시점에서 의료공급과 의료수요가 균형을 갖추었다는 가정을 전제하기 때문에, 시점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의료수요 예측에서 조성법의 활용은 인구구조의 변화, 코호트별 의료이용량의 변화 등을 ARIMA 모형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건의료의 여러 분야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기 위해 마이크로 시뮬레이션 정보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 시뮬레이션은 개인 또는 가구 등 미시적 단위의 의사결정과 그 상호작용에 기반하여 분석하는 것으로 중장기적 추계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네덜란드, 호주 등이 의사인력 수급추계에 다양한 마이크로 시뮬레이션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질환별 유병률 등 의료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방법론을 개발하여 정교한 마이크로 시뮬레이션 모형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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