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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약물낙태 '대면 회귀' 논쟁…한국은 여전히 입법 공백

홍완기 기자2026.01.19 14:42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미국에서 약물낙태를 둘러싼 안전성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중심으로 임신중단 약물인 미프지미소(성분명 미페프리스톤/미소프로스톨)에 대한 대면 처방 요건을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원격진료우편 배송을 허용한 현행 FDA 정책을 둘러싼 정치의료적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HELP)위원회는 지난 14일 약물낙태 안전성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다.

공화당 의원들과 반(反)낙태 진영 증인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FDA를 통해 미페프리스톤 처방 요건을 완화한 것은 불법적이며 여성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HELP위원장인 빌 캐시디 상원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약물낙태가 출혈감염패혈증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부 연구를 인용해 약물낙태 여성 10명 중 9명이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약물 복용 여성 10명 중 1명이 중대한 이상반응을 겪었다는 논란의 연구 결과도 거론했다.

민주당과 의료계 증인들은 과학적 근거가 왜곡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재생산의료 전문의 니샤 버마 박사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을 이용한 약물낙태는 지난 25년간 100건 이상의 고품질 연구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며 위험성을 주장한 일부 연구는 방법론적 결함으로 철회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논쟁의 핵심은 FDA의 2023년 조치다. FDA는 미페프리스톤의 위험평가완화전략(REMS)을 개정해 의료기관 내 대면 조제 의무를 폐지하고 원격 처방과 우편 배송을 허용했다.

공화당은 이를 정치적 결정이라 규정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 법무장관은 해당 조치로 주(州) 법을 우회한 불법 낙태가 매달 수백 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강압적 낙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낙태 제한 지역에서 대면 요건은 사실상 접근 자체를 차단한다며 여성 보호를 명분으로 의료 접근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우리나라 허용 여부조차 정리 안 돼올해는 제도화 될까?

미국에서 제도 운영 방식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약물낙태 허용 여부 자체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대면 처방 회귀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을 벌이는 사이, 한국은 여전히 제도 출발선에 서 있는 셈이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임신중지는 더 이상 범죄가 아니지만, 관련 입법은 6년째 공백 상태다.

이재명 정부는 123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임신중지 법제도 개선과 임신중지 약물 도입을 선정, 관련 논의를 이어왔지만 아직까지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약물낙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았고, 의료 현장에서도 처방관리 체계가 마련되지 못했다. 그 사이 불법 온라인 유통 약물에 의존하는 사례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 불법 유통 적발 건수는 741건, 최근 5년간 누적 3200건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낙태를 둘러싼 논의가 더 늦어질수록 그 공백의 위험은 여성 개인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이미 많은 여성이 임신중단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며 식약처의 안전성 검토를 통해 여성들이 불법에 내몰리지 않도록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밝혔다.

원민경 장관은 임신중지 약물과 관련해 여성의 건강권을 중심에 두고 부처 간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역시 작년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인공임신중절의약품 도입이 국정과제로서 추진되고 있는 만큼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회와 소통하면서 관련 법령 개정안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22대 국회 들어 모자보건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수진 의원,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장)까지 가세하며 총 4건의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남인순이수진박주민 의원안은 약물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박주민 의원안은 낙태 허용 사유와 임신 주수 제한을 명시하지 않아 가장 폭넓은 임신중지 허용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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