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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아는 사이라도 서면 계약부터…동업 결렬 땐 낭패

송성철 기자2026.01.15 14:49
갈등은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불거졌다. B씨가 제시한 계약서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의가 안 되면 B씨의 의사가 우선한다'는 조항과 '동업 종료 시 B씨가 일방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계약서 내용이 불리하다고 판단, 절반의 출자금을 내지 않은 채 서명을 유보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갈등은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불거졌다. B씨가 제시한 계약서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의가 안 되면 B씨의 의사가 우선한다는 조항과 동업 종료 시 B씨가 일방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계약서 내용이 불리하다고 판단, 절반의 출자금을 내지 않은 채 서명을 유보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동업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지분율과 의사결정권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면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잘 아는 사이라도약속은 약속일뿐 정식 서면계약을 체결해야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민사단독)은 최근 A씨가 동료 의사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성형외과 전문의인 A씨와 B씨는 2024년 9월경 S시에 성형외과를 공동 개원하기로 합의했다. A씨와 B씨는 10여 년 전 3년 동안 동업한 사이로 개원 장소 물색과 인테리어 등을 함께하며 개원을 준비했다.

갈등은 계약서 작성 단계에서 불거졌다. B씨가 제시한 계약서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의가 안 되면 B씨의 의사가 우선한다는 조항과 동업 종료 시 B씨가 일방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A씨는 계약서 내용이 불리하다고 판단, 절반의 출자금을 내지 않은 채 서명을 유보했다.

그 사이 B씨는 자신의 자금으로 임대보증금권리금인테리어 비용장비 대금 등 개원 비용 대부분을 지출했다. 개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A씨와 B씨는 병원 임대차 계약인테리어상호간판직원 채용 등 업무 전반을 공유했다. A씨는 새 병원 홈페이지 개설과 계약수술실 무영등 설치간호사 구인 관련 게시글 작성 등의 업무도 분담했다. A씨는 기존에 운영하던 병원을 폐업한 뒤 의료기자재를 옮겨와 2025년 1월부터 진료를 시작했다.

개원 직후 A씨가 출자금을 내고 계약서에 서명하려 하자 B씨는 이를 거부한 채 지분 50%를 인정할 수 없고, 운영 결정권을 전적으로 가져야 한다며 지분 10%와 연봉 1억 6000만원을 조건으로 하는 근로계약 형태의 동업을 새로 제안했다.

A씨는 새로운 동업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며 출근을 중단하고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씨의 동업 약속을 믿고 기존 병원을 폐업했는데, 지분 10%만 제안한 것은 부당한 계약 파기이자 신뢰를 저버리는 불법행위라며 폐업에 따른 8개월간의 예상소득액개원 비용대출 이자 등 약 2억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고가 병원이 개원한 이후까지 출자금을 납입하지 않은 원고의 지분범위를 수정하고, 병원 운영 결정권을 피고가 가지는 내용의 동업계약을 제안한 것은 계약 자유의 원칙의 범위 내에 있는 정당한 교섭 형태로 보인다면서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체결을 거부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기각 사유로 ▲핵심 조항 미합의(동업 지분 범위와 경영권은 계약의 핵심인데, 이에 대한 입장 차이가 개원 전부터 좁혀지지 않은 점) ▲신뢰 부여 부족(B씨가 개원 전 업무를 공유했다는 사정만으로 A씨에게 지분 50% 보장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주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계약 자유의 원칙(B씨가 출자금을 내지 않은 A씨에게 새로운 조건을 제시한 것은 계약 자유의 원칙 범위 내에 있는 정당한 교섭 형태인 점) 등을 꼽았다.

재판부는 동업 계약이 결렬된 것은 경영권과 지분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지, B씨가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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