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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내가 낸 건보료, 제네릭 약가 거품에 매년 3.5조원 쓰였다

홍완기 기자2026.01.14 16:53
14일 국회에서 열린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토론회 전경 ⓒ의협신문
14일 국회에서 열린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토론회 전경 ⓒ의협신문

국민이 부담한 건강보험 재정 가운데 매년 약 3조 5000억원이 제네릭 의약품 약가 거품으로 지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국회에서나왔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을 두고 제약업계가 산업계 손실로 추산한 규모(3조 6000억원)와 유사한 수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신약강국으로 도약하는 약가정책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는 사용량을 고려해 선진국 비교 대상 8개국과 비교할 때 약 1.7배 높은 수준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제네릭 약가 거품이 연간 약 3조 5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해당 액수에 대해 매년 건강보험과 국민이 불필요하게 더 지출하고 있는 비용이라는 분석도 했는데, 해당 원인을 20년간 유지된 높은 제네릭 약가라고 봤다.

실제 이날 토론회 발제에서는 우리나라 제네릭 약가 수준이 OECD 다른 국가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장선미 가천대 약대 교수는 2022년 캐나다 PMPBR 보고서를 근거로, 한국 제네릭 가격이 캐나다의 1.5배이고, OECD 평균보다 2.17배 높은 약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의 경우, 일반적으로 약가가 높은 국가로 알려져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는 설명도 나왔다.

[출처= 장선미 가천대 약대 교수 발표 자료] ⓒ의협신문
[출처= 장선미 가천대 약대 교수 발표 자료] ⓒ의협신문

2025년 연구도 함께 제시하면서는 우리나라 2014년부터 2023년 사이에 한국에 출시된 제네릭 중 G20에서 유통중인 26개 성분을 보면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제네릭 의약품수가 많았다며 약가가 낮은 것과 높은 것이 혼재돼 있었지만 우리나라는 시장규모가 클수록 의약품의 가격이 G20 국가들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약제비 부담을 보면, (약가가)높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러한 높은 약가가 혁신 투자로 이어진다면, 선순환으로 볼 수 있지만 약가 차익만 남기는 소규모 제약사를 대거 양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윤 의원은 지난 20년간 높은 제네릭 약가는 혁신 투자로 이어지기보다는, 허가만 받아 차익을 남기는 소규모 제약사를 양산하는 구조를 고착화했다며 약가 구조를 정상화하지 않고서는 제약산업의 혁신적 RD 투자도 불가능하다. 약가 조정으로 절감되는 재원이 연구개발과 혁신에 대한 보상으로 재배분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가 개편의 방향성과 함께 예측 가능성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김 의원은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이라며 약가 조정 정책이 제약기업에 과도한 불안 요인이 되지 않도록, 산업RD 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 역시 제약산업이 제네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신약 산업으로 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를 복지 차원을 넘어 국가 성장 전략으로 재정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다.

이언주 의원은 국내 제네릭 시장의 경쟁이 품질이나 가격이 아닌 리베이트 중심으로 왜곡돼 왔다며 가격을 낮춰 경쟁하면 살아남기 어렵고, 가격을 높여야만 영업 경쟁이 가능한 구조에서는 연구개발보다 판매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도 국내 제약산업이 제네릭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 전환과 연구개발 촉진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재정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제약산업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해법을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국회의 이러한 진단과 달리, 제약업계는 정부의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이 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는 토론회에서 약가 정책은 단순한 재정 관리 수단이 아니라 혁신을 유인하고 안정적 공급을 보장하는 산업 정책이어야 한다며 급격한 약가 인하는 연구개발 투자 위축, 필수의약품 공급 불안, 일자리 감소 등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간 3조 5000억원의 약가 거품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약가 인하가 곧 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제약계의 경고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바이오협회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한국신약개발조합한국제약협동조합 등 범제약계가 구성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안대로 약가제도 개편이 시행될 경우 산업계가 감내해야 할 손실액이 최대 3조 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정부가 제네릭 산정비율을 현행 53.33%에서 40%대로 낮출 경우 손실 규모는 2024년 전체 약품비(26조8000억원)의 10%를 넘는다며 국내 상위 100대 제약사의 영업이익률이 4.8%, 순이익률이 3%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 같은 충격은 제약산업 붕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복지부 약가 인하 목적은 재정 절감 아냐혁신 보상공급 안정 병행

김연숙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 임강섭 보건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장 ⓒ의협신문
김연숙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 임강섭 보건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장 ⓒ의협신문

정부는 토론회에서 제네릭 약가 개편의 목적이 단순한 약제비 절감이 아니라, 약가 구조 정상화와 혁신 유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연숙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장은 우리나라는 단일 공적보험 체계이기 때문에 제네릭 약가 역시 시장 경쟁이 아니라 보험을 통해 산정조정하는 구조라며 제네릭의 경제성을 확보하면서도 적정 약가 수준을 만들기 위한 체계라고 설명했다.

그간 예측 가능성이 부족해 업계 피로도가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적정 약가 수준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짚은 뒤 이번 개편은 약제비 절감이 목적이 아니라 신약필수의약품제네릭을 포괄하는 종합적 약가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김연숙 과장은 산정률 조정 역시 13년간 높은 약가가 유지돼 온 기등재 의약품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이뤄질 예정으로, 업계가 우려하는 규모와는 다를 것이라며 조정을 통해 확보되는 재원은 전체 약계에 대한 보상으로 환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품 공급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필수의약품과 수급불안 의약품은 약가를 우대하고, 저가공급취약 품목은 명확히 제외해 공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제약바이오산업과장은 혁신형 제약기업 제도의 성과와 한계를 함께 짚었다.

임강섭 과장은 지난 10년간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투자 비중을 보면, 국내 제약산업 생태계를 신약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혁신형 제약기업 48개 가운데 상당수 일반 제약사의 매출 구조를 보면 제네릭 비중이 여전히 40%를 넘는다면서 제네릭을 통한 수익이 RD 투자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은 인정해야 하지만, 동시에 일부 기업이 제네릭 매출에 안주하고 있는 점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앞으로는 RD 비중 확대, 비임상임상 역량 강화, 해외 진출 확대를 통해 생태계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며 약가제도 개편 역시 혁신형 제약기업이 제네릭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로 나아가도록 유도하는 방향에서 설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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