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후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해보세요

닥플 플러스

낙태죄 헌법불합치 6년…4개 법안, 같은 문제의식 다른 해법

홍완기 기자2026.01.05 16:48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이미지=freepik] ⓒ의협신문

헌법재판소가 2019년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6년이 지났지만, 관련 입법 공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임신중단의 허용 범위와 절차, 의료인의 법적 책임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으면서 의료현장에서는 혼란과 위축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22대 국회 들어 모자보건법 개정을 통해 입법 공백을 메우려는 시도가 다시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이수진 의원에 이어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이 각각 개정안을 발의했고, 최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까지 가세하면서 총 4건의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입법이 이어지며 임신중단 제도화가 다시 관심 입법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4개 법안의 가장 큰 공통점은 헌재 결정 이후 방치돼 온 임신중단 관련 법적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다. 모두 모자보건법을 개정해 임신중단의 허용 사유와 절차를 법률에 명시하고, 의료행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특히 형법상 처벌 규정이 사실상 효력을 상실한 이후에도 명확한 대체 규범이 부재해 의료진이 형사행정 책임의 불확실성에 노출돼 있다는 점, 환자 역시 적법한 의료 접근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헌법재판소 결정의 입법적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네 법안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서 있는 셈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각 법안은 접근 방식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남인순 의원안과 이수진 의원안은 낙태 허용 사유와 임신 주수 기준을 비교적 폭넓게 설정하는 방향을 취하고 있다. 인공임신중절 허용 한계 조항을 삭제하고, 약물 방식을 허용한 점에서다.

특히 허용에서 나아가 건강보험 적용 논의까지 포괄하는 등 임신중단을 여성의 건강권과 자기결정권의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특징을 보인다.

가장 대비되는 법안은 조배숙 의원안이다.

조배숙 의원은 태아의 생명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비교적 임신 주수 제한과 절차 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했다.

형법 개정안을 통해 임신 10주 이상의 여성에 대한 낙태를 처벌 대상으로 삼고, 이에 맞춰 촉탁승낙 낙태죄와 의사 등의 낙태죄, 부동의 낙태죄 규정을 정비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외 여성이 낙태를 강요당하는 경우를 별도의 범죄로 규정하고, 불법 낙태를 유인권유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도 신설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의료계의 직접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법안이 대체적으로 형사처벌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다.

대한의사협회는 해당 법안에 대해 10주라는 기준이 태아 발달 단계와 진단 시기, 고위험 임신부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비현실적인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안은 헌재 결정 취지를 반영하되, 절차적 위반 시 형벌이 아닌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변경했다. 임신중지 문제를 형벌 중심 규제에서 보건의료 관리 체계로 전환하려는 의도다.

이 지점에서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기존 발의안들의 쟁점을 종합조정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주민 의원안에서는 의학적 기준과 절차에 따른 임신중지를 실현하되, 의료인 설명 의무를 명시해 의학적 안전성을 담보했다. 수술 외 약물 낙태 역시 허용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번 개정안은 임신중지를 더 이상 처벌의 대상이 아닌 보건의료 체계 내의 행위로 전환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입법 공백 장기화로 인해 당사자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국가가 당사자의 건강과 결정을 체계적으로 관리지원할 수 있도록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개 법안은 모두 입법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임신중단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 의료진에게 어느 수준의 책임과 보호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여야 발의에 이어 보건복지위원장까지 직접 법안을 발의하며 논의에 가세한 만큼, 법안 병합 심사와 조정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논의 여건이 과거보다 성숙했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6년차로 접어든 입법 공백이 이번 국회에서 해소될 수 있을지, 보건의료계의 시선이 국회에 쏠리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헌재가 입법적 개선을 요구한 지 이미 5년이 지난 상황에서, 이번 국회마저 결론을 내지 못할 경우 입법 책임 논란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보인다며 국회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만큼 올해 추진 동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댓글 0

    많이 본 뉴스

    • (주)이노케어플러스대표자: 진현준
    • 서울특별시 마포구 백범로31길 21, 서울창업허브 본관 415호사업자 등록번호: 748-87-03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