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교육 못하는데 의대 신설·증원 '어불성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원 교수들이 교육과 수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는 정책은 한국 의료의 회복 불가능한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의대교수비대위 구성원인 채희복(충북대)김충효유윤종(강원대)박평재(고려대)방재승(서울대) 교수는 10일 공동 성명을 통해 교육과 수련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 의대 신설과 정원 증원은 어불성설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앞세운 증원 논의에 앞서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부터 바로잡고, 중증응급바이탈 의료를 살리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비대위는 지난해 12월 31일 의사인력수급 추계위원회가 발표한 2035년 1,5354,923명, 2040년 5,07411,136명 의사 부족 전망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비대위는 윤석열 정부의 근거 없는 증원 정책으로 발생한 의료 대란이 채 수습되기도 전에, 또다시 섣부른 확대를 반복하는 것은 한국 의료를 회복 불가능한 위기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비대위는 현재의 지역필수 의료 위기는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지난 30년간 누적된 정책 실패에서 비롯됐음을 분명히 했다. 특히 1995년 진료 평등권을 명분으로 진료의뢰체계를 사실상 해체한 것이 결정적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진료의뢰서 한 장으로 수도권 대형병원을 제한 없이 이용하게 되면서 지역 거점병원은 고사하고 수도권 쏠림 현상만 심화됐다고 밝힌 비대위은 이러한 구조적 결함을 방치한 채 추진되는 의대 증원은 결국 낙수 의사만 기대하는 무책임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증원보다 시급한 건 필수의료 전문의 사수
비대위는 졸업생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이들이 필수의료과를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을 외면한 낙관이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2024년 증원 발표 이후 2026년 지방 국립대병원의 내과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은 전무한 수준이다.
비대위는 24시간 대기와 고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필수의료 분야에 수술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수가 구조를 방치하고, 의료사고에 대한 사회적 안전장치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의사 수만 늘리겠다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실패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수도권에 예정된 6,000병상 규모의 분원 설립이 필수의료 전문의들의 수도권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들을 지역에 머물게 할 실질적 대안부터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사회의료보험 지속 가능성 검토해야 정치적 포퓰리즘 경계
비대위는 초고령사회에서 현재의 무제한적인 의료 접근성을 방치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적 포퓰리즘에 따라 의료 접근성을 사실상 무제한 개방한 결과, 과잉 진료 구조가 고착화되었다며 이는 결국 의료 영리화와 극심한 양극화로 이어져 후손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대위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단계적 진료의뢰체계 재확립 ▲지역 주치의제도 도입 등 1차 의료 중심의 의료체계 개편이 필수라고 제언했다.
공공 일자리 마련선발 단계부터 필수의료 트랙 도입 제안
비대위는 단순한 인원 늘리기가 아닌 실효성 있는 인력 양성 대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주요 제안으로는 ▲필수의료 인력 선발 단계부터 별도의 트랙으로 관리하는 시스템 도입 ▲전문의 취득 후 지역과 필수의료 분야에 자발적으로 남을 수 있는 매력적인 공공 일자리 창출 ▲수술할수록 적자가 발생하는 현행 수가 체계의 전면 개편 등을 꼽았다.
아울러 수도권 대형병원의 무분별한 분원 설립을 통제하고, 진료의뢰체계를 복원해 지역 거점병원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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