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김택우 회장 "보정심, 추계위 결과 거수기 역할만 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 때 의대정원 2000명을 증원하는 정책이 대통령 한 사람의 의지로 추진되고 장기간의 의료사태를 일으키는 시발점이 됐을 때 의대정원 증원 수를 결정하는 역할을 했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위원들은 당시 무엇을 했는가. 누구 하나라도 제대로 된 반대의견을 왜 내지 못했는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오래전 데이터를 갖고 미래 의사 수를 예측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의료수요가 는다고 공급을 늘린다는 단순 논리는 이해할 수 없다. 건강보험(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지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 추계위에서는 이런 논의가 없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6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정부 정책을 형식적으로 승인해주는 거수기 역할만 해서는 안 된다고 작심 발언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보건건복지부 산하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는 2040년까지 국내 의사 인력이 최대 1만 1136명까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추계위 결과 발표 하루 전날인 12월 29일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의대정원 규모 결정과 관련해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존중해 반영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의료계는 해당 추계가 과거 경향을 기계적으로 연장한 결과일 뿐,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와 미래의 불확실성을 간과한 예정된 결론이라고 비판하면서 지난 정부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의대정원 규모가 결정될 수 있음을경고하고 나섰다.
의협도 추계위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의사인력 수급추계위가 한 가지 방법으로만 검증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검증한 점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검증 방법은 문제가 있다고 짚으면서 이번 추계 결과를 바로 최종 결론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고, 심도있는 논의를 위한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추계위 결과와 보정심에서 추계위 결과를 그대로 통과시킬 것이 우려되는 가운데, 김택우 회장은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거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되고, 단순히 의사 숫자만 늘려야 한다는 시각이 아닌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 분야에 왜 의사가 부족한지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택우 회장은 의협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위원 구성 당시 의료계 직역, 개원가, 지역을 대표하는 위원들이 충분히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강행해서 지금의 상황까지 왔다고 말했다.
또 추계위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의협은 줄곧 제기했고, 입학정원을 빨리 정해야 한다는 것에 쫓겨서 편향되거나 오류가 있는 결과를 그대로 통과시켜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특히 감사원 감사결과에서도 추계위 결과와 보정심에서의 충분한 논의 없이 정부가 원하는대로 의대정원 증원 숫자가 결정된 것이 확인됐다면서 보정심은 추계위 결과를 그대로 통과시키는 거수기 역할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택우 회장은 정부가 바뀌어도 보정심 위원들은 의견 충돌이 생기면 투표라는형식을 통해 의대정원 증원 숫자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는 민주주의를 가장한 편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정부 때 보정심 위원들이 2000명 증원에 대한 의견을 제대로 밝히지도 못했다. 보정심 위원들도 책임이 있다면 국민께사과부터 해야 하지 않나. 이번에는 분명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밖에 외국은 추계센터가 만들어지면 2년 정도 시간을 들여 결과를 도출한다. 의사수를 추계하는데 기본적으로 최소한 50개 정도의 변수 및 데이터가 포함되는데 우리는 몇 가지만 넣어서 의사 수를 추계한다면서 모든 분야에서 앞서간다는 대한민국이 정책 결정구조는 후진국보다 못한 것 같다. 대한민국 미래 의료수요를 결정하는 절차가 합당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택우 회장은 의료 관련 국회의 법안 발의도 경계했다.김택우 회장은 국회에서 수 많은 의료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는데, 의료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정상화, 의학교육, 응급실 문제, 군의료 문제, 검체검사 위수탁 문제,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문제, 성분명 처방 확대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은데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 현안 문제가 지금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의사 수에만 관심을 갖는것 같다. 입학정원을 정하는 것 때문에 보정심에서 서둘러서 결정해야 하는가. 여기에 공공의대까지 논의하면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성분명 처방, 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시도 등 현안 문제에 대한 투쟁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택우 회장은 투쟁이라는 수단은 언제든지 쓸 수 있다고 본다. 투쟁을 통해 확실히얻을 수 있는 것이 있으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하지만 투쟁은 아무때나 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얻을 수 있는 목표가 명확하면 언제든지 투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택우 회장은 강경투쟁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투쟁은 충분한 명분과 내부 공감대, 그리고 국민께 설명할 수 있는 논리를 함께 갖춰야비로소 힘을 가질 수 있다면서 준비되지 않은 강경 대응은 오히려 의료계 전체에 더 큰 부담과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점 역시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행부는 상황에 따라 대응 수위를 전략적으로 조정해 나가고 있다. 현재는 범의료계 국민건강보호 대책특별위원회(범대위)를 구성해 현재 3개의 어젠다별 분과위원회에서 활발히 대응해나가고 있고, 각각의 새로운 정책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대외협력위원회와 함께 정부국회와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의료계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전방위적으로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고 알렸다.
또 단호한 대응의 필요성을 분명히 회무에 반영하되, 단계별 대응 전략과 다양한 투쟁 옵션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대의원회, 직역별 단체, 지역의사회와의 소통을 더욱 강화해 회원의 목소리가 정책추진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제43대 집행부 출범과 함께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는 극도로 경색됐던 의정 갈등 국면에서 대화와 신뢰 회복의 물꼬를 열고,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교육과 수련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을 꼽았다.
김택우 회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부여당과 의대생 간의 지속적인 소통 과정에서, 의협은 그 신뢰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면서 나 역시 국무총리를 직접 만나 현안 해결 의지를 확인하며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 대화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의대생 전원 복귀에 대한 의대생 대표, 국회와의 공동 입장문은 이러한 대화와 신뢰가 축적된 결과였고, 이는 의료 정상화를 향한 의정 협력의 첫걸음이자, 극단적 대립이 아닌 협의와 설득을 통해서도 해법을 만들 수 있음을 확인한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결국 학생들의 학사일정은 꼬인 상태로 개학을 맞이했고, 전공의 수련도 수년 간 파행을 피할 수 없는 점은 아쉬운 점이라면서 앞으로도 문제점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계속 살펴나갈 것이며, 국민과 의료계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만들어가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2026년 회무의 핵심 키워드는 의료 정상화를 위한 2단계-복구를 넘어 재건으로, 그리고 새로운 의료의 패러다임이라고 했다.
김택우 회장은 의료계에 불어 닥친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과거의 방식에만 머물러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시대가 됐고, 의료 역시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 환경 속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 전문 직업성이라는 본질적 가치는 단호하게 지키되, 환경 변화에 따른 상황에 유연하게, 보다 영리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사안을 원점 재논의나 백지화 등의 투쟁적 구호로만 접근하기보다는, 정책당사자 간의 머리를 맞대고 숙의하며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협상의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의정 간 대화는 명분과 실리를 균형 있게 고려, 의료계와 국민 모두에도움이 되는 윈-윈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할계획이다.
김택우 회장은 정부를 상대로는 감정적 대립이 아닌, 원칙에 기반한 협상과 중용의 자세로 임하고, 할 말은 분명히 하되, 대화를 통해 풀 수 있는 길을 끝까지 열어두는 것이 성숙한 전문직 단체의 태도라고 말했다.
이어 대립을 넘어 협상으로, 분열이 아닌 공동의 미래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2026년 의협이 선택해야 할 길이며, 그 길의 맨 앞에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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