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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한방 난임치료 "과학적 검증하자" 제안

이정환 기자2026.01.03 16:13
ⓒ의협신문
(사진 왼쪽부터) 이재만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 김미란 교수(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가임력보존학회장), 박상호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재유 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장, 이기철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부회장, 문제원 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 학술이사.ⓒ의협신문

과학적 근거가 없는 한방 난임치료를 즉각 중단하라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는 한방 난임치료 중단과 함께 한의계를 향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한방 난임치료의 과학적 검증을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대한의사협회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3일 의협회관에서 한방 난임치료 문제점 및 지원사업 중단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 검증 없이 추진되고 있는 한방 난임치료가 산모 건강과 태아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한방 난임 지원사업의 즉각적인 전면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난임치료는 단순히 개인적 선호에 따른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난임 부부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태아의 안전과 직결된 고도의 전문적 의료영역이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과학적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한방 난임치료를 국가가 지원하거나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는 시도는국민 건강권을 정면으로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한방 난임치료는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객관적과학적 근거가 없다고도 했다.

이들 단체는 신뢰할 수 있는 대규모 임상연구나 무작위 대조시험은 부족하며,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명확히 입증한 자료 역시 존재하지 않다고 밝혔다.

오히려 보건복지부 연구비 지원으로 한의사들이 실시한 한방 난임 임상연구조차 해외 학술지 심사 과정에서 비과학적이며 임상연구로 볼 수 없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고 탈락한 바 있다고 짚었다.

이들 단체는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연구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총 4473명이 참여한 103개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에서 7.7개월의 사업기간 동안 한방난임치료의 임상적 임신율은 1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동일 기간 자연 임신율(약 25% 이상)의 절반 수준으로, 한방치료의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방 난임치료는 무엇보다 산모와 태아의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난임치료에 사용되는 다수의 한약 처방에는 임신 중 사용 시 태아 기형, 유산, 장기 독성 위험이 지적된 약재(목단피, 도인 등)들이 포함돼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과학중심의학연구원, 바른의료연구소, 홍콩중문대, 타이베이의대 등)에서는 한약 복용과 관련한 심장 독성, 중금속 노출, 유산 위험 증가 가능성이 반복적으로 제기돼왔다.

일부 자료에서는 한방 난임사업의 유산율이 인공수정에 비해 3배 더 높고, 출산 실패율 역시 최대 8배까지 높다는 결과까지 보고되고 있다.

이들 단체는 한방 난임치료는 임신 전부터 임신 사실을 인지할 때까지 한약을 지속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태아 형성 초기의 가장 취약한 시기에 직접적인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수조사나 안전성 검증은 이뤄진 바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안전성조차 담보되지 않은 치료를 난임 여성에게 권유하고, 나아가 국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난임 부부에게 잘못된 희망을 심어주고, 검증된 현대의학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빼앗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우려에도 현재 한방 난임 지원사업은 다수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검증 없이 무분별하게 확대되고 있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전통이라는 이름만으로 과학적 검증을 건너뛴 채 막대한 국민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명백한 혈세 낭비이자 정책 실패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금이라도 한방 난임치료 지원사업 전반에 대한 모든 결과와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 규모, 참여 대상자 수, 치료 기간, 임신 성공률 및 출산 결과, 중도 탈락률, 부작용 발생 여부 등 기본적인 성과 지표조차 국민에게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공적 재원이 투입된 사업이라면 그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국민과 전문가의 검증을 받는 것은 당연한 책무일 것이라고 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한방 난임치료는 객관적과학적 입증이 어렵고, 국가지원을 위해서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효과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는 것도 언급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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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단체는 정은경 장관의 발언은 정부 스스로 한방 난임치료가 아직 제도화될 수준의 근거를 갖추지 못했음을 인정한 것이라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과학적 근거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 난임 지원사업 즉각 중단 ▲한방 난임치료에 사용되는 한약재의 독성, 기형 유발 가능성, 유산율 및 출생아 건강에 대한 전수조사 실시 및 그 결과 투명하게 공개 ▲한의계는 근거 없는 주장을 중단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 없이 제도화를 요구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즉각 멈출 것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산모의 건강과 아이의 생명보다 소중한 가치는 없다면서 비과학과 전통에 기대는 난임치료가 아니라, 철저한 검증과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의료만이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의사협회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산부인과의사회직선제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앞으로도 근거 없는 한방 난임치료의 제도화를 강력히 저지하고, 과학과 안전에 기반한 정책 수립과 국민 건강권 수호를 위해 끝까지 강력 대응해 나갈 것임을 거듭 밝혔다.

아울러 최근 한의계가 한방 난임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공청회 개최를 요구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의료계는 난임 치료의 전문성과 환자 안전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한방 난임치료에 대해 엄정하고 과학적인 검증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부가 주관해 의료계한의계가 동등하게 참여하는 공청회를 조속히 개최하고, 한방 난임치료의 유효성안전성에 대해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국민 앞에서 투명하게 검증받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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