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의료비용 분석 표본 대표성 부족·수익률 산출 신뢰 못해"
12월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가 보고한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을 위한 대책 중 의료비용 분석과 의료행위별 수익률 산출 결과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의료비용 분석을 위해 활용한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의 대표성이 부족하고, 의료행위별 수익률 산출을 평균이라는 함정을 통해 수가 삭감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는 지적이다.
바른의료연구소는 29일 보건복지부가 건정심에서 보고한 수가체계 개편 내용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의료비용 분석 대상 기관 표본 구성의 대표성 부족과 의료행위별 수익률 산출 결과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했다.
바의연은 정부는 의료비용 대비 수익 분석을 기반으로 이른바 상시 상대가치점수 조정을 추진하고, 과보상된 항목의 수가를 깎아 저보상 필수의료에 투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련의 정책들은 표면적으로는 의료서비스의 불균형 개선과 일차의료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부 주도의 의료통제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또 이는 대한민국 의료체계에 사회주의적 통제 요소를 더 강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의료 공급자의 자율성과 시장 기능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의료의 질과 효율성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먼저 의료비용 분석 표본 구성과 관련, 정부는 2023 회계연도 의료비용 분석을 통해 각 행위별 비용 대비 수익률을 산출하고 이를 수가 조정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나, 해당 분석의 표본 구성(상급종합병원 6개, 종합병원 74개, 의원급 88개)과 대표성에 심각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의연은 종합병원의 경우 신포괄수가제를 시행 중인 병원포함 74개 병원만 포함됐는데, 신포괄수가제 참여 병원이 국공립이나 특정 규모의 병원이 대부분이고, 민간 종합병원 상당수가 신포괄수가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내 다수의 민간 종합병원을 배제한 편향된 표본이기 때문에 해당 표본은 전체 종합병원의 평균적인 원가 구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 88개역시 전체 의원 규모에 비해 턱없이 작은 표본에 불과해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면서 전국에 수만 개에 이르는 의원급 의료기관 중 극히 일부분만을 표본으로 삼았고, 그마저도 어떤 전문과목과 규모별 분포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의원급 의료기관은 내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피부과 등 전문의료과목에 따라 비용구조와 운영형태가 매우 이질적이고, 1인 개원 의원과 수 명의 의사가 근무하는 규모 큰 의원은 경영 여건이 다를 수밖에 없음에도 과별규모별 차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평균치만을 제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바의연은 일례로 정부 분석에서는 고가 장비를 이용하는 영상검사의 수익률이 매우 높다고 하지만, 대다수 개원가 의원들은 CT나 MRI 같은 특수 장비를 보유하지 않아 영상검사 수익 자체가 없다면서 영상검사의 과잉 수익이라는 문제제기는 주로 대형병원에 해당하는 얘기며, 이를 근거로 일률적인 수가 조정을 할 경우 상당수 의원에는 맞지 않는 옷을 입히는 격이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불완전한 자료에 기반해 산출된 결과를 정책에 직접 반영하는 것은 위험하며, 분석 결과를 맹신해 수가를 조정하기 전에 자료의 신뢰성과 대표성을 보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의료행위별 수익률 산출 결과와관련해서도 신뢰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몇몇 항목에서 매우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검체검사료는 192%, 방사선 특수영상진단료는 169%, 방사선치료료는 274%에 달하며, 이는 병원이 들인 비용 대비 1.72.7배의 보상을 받는 반면, 기본진료료(진찰료 등)는 63% 수준에 불과해 적자 구조였다.
바의연은 이러한 수치는 기존의 원가분석 연구들과는 상당한 불일치를 보이기고 있기에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공개된 의료비용분석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검체검사의 원가보전율은 약 160%, 영상검사는 144% 수준으로 나타났고, 과거 제3차 상대가치점수 개편 시 시행된 회계조사에서도 검체검사 135%, 영상검사 117.3% 등으로 원가 이상의 보상이긴 하지만 이번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것보다낮은 수치를 보였다는 게 그 이유.
바의연은 기존 연구들도 진찰료 등 필수영역의 원가미만 보전과 검사영역의 상대적 과잉보상을 지적해온 것은 맞지만, 그 격차의 규모는 이번 정부 발표보다 작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분석에서 유독 검체검사료 192%, 방사선치료료 274% 등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산출된 것은 표본과 방법론의 차이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정책적 의도가 반영된 결과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의연은 이번 분석의 전제와 방법론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원가 산정 방식, 공통비용 배분 기준, 감가상각 및 인건비 계상 등 세부 요소에 따라 수익률 산출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올해 분석 결과를 2026년 1분기에 보고서로 발간해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언론을 통해 핵심 수치를 발표하고 정책 방향을 정해버린 상황이라면서 이는 마치 결과를 먼저 정해두고 분석을 뒷받침 자료로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했다.
한 예로 상급종합병원은 규모의 경제로 검사 원가가 낮아 수익률이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전체 평균인 것처럼 발표해 수가 삭감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는 것.
이 밖에 방사선치료의 경우 274%라는 숫자는 이전 어느 분석에서도 제시된 바 없을 만큼 높은데, 만약 이 수치가 사실이라면 국내 방사선치료 수가체계에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뜻이라면서 과연 그 정도의 초과이익이 현실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아니면 특정 원가 산정 방식이 초과이익을 부풀렸는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 검체검사료 192%도 마찬가지로, 앞서 언급한 기존 자료들의 135160%보다 훨씬 높아 동일한 검체검사임에도30%p 이상 차이가 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이러한 신뢰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채 수가 조정이 추진된다면 정책의 정당성은 추락하고, 정책의 수용도 역시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의연은 의료행위별 비용 대비 수익률 분석 결과는 이전부터 제기된 문제였던 필수 영역 저보상과 일부 영역 과보상 현상을 재확인하기는 했으나 그 수치 자체의 신뢰성이 낮기 때문에, 세부 수치의 적정성과 분석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해야만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못된 데이터로 제대로 된 정책이 설계될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지해야 하며, 정부가 이 결과를 성급히 수가 삭감의 근거로 삼아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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