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전공의들이 사법리스크 최일선에 내몰린다"
안전한 수련 환경이 곧 환자 안전의 시작입니다.
지역의사제는 지역의료를 살아 있는 생태계로 만드는 종합정책이 돼야 합니다.
전공의들이 사법리스크 최일선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전공의를 특정한 형사소송이 진행되면서 과도한 부담에 노출되고 있다. 실제로 법적 처벌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수사, 기소, 재판 과정 자체가 형벌이 된다는 판단이다.
지난 23일 지역 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이 공포돼 시행을 앞둔 지역의사제가 의료 인력 불균형의 근본적 해법이 되기 위해선 단순한 인원 확충이 아니라 지역 의료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보건복지부는 27일 가톨릭대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정책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배상보험, 지역의사제 등 주요 현안 관련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이 아직 많다. 정부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오늘 그것에 대해서 조금 더 진솔하게, 현장의 목소리들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면서 많이 들어주고 또 많이 반영해 달라.저희도 다시 생각할 부분이 있다면 하겠다. 오늘 자리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서 유의미한 자리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먼저 박창용 대전협 정책이사(국립경찰병원 내과)는 실효성 있는 전공의 배상보험을 위한 현장 제언 발제를 통해 일부 전문과뿐만 아니라 전체 전공의가 과도한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고 짚었다.
국내 의료사고 형사 사건에서 전공의가 피고인으로 참여한 비율은 32%를 넘고 있다. 무죄 판결을 받더라도 수년간 수사와 재판을 겪는 과정 자체가형벌이 되고 있다. 게다가 민사소송 건수는 연간 700~800건에 달한다.
박창용 정책이사는 소송에 시달리면 전공의의 삶은 파괴된다라면서 전공의 배상보험은 8개 필수과만 해당하고, 배상한도는 3억원이다. 교육을 받는 전공의가 법적 보호막 없이 환자 진료에 내몰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공의 배상보험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5대 개선안으로▲모든 전공의대상 배상보험 도입 ▲위험도별로 보장 한도를 차등화해 고위험과에는 최대 10억원까지 초과 특약제공 ▲수련병원 지정 요건에 배상보험 의무 가입제도화 ▲형사 특약을 도입해 수사 단계부터 변호사 비용 및 법률 자문지원 ▲수련병원이 보험료 부담 등을 제안했다.
지속가능한 배상보험제도 개선안 수렴을 위한 3단계 의견 프로세스도 공유했다.
전국 전공의를 대상으로 법적 부담 체감도현황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실제 소송 경험자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 고충 청취사각지대 발굴에 나서며, 법률보험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통해 최종 제도 개선안을 도출토록 한다는 안이다.
박창용 정책이사는 안전한 수련 환경이 곧 환자 안전의 시작이라며 전공의들이 오직 진료와 교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향적 검토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토론회와 함께 열린 젊은의사포럼 강연자로 참석한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의료인 배상보험에 관한 고민을 공유했다.
이주영 의원은 지금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의 취지 자체는 좋다. 고심 끝에 나온정책이다. 다만 배상보험 관련해서는 배상액이 커지는 게 문제다. 국가가 많은 걸 보장해 줌으로써 오히려 소송을조장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단 소송을 걸면 얼마라도 돈이 나온다는 인식이조장되는 것은 고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영 의원은수련병원 지정 때 전공의 배상 보험을 의무 가입하게 하는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다. 문제는 소송 기간이 길다는 데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각 대학병원과 세부적인 조항을 만들던지, 아니면 보건복지부에서 담보하던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보근 수련이사(충남대병원 성형외과)는 지역 전공의가 바라본 지역의사제 주제 발표에서 의사 인력 공급에 중점을 둘게 아니라 지역의료구조 개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역의사제가 의료 인력 불균형의 근본적 해법이 되기 위해선 단순한 인원 확충이 아니라 지역의료의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둬야 하며, 지역의료를 살아 있는 생태계로 만드는 정책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개념의 혼용 문제도 노정했다.
송보근 수련이사는 우리 정책 담론에서 지역은 지방, 광역시, 시골 등으로 뒤섞여 사용된다. 이를 정립하지 않으면 논의는 본질을 벗어난다라면서 실제로 경기인천은 인구 1000만을 넘어도 의사 수 기준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단순히 의료 취약 지역을 비수도권으로 규정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필수의료의 현황도 분석했다.
송보근 수련이사는 서울 원정진료,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은 지역 의료 붕괴의 세 가지 단면이라면서 서울 원정진료의 상당수는 암과 같은 중증질환으로, 환자 선택의 문제인 만큼 단순한 인력 배치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지만, 반면 급성 질환 중심의 응급소아 진료 문제는 지역 인프라 부족과 인력 단절이 원인이다.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증 환자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에 관한 해법도 제시했다.
송보근 수련이사는 중증질환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위해 서울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급성기 진료에 초점을 맞춘 지역 필수의료 체계 강화가 현실적 대안이라며 단순한 인력 투입보다는 지역 거점병원 경쟁력 강화와 권역 간 순환 근무 제도를 통해 현실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의사 수 증원이 낙수 효과가 아닌 낙인 효과를 초래할 위험도 지적했다.
송보근 수련이사는 지역 근무를 의무화하거나 위기 담론을 반복할수록 젊은 의사들은 필수의료와 지방 근무를 기피하게 된다라며 지역의사제는 장학금과 의무복무라는 당근과 채찍의 조합이지만, 실제 정주율 제고에는 한계가 명확했다고 단언했다.
지역의사제에 암울한 전망도 내놨다.
송보근 수련이사는 현재 구조로는 지역의사제도 또 하나의 실패한 정책이 될 수 있다. 특히 의무복무 제약이 패널티 전형으로 인식되면서 미용비필수과로의 유출이나 미달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라면서 의전원 제도처럼 좋은 취지에도 생태계를 붕괴시킨 선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적 인력 자원 재배치도 절실하다.
송보근 수련이사는 한국은 다른 나라처럼 해외 의사를 수입할 수 없다. 따라서 단순히 늘리는 것보다 기존 인력의 배분과 순환이 훨씬 중요하다라면서 대전 의사가 일주일에 하루 충남 서산의료원에서 진료하는 유연한 근무 순환제 도입이 현실적이라고 전했다.
지역 거점병원에 대한 국가적 재투자와 함께 지역의사의 의무 대신 자부심과 보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보근 수련이사는 국립암센터가 일산에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연구중심병원을 지역 대학이나 공공의료 거점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라며 지역의사제가 성공하려면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키우는 정책으로 바뀌어야 한다. 지역의사에게 의무 대신 자부심과보상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이공계 장학금처럼 국가가 직접 투자해 지역의사를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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