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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의연 "레켐비, 졸속 허가 정황...식약처 감사 받아야"

고신정 기자2025.12.24 10:57
ⓒ의협신문
ⓒ의협신문

바른의료연구소가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졸속 허가 의혹을 제기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한국인 하위그룹 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교임상시험을 면제하는가 하면,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절차를 생략하는 등 규제기관이 마땅히 해야 했어야 할 안전성유효성 검증 작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레켐비는 지난해 5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같은 해 11월 국내 출시됐다. 식약처 허가를 기반으로 현재 주요 대학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비급여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의협신문

바의연은 23일 입장문을 내어 레켐비 허가과정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첫째는 가교임상의 면제다. 바의연은 한국인 하위그룹 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효과 경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식약처가 레켐비에 대한 가교임상시험을 면제했다고 지적했다.

신약이 해외에서 허가를 받았을지라도 국내에서 처방하기 위해서는 식약처의 가교자료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별도의 국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외국 임상시험 자료의 국내 적용 평가를 위해 해당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이 민족 간 요인의 차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교자료를 검토해 민족적 요인에 차이가 없음이 입증된 경우에는 가교시험이 면제되지만, 기존의 가교자료만으로는 외국 임상자료의 국내 적용이 어렵다고 판단한 경우 국내에서 새로운 가교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레켐비의 글로벌 임상 3상에는 총 1795명이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아시아인은 303명, 한국인은 130명이 포함됐다. 식약처는 전체 분석에서 치료군의 CDR-SB 변화가 위약군 대비 27.1%(-0.451점, p=0.00005) 개선됐으며 한국인 하위그룹 분석에서도 개선 폭이 25.2%(-0.55점)로 이와 유사하게 나타났다며 가교시험 면제를 결정했다.

바의연은 가교자료 평가 가이드라인에는 다국가 임상시험 전체 결과를 한국인의 결과와 비교하고 통계분석을 하도록 명시돼 있는데, 레켐비 가교자료는 전체 유효성 평가에서는 통계적 의미를 구체적으로 기술하면서도, 한국인 하위분석 평가에서는 통계적 의미(p값)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27.1%와 25.2%라는 수치가 유사해 보일지라도 통계적 의미는 다를 수 있다. 결국 이 가교자료만으로는 레켐비의 유효성이 민족적 요인에 차이가 없음을 입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바의연은 중앙약심 자문 생략도 미심쩍다고 봤다.

중앙약심은 약사법 등에 근거해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조사연구 및 평가에 관한 사항, 의약품 부작용 피해 구제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는 자문 기구다.

바의연은 식약처는 의약품 품목 허가 시 중앙약심위 회의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으나, 치매라는 사회적 질병으로까지 인식되는 질병에 대한 치료제를 허가하는 과정이라면, 설사 반드시 중앙약심위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다시 한 번 신중을 기하기 위해서라도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이것이 의도적인 절차 회피인지, 비정상적 행정 관행인지, 특정 결과를 향해 맞추어진 결정이었는지, 명확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의원은 사회적 파급력이 큰 신약은 전문가들의 다층적인 검증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 안전장치가 통째로 생략된 채 허가가 강행되었다면, 이는 단순 행정절차 문제가 아니라 국민 신뢰를 배신한 심각한 직무태만이라고 비판했다.

바의연은 해당 의혹들에 대한 진실 규명을 강력히 요구했다. 치매 치료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도와 파장을 고려해서다.

국민을 대상으로 위험한 실험을 허용할 권한은 식약처에 없다고 단언한 바의연은 알츠하이머 환자와 가족들은 이미 충분히 고통받고 있다. 근거가 불충분한 약을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행정은 비윤리적일 뿐 아니라 잔혹하기까지 한 행태로, 식약처는 적극적으로 레켐비 허가 과정의 경위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또한 이러한 문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레켐비 허가 과정에서의 특혜나 편법 여부 확인을 위해 식약처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고위험 신약의 허가 시 의무적으로 전문가 심의체계를 적용하고, 이해충돌 방지 장치를 강화하는 등 행정 투명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법제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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