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간호사에게 '약속 처방' 지시...의사와 병원에 대한 처벌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간호사에게 약속 처방을 지시한 한의사가 근무하는 병원에 부과한 10억원대 과징금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10일 공개한 이번 판결의 핵심은 행정기관이 업무정지 처분 시 근거 법령을 정확히 적용하지 않으면 위법하다는 것이다.
한의사가 아닌 의사도 약속 처방을 하는 경우가 있어 사건 판례가 주목받고 있다.
B대학교 C병원에 근무 중이던 한의사 E 씨는 외래진료 중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이 가끔 발생하자, 외래진료실 간호사들에게 장시간 대기하고 있는 외래환자가 단지 청인 OOO쌍OO공OO을 처방받기 위해 방문한 경우에는 환자 요구대로 처방전을 발행하고, 사후보고를 하라고 약속 처방을 지시했다.
관할 보건소는 한의사가 간호사에게 면허 범위 외 의료행위를 하게 했다며 의료법 제27조 제5항(무면허 의료행위)을 적용, C병원에 업무정지 3개월에 갈음한 1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보건당국은 한의사 E씨가 간호사에게 면허사항 외 의료행위를 하게 하고,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했다며 형사 고발했다. 형사 재판에서 벌금 700만원 형에 처하는 약식명령을 내리자 한의사 E씨는 불복하지 않았고, 처분이 그대로 확정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약식명령에서 벌금형이 확정되자 한의사 E씨에게 면허 자격정지 3개월 15일 처분을 했으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행정 처분 역시 확정됐다.
관할 보건소는 한의사 E 씨의 약식명령과 자격정지 처분이 확정되자, 의료법 과징금 산정기준 및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따라 의료기관 개설자인 B대학교 C병원에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갈음한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C병원은 과징금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한의사의 사전 지시에 따라 간호사가 외래환자의 전자의무기록에 기본 처방을 입력하여 처방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을 뿐이라면, 직접 진찰처방의 의료행위를 한 것은 아니므로, 한방병원이 간호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게 함으로써 의료법 제27조 제5항을 위반했음을 처분사유로 하는 과징금 부과처분은 위법하다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행위의 본질은 한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은 채 처방전을 발행하고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 위반이라며 의료법 제27조 제5항 위반 적용은 사실관계를 오인하고 근거 법령을 잘못 적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할 보건소는 1심 재판부 판결이 부당하다며 상소,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법적 판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의 이번 취소 판결은 처벌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법에 맞게 다시 처분하라는 취지라면서 관할 보건소가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패소하면, 법원이 인정한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 위반을 근거로 다시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의료법 제17조의2 제1항 위반은 의료법 제27조 제5항 위반보다 가벼운 행정처분 기준이 적용되므로, 재처분 시 업무정지 기간은 기존 3개월보다 짧은 15일 또는 1개월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징금 역시 기존 10억원이 아닌 1억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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