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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플 플러스

아버지의 전설

이영재 기자2025.12.15 13:48

보릿고개를 울며 넘던 나라가, 남의 나라 원조로 겨우 입에 풀칠하던 나라가, 생머리를 잘라 만든 가발을 팔러 다니던 나라가, 구로공단 여공들의 눈물 젖은 봉제품 보따리를 들고 다니던 나라가, 반세기 만에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반도체로, 조선으로, 무기로, 방방 뛰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유엔이 인정하는 선진국이 되었습니다. 개천에서 용 났다고 박수를 받는 나라가 됩니다.

개천에서 용을 잉태하고 용을 낳느라 지독한 진통을 이겨낸 어르신들이 있었습니다. 오로지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자식들 교육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든 용사들이었습니다. 생면부지 나라 독일로 갑니다. 지하 1000미터까지 내려가 석탄을 캡니다. 낡은 어선을 몰고 대서양, 태평양을 누비며 목숨 걸로 고기를 잡습니다. 중동이란 열상의 땅까지 달려가 건설공사에 몸을 던집니다. 팔 만한 건 무조건 싸들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빈 무역일꾼들이 있었습니다. 경제대국! 민족중흥! 한강의 기적!이 분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일군 성적표입니다. 세계 최고의 우등생이 된 그들이었습니다.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정작 나라 안에서는 푸대접입니다. 호의호식에 겨운 젊은 세대들, 그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의 강을 건너왔는지 모릅니다. 알면서도 모른 척하기도 합니다.
늙은이들은 데켠으로 가라!, 아는 게 뭐냐!입니다. (-책을 펴내며 중-)

권성원 차의과학대학교 석좌교수(강남차병원 비뇨의학과)가 아버지 시리즈 네 번째 책 아버지의 전설을 펴냈다. 아버지의 마음(2012) 아버지의 눈물(2015) 위대한 아버지(2020)에 이은 이 땅의 위대한 꼰대이지만, 풀죽은 꼰대들인 아버지들에게 보내는 감사와 위로다.

저자는 지난 1995년 한국전립선-배뇨관리협회(전신 한국전립선관리협회) 창립에 몸담은 이후 2001년부터는 회장(현 명예회장)을 맡아 지난 30년동안 도서벽지와 도시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대상으로무료 전립선 검진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전국 비뇨의학과 교수들이 직접 참여해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산간, 오지 의료 소외지역을 찾아다니며 10만 여 어른신들의 배뇨 건강을 돌봐왔다. 노년 남성들의 비뇨 질환 인식 개선과 전립선 건강을 위한 30년 여정이다.

대국민 교육과 홍보를 위해서는 건강한 전립선 시원한 배뇨(전신 전립선) 잡지도 편찬했다. 창간호부터 현재까지 통권 94호를 발행했다.

저자는 잡지를 발행하며, 못다한 이야기를 칼럼이나 후기에 담아오다가 소개된 글들을 갈무리해 2012년 부터 아버지 시리즈를 펴내고 있다. 책 속에는 진료실에서, 진료실 밖에서 마주하는 무수한 어르신들의 삶이옮겨진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목적은 무료 전립선검진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성과는 컸다. 그동안 세 편의 아버지 시리즈로 판매수익금 1억 7000만원을 협회에 기부했으며, 이번 아버지의 전설 판매 수익금 3000만원도 전달할 예정이다.

아버지의 전설은 모두 4부로 구성됐다.

▲1부 아버지의 이름으로 - 꿈을 캐던 사람들/청계천은 흐른다/야통(夜通)의 전설/라스팔마스의 영웅들 ▲2부 위대한 아버지 - 전송가(戰頌歌)를 아시나요?/평양 대탈출/아아 어찌 잊으랴/아버지의 전설 ▲3부 전설이 지다 - 연어의 일생: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이야기/인연의 강: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 이야기/거인의 전설: 김영균 한국전립선배뇨관리협회 초대 회장 이야기/무서운 지성: 시대의 지성 이어령 선생님 이야기/그날이 오면: 김신권 한독약품 명예회장 이야기 ▲이런 사랑도 있었네 - 하얀 와이셔츠에 넥타이/아버지의 소원/사우디 형제/남한산성 육각을 아시나요?

유자효 시인은 권성원 박사는 글을 잘 쓴다. 대화체의 독특한 문체를 구사하며 독자들을 흡인시킨다. 글이 곧 사람이라는 것을 가장 잘 보여준다라면서 책 속 글의 주제는 아버지이다. 아버지들이 폐허의 조국을 어떻게 일으켜 세워 오늘의 선진국을 만들어 왔는지, 그가 만난 아버지들의 생생한 체험과 음성을 통해 증언하고 있다. 아버지는 울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속 깊은 눈믈을 삼키는 우리시대 아버지들의 이야기이다라고 전했다(☎ 031-966-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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