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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학 발전-의사과학자 양성 함께 간다…새 전환점?
기초의학의 위기는 의학교육과 국가 의료인력 양성 전반의 구조적 위기에 맞닿아 있다기초의학도 필수의료다. 이젠 정부가 직접 기초의학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기초의학 발전을 위해서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연계하고, 국가 차원 거버넌스 확립,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서는 전체 의대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정원의 5% 이상을 전일제 박사 과정(MD-PhD)으로 운영하고, 병역제도를 개선해 군의관공보의가 아닌 의사과학자 트랙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의학회와 대한기초의학협의회는 12일 서울의대에서 대한민국, 기초의학의 위기와 도전을 주제로 기초의학진흥 토론회를 열고 현장의 고언을 쏟아냈다. 대안도 제시했다. 현재 기초의학 생태계는 개인의 소명과 희생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지속불가능한 상태이며, 교수인력 양성과 연구 혁신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힌다. .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연세의대 교수)은 한국 의료 발전의 뿌리가 될 수 있는 기초의학 제도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과거 기초의학 분야의 전공의 제도와 전문의 양성이 논의됐지만, 현실적인 난제로 인해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의정 사태와 의대 정원 증원 논의를 겪으면서, 기초의학 교육 및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할 필요성이 다시 부각됐다라면서 의료계를 둘러싼 여러 문제에 대한 정책에 대해 평론하는 수준에 머무르거나 원론적인 주장만 할 경우 결국 실행되지 못하고 논의가 사장돼 오히려 지속적으로 공격만 받게 된다. 기초의학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도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토론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국의 기초의학은 지속가능성을 위협받고 있다.
유임주 고려의대 교수(해부학)는 대한민국 기초의학의 현주소와 지속가능성 발제를 통해 저조한 교수진 확보율과 낮은 전임교원 대비 정원 비율을 지속가능성 저해 요인으로 꼽았다. 더군다나 기초의학을 선택한 임상의사들이 다시 임상으로 쏠리면서 기초의학 교육연구 시스템 붕괴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기초의학 생태계는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소명과 희생으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지속불가능한 상태라는 판단이다.
연구 실적 평가에만 편중돼 있는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 교육 기여도에 대한 인정이 필요하다.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초의학 교수들은 현재 방식과는 다른 별도의 역할평가 기준 도입과 교육 전담 트랙, 인증제 등 교육 전문성 인정을 위한 제도적 변화를 강력하게 원하고 있었다.
개별 대학 차원이 아닌 (가칭)기초의학연구원 등 국가적 거버넌스 확립과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연구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
유임주 교수는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주관의 기초의학 전문가 인증, 임상 전문의 준용 자격 부여 등 교육전문가 인증제를 도입해야 한다. 또 기초의학교육자 트랙을 신설해 연구 논문 중심이 아닌 교육 업적(시수개발 등)을 주 평가 지표로 하는 전용 트랙을 법제화해야 한다라면서 기초의학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경로도 표준화해야 한다. 인턴레지던트처럼 기초의학 진입부터 교수 임용까지의 과정을 투명한 표준경로로 설계해야 한다. 의사(MD) 출신 특화 조기임용 트랙과 임용 후 제도적 필수 연수를 통한 역량 강화도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형 기초의학 지원모델을 구축하고 기초의학 전공의, 교원에 대한 국가적 지원금 및 연구-교육 병행을 위한 펀딩도 신설돼야 한다고 짚었다.
유임주 교수는 기초의학도 필수의료다. 기초의학은 이미 무너졌다. 국가가 나서서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 인력 양성과 연구 혁신을 통한 기초의학 살리기도 주문했다.
허영범 경희의대 교수(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해부학)는 기초의학 위기와 재도약: 교수 인력 양성과 연구혁신의 두 축 주제 발표에서 한국 기초의학은 인력난과 함께 연구 역량 저하라는 심각한 구조적 위기에 맞닥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기초의학 전임 교원 중 MD 출신 교수는 880명(54%)이지만, 전문의 제도가 존재하는 병리예방의학(약 400명)을 제외한 순수 기초의학 분야 MD 교수는 368명에 불과하다. 여기에 5년 내 퇴임 예정(20%)인 MD 교수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인력 공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허영범 교수는 국내 기초의학의 열악한 환경이 논문 압박, 경제적 어려움, 불분명한 진로 제약 등의 키워드로 압축된다라면서 특히 세계 대학 평가가 논문 개수를 중시하면서 대학들도 연구 업적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기초의학 교수의 임용 및 근속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인력 양성과 연구 혁신을 위한 구체적 대안도 제시했다.
허영범 교수는 기초의학 전문의제도를 도입해 MD 출신 기초의학자의 명확한 진로를 제시하고 전문성 및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 또 MD 출신 교수 비율을 제도화해 최소 교실당 1인 이상의 MD 교수를 확보하고 전체 교육 과정의 방향성을 잡아줘야 한다. 대학원생 전액 장학금, 임상교수 수준의 임금 지원 등도 필요하며, AI빅데이터 등 새로운 분야를 기초의학 범주에 포함해 MD인력의 진출 경로를 넓혀야 한다라면서 의사과학자 연계 MD-PhD 트랙 활성화를 통해 학부생 연구 참여를 정규 교육과정으로 도입하면서 연구에 관심 있는 의사를 조기에 육성하고, AI빅데이터 분야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 국제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연구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의정갈등 당시 수업에 참여할 수 없던 학부생들이 AI빅데이터를 활용한 드라이랩 연구를 통해 사이언스 네이처 메디슨 등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성과를 거둔 사례를 소개했다.
허영범 교수는 기초의학의 위기는 의학교육과 국가 의료인력 양성 전반의 구조적 위기에 맞닿아 있다라면서 정부-대학-의료계가 합심해 인력 양성과 연구 혁신을 두 축으로 하는 통합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만 기초의학의 재도약은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기초의학자의사과학자를 양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MD-PhD의 성공은 시스템 문제라는 인식이다.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과 함께 병역 특례 확대인센티브 보장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민구 연세의대 교수(약리학)는 현장에;서 본 의사과학자기초의학자 양성의 길 발제에서 의사과학자의 중요성을 되새겼다.
이민구 교수는 의사과학자기초의학자 양성이 학생들의 개인적 희생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미국처럼 명확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병역 제도의 혁신을 통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라면서 우수 인재가 임상 진료 영역을 넘어 바이오메디컬 산업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은 베트남전 당시 연구 참여를 통해 병역을 대체했던 의사(MD-PhD)들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 9명을 배출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우구르 샤힌 바이오엔테크 창업자 역시 MD-PhD다. 현재 미국 NIH는 매년 1조원 이상을 투자하며 MD-PhD 졸업생의 43%가 연구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민구 교수는 한국은 우수 인재가 의대로 몰리지만, 정작 이들이 기초의학이나 연구 분야에 머무를 수 있는 유인책이 미흡하다라면서 특히, 전일제 박사 과정에 대한 군 전문연구요원 TO가 30명에 그치는 실정이며, 국방부가 내과 등 특정 과목 의사과학자 과정을 갑자기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도 잦다. 학생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 확대와 병역 특례도 필요하다.
전국 의대 중 3분의 1 이상이 정원의 5% 이상을 전일제 박사 과정(MD-PhD)으로 운영하고, 의사과학자 과정을 마친 졸업생에게는 군의관이나 공보의가 아닌 의사 과학자 트랙을 만들어 병역 특례를 부여해야 한다. 또 이 과정에 참여하는 의대에게는 MD-PhD 배출 인력만큼 정원 증가 효과(예: 본과 편입 허용 등)를 부여해 동인을 제공해야 한다.
연구 업무에 50% 이상 종사하고 임상의사의 80% 수준 임금을 보장하며, 박사 과정 기간을 단축시키고, 연구 중점 교수, 중개 연구 교수 같은 포지션을 통해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민구 교수는 미국처럼 제일 좋은 병원의 인기과 레지던트의 60%가 MD-PhD일 때 학생들은 연구를 하면 자기 인생이 달라진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라면서 한국에서도 학생들의 개인적 희생이 아닌 시스템과 보상이 움직이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초의학 발전과 의사과학자 육성을 연계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연구 전공의 제도 도입과 연구 컨트롤타워, 안정적 일자리 등도 제시됐다.
김종일 서울의대 교수(생화학)는 기초의학 발전을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 방안 발제를 통해 의사과학자 붐을 활용하고, 병역처우 개선 등 전주기적 지원을 촉구했다.
전통적으로 이어온 기초의학 진흥 논의는 잘 먹히지 않는 반면, 의사과학자 육성이 최근 정부 지원을 끌어내는 동력이 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김종일 교수는 제가 속한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역시 MD 전공의 지원이 급감하고 있다. 기초의학의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라면서 실질적인 인력 유입을 위해서는 병역 문제 해결과 경력 전반에 걸친 처우 개선이 필수적이라면서 지난 2019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K-메디 사이언티스트) 등을 통한 지원이 늘어나면서 최근 임상 보드를 마친 MD 출신들이 군 전문연구요원 제도 등을 통해 기초의학 교실로 유입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단순히 병역 해결을 넘어 기초의학 교실에 자리를 잡고자 하는 MD 출신 연구자도 등장하고 있어, 의사과학자 양성이 기초의학 인력을 늘리는 간접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관련 제도의 불안정성이다. 가장 강력한 유인 요인인 군 전문연구요원제도의 TO가 부족한 상황에서, 특정 전문과에 대한 예고없는 제한조치는 제도 자체를 망가뜨리게 된다는 인식이다.
김종일 교수는 군 전문연구요원 정원을 확대하고, 갑작스럽게 의사과학자 대상 과정을 제한하는 행정이 반복되면 안 된다. 전체 시스템을 망가뜨리게 된다라면서 기초의학진흥법보다 의사과학자 양성법이 더 논의되는 현실이다. 의사과학자의 정의와 범위를 최대한 넓게 설정해 기초의학 전반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연구전공의제도 도입과 (가칭)국립의과학연구원 설립을 제안했다.
김종일 교수는 기존 전공의 TO와 별개로 연구 전공의(Research Residency) TO를 추가로 신설해 전공의 수련과 대학원 박사 과정을 병행하고 전문연구요원 제도와 연계해 8년 내에 모든 과정을 마칠 수 있는 통합 트랙을 마련해야 한다라면서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일할 수 있는 (가칭)국립의과학연구원을 설립하고, 현재 박사학위를 취득한 MD-PhD 1세대들이 각 대학에서 좋은 자리와 연구 환경을 보장받고 잘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인력 유입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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