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플 플러스
나를 성장하게 한 것은 오로지 사람이었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외상외과 전문의의 삶과 생각을 담은 메디컬 에세이 [나를 성장하게 한 것은 오로지 사람이었다]가 나왔다.
문윤수 을지의대 교수(대전을지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필명 경첩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경첩(hinge)은 여닫이문을 달 때 한쪽은 문틀에, 다른 한쪽은 문짝에 고정하여 문짝이나 창문을 다는 데 쓰는 철물이다. 앞이 아닌 뒤에서, 드러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을 지탱한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환자대신 조금이라도 그 시기를 늦추고, 살아나는 길로 방향을 틀 수 있도록 이겨낼 힘을 더해주는 그는 경첩의사다.
이 책은 의사로 20년, 외상외과 의사로 15년 동안 마주한 자정에 실려 온 응급환자의 수술, 거즈 9장을 배 안에 넣고 전원한 한 환자의 기적 같은 회복 이야기, 2톤 철근에 깔려 도저히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한 환자의 치열한 회복의 과정,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뇌사 판명을 받았지만, 장기기증으로 6명의 새 생명을 살리고 떠난 청년 환자, 이국 땅에서 홀로 사투를 벌이며 죽음을 이겨낸 안타까운 외국인 노동자 등 죽음과 삶의 현장에서 만난 소중한 생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면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외상외과 의사의 간절한 소망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책은 프롤로그(남만 살리지 말고 선생님 꼭 건강하세요.라고 전한 그 아이를 추억하며)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에서 외상외과 의사로 살아가다 ▲나를 성장하게 한 것은 오로지 사람이었다 ▲우리는 조금 더 위로 받아도 된다 ▲일상은 나에게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기적의 하루다 ▲그런데도 인생은 살 만하다를 거쳐 에필로그(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싶은 외상외과 의사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로 마무리했다.
저자는 2004년 을지의대를 졸업하고, 대전을지대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거쳐 2009년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대전을지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임상 조교수로 15년째 중증외상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마라톤을 하면서 달리는 동안 평범한 일상에서는 자주 느끼지 못하는 수많은 감정과 기억을 정리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습작이 늘어나면서 글에도 힘이 붙어 한미수필문학상 장려상보령의사수필문학상 동상 등을 받았다.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원작자 이낙준 작가가 추천사를 남겼다.
그는 글을 쓰는 이유에 관해 내 가슴에 간직할 공간이 부족하거나, 가슴 벅찬 그 상황들을 쏟아내기 위해서 글을 쓴다면서 글이 누군가의 가슴을 울리고, 삶을 살아가는 또 다른 힘이 된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 가장 중요한 것을 글을 쓰면서 나 자신, 내 가슴도 더 굳건히 단단해지고 어제보다 더 따뜻한 가슴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털어놨다.
문 교수는 나의 손을 거쳐 간 중증 외상 환자 한 명 한 명을 가슴에 간직하고 소소한 에세이를 쓰는 외상외과 의사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줬으면 한다며 한 해의 끝자락에서 생명과 삶의 무게, 경건함에 관해 알고 싶은 이들, 그리고 위로와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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